지혜와 정의를 위한 연구소 운영 구상

연구소를 해보아야 하겠다는 구상을 하게 된 것은 HF 19 이후 부터였다. 제곱법칙의 보상이 선형보상으로 바뀌면서 발생한 가장 큰 변화는 내가 가진 스팀파워의 보상이 얼마인지를 명확하게 예측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제곱법칙의 보상에서는 내가 스팀파워를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내가 행사할 수 있는 보상이 얼마인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형보상으로 바뀌면서 내가 행사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양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선형보상이든 제곱보상이든 어떤 제도를 채택하더라도 모두 문제가 있다. 세상에 완전한 제도나 법칙 그리고 규칙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지전능한 하느님도 인간을 만들때 불완전하게 만들었는만데 불완전하기 그지 없는 인간이 만든 제도가 어찌 이상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는가? 제도를 탓하기보다는 그저 좋은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형보상으로 많은 문제가 일어났다. 그 문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다. 보상을 둘러싼 끊임없는 갈등과 반목 그리고 편가르기가 선형보상의 결과였다. 선형보상이 되면서 고래들의 영향력이 더 커진 것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나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보상을 돈으로 사는 것이나 담합보팅 그리고 편가르기는 선형보상이 초래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제도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그저 올바르게 잘 해보자는 생각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그런 노력이 오히려 전체의 이익을 줄여버리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는 역사상 비일비재하다.

우리가 스팀잇에서 겪었고 겪고 있는 문제는 사실 인간의 역사상 늘 있어 왔던 일들이다.
스팀잇이 새로운 시도라고 해서 거기서 활동하는 인간이 과거와 다른 전혀 새로운 인간은 아닌 것이다.
그저 역사상의 인간군상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행위들이 스팀잇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절대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오히려 절대선을 추구하는 것이 더 큰 악을 초래했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보았을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를 조금 더 낫도록 바꾸는 것이다. 완벽한 이상을 추구하기 보다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그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방향만 맞으면 큰 문제는 없다.

정말 문제는 그 방향에 각자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조율하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다.
지혜로 포장되지 못한 정의는 날카로운 칼과 같아서 상대방은 물론 자신도 다치게 만든다.
정의롭지 못한 지혜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아마 다 예상할 수 있을 것이리라.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연구소의 이름을 지혜와 정의라고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제도에는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선형보상이 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있지만 또 잘만 이용하면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간 kr 코뮤니티에서도 예측가능한 보상을 이용한 시도가 계속되었다.

kr-market과 같은 시도들이 그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에 스팀잇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많이 늘이는 것에 주안을 두고 활동했다.
Kr-newbie 를 만들고 뉴비들의 활동을 지원해보았다. 그러나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그 다음에는 콘텐츠를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보았다. 그것도 쉽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스팀잇에 가입하고 글을 쓰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내용을 올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강호에서 글 좀 쓰네 하는 사람들도 들어와 제대로 며칠을 버티기 쉽지 않은 듯 했다.
냉엄한 자본의 세계에서 글재주로 끝임없이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그 어떤 글쟁이라 할지라도 고래의 지원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참 이상한 일은 훌륭한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스팀잇과 같은 SNS의 양방향 소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많은 능력자들이 콘텐츠를 작성 하되, 내글을 홍보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에 댓글을 달고 하는 행위를 싫어했다.
필자가 재주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스팀잇 활동을 권유했지만 그리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스팀을 샀지만 글을 쓰지 않았다.
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스팀잇과 같은 SNS 식의 블로그를 저속하다고 생각하고 참여 자체를 거부했다.

스팀잇이 발전하려면 의미있는 콘텐츠가 많이 올라와야 한다.
그리하여 외부에서 그 글을 보기 위해 들어와야 한다. 보상을 보고 들어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금도 이미 보상은 포화상태가 아닌가?

전문가들의 글을 받아서 올리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그들에게 글을 받아 올리고 글값은 선지불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선형보상으로 보상이 예측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선형보상으로 분명하게 알 수 있는 필자의 보팅파워를 이용해서 연구소를 운영하려고 한 이유이다.

필자가 생각한 운용방식은 다음과 같다.

1 전문적인 영역의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글을 받는다.
2 원고료는 일정금액을 선지불한다.

  1. 원고료와 운영비는 페이아웃되는 보상으로 처리한다.
  2. 원고가 모이면 책으로 모아 출판한다.

이런 방식의 연구소를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그간 많은 연구소들이 외부의 자금을 지원받다보니 지원받는 기관의 입장과 다른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NGO 조차도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의 입장에 반하는 연구를 하지 못하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게다가 매우 열악한 국내의 연구자들의 상황도 고려했다. 많은 능력있는 연구자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보팅파워의 일부를 이용해서 능력있는 연구자들이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연구를 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누구라도 이해관계에 얽매이게 되면 올바른 연구를 하기 어렵다. 연구소에서 스팀잇에 올리는 글은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익명으로 올리려고 한다. 그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글로 평가 받아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하여 연구자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아야 그 어떤 영향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예외도 있다.

그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에는 앞으로 연구해 나갈 분야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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