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예측 시장에 새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 이코노미스트

다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인가? 테슬라는 2019년 말까지 파산 신청을 할 것인가? 이제 도박사들에게 이런 베팅을 위한 새로운 옵션을 갖게 되었다. 바로 온라인 예측 시장인 어거(Augur) 플랫폼이다. 어거의 성공 여부는 단지 해당 시장뿐만 아니라, 암호화폐의 기반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 상에 구현된 분산된 응용 프로그램의 생존 능력에 대한 척도가 될 것이다.



대중이 예측을 마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하는 온라인 서비스로서 어거가 처음은 아니다. 1988년부터 아이오와 대학이 운영하는 아이오와 일렉트릭 마켓(Iowa Electronic Markets, IEM)을 통해 미국 선거 결과에 내기를 할 수 있었다.

프레딕트잇(PredictIt)은 뉴질랜드에 있는 사이트지만, 미국 사용자가 더 많으며, 영국 서비스인 베트페어 익스체인지(Betfair Exchange)는 사용자들이 정치 행사에 내기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일부 기업들은 제품 수요를 예측하기 위해 사내에 이런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목적은 모두 동일하다. 좋은 정보를 가진 이들에게 해당 정보의 대가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법적 장벽들이 그러한 크라우드소싱 시도를 막아왔다. 미국의 경우, 많은 예측 시장이 불법 도박의 한 형태로 간주되거나, 면허가 필요한 상품 선물 거래와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다.

규제 기관은 IEM과 프레딕트잇 같은 비영리 “연구” 목적의 프로젝트인 경우에 베팅 규모와 사용자 수를 제한해 서비스 운영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 위험으로 인해, 민간 투자자들은 예측 시장에 투자하길 꺼리고 있다. 아일랜드 사이트인 인트레이드(Intrade)는 2013년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에서 미국 서비스 중단 명령으로 문을 닫았다.

어거의 분산된 디자인 또한 이런 규제 상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2015년 비영리 개발자 단체 포캐스트 재단(Forecast Foundation)은 ICO를 통해 암호화폐 “REP”를 발행해 55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어거는 인트레이드 같은 서버 몇 개 안에 사는 것이 아니라,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하나의 “프로토콜” 또는 일련의 기술적 규칙으로, 도박사들이 스스로 예측 시장을 조성할 수 있게 해준다. 어거의 개발자 중 하나인 조셉 크루그(Joseph Krug)는 베팅 비용이 더 저렴해질 것이며, 법적 책임은 도박사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분권화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과연 누가 베팅의 결과를 결정하느냐는 것이다. 인트레이드는 회사에서 승자를 정했다. 어거의 경우, “REP” 소지자라면 누구나 “리포터”가 될 수 있고, 현장에서 수수료를 받고 사실 판정을 대신할 수 있다.

리포터는 정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REP”를 걸어야 하고, 이는 다른 리포터가 결정을 뒤집을 경우 몰수된다. 리포터는 시장이 불법 또는 비윤리적이라고 판단되면 폐쇄할 수 있다. 한 쪽에 너무 지나치거나, 너그러운 판정으로 실수를 저지른 경우, “REP” 보증금을 잃을 수 있다.

유명인 죽음을 놓고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금전적 이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도록 조장하는 “암살 시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겼다(거래가 없기 때문에 아직 폐쇄되지 않았다). 어거의 보다 급한 문제는 먼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어거 상의 활동을 추적하는 웹 사이트 프레딕션 글로벌(Predictions.Global)에는 거의 1,500만 달러 상당의 약 1,000개의 시장을 올라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암호화폐의 가격에 대한 배팅이다. 더 안 좋은 것은, 다른 웹사이트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일간 사용자 수가 출시 직후인 7월 초 265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8월 8일 37명으로 감소된 것이다.

크루그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다. 어거는 사용자들이 보기에 투박하고, 느리다. 소프트웨어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다운로드하는데 몇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제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한 개발자들은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성공이 그들의 손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 또는 용량이 부족하고, 상당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간 예정인 책 “The Blockchain and New Architecture of Trust”의 저자 케빈 워바흐(Kevin Werbach) 와튼 스쿨 교수는 어거가 큰 성과를 거두지 있진 않지만, 분산된 서비스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가치 있는 탐구”라고 말한다. 블록체인이라는 복잡한 세계에서는 많은 행동을 통해 배워나가야 한다.

<출처: The Economist, “Blockchains could breathe new life into prediction 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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