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크의 에너지 관계



이라크와 이란은 서로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일 것이다.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깊은 인종적, 종교적 및 이념적 관계를 맺고 있다. 공통된 지정학적 이익의 기반인 엄청난 천연자원이 양국 모두에게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전쟁을 치르기도 했던 최근 역사를 감안할 때, 현재 양국이 좋은 정치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은 다소 놀랍기도 하다. 방대한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란과 이라크는 모두 OPEC의 회원국이며, 오랜 기간 세계 원유 시장에서 존재를 과시해 왔다.

양국은 다수의 유전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이라크의 유전 대부분은 내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채굴이 쉬운 반면, 이란의 원유 및 가스전 대부분은 해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채굴이 더 어렵고,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

원유 생산 역량을 확대하려는 양국의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와 정치적 안정성 확립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란은 이라크와 공동으로 원유 및 가스 개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주 언급한 바 있다. 이란 내 에너지 회사들 또한 이라크의 에너지 인프라와 유전에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양국의 미래는 아래 열거한 몇 가지 분야에서 서로 얼마나 잘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란-이라크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2013년 이란은 이라크에 천연가스를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이라크는 이란산 천연가스를 수입해 발전소에서 공급했다. 일간 700만 입방미터의 천연가스가 바그다드로 공급되면, 이라크는 이란의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수출국이 될 것이었다.

이란은 이후 6년간 바그다드와 바스라에 일간 4,000만 내지 6,500만 입방미터를 수출하기로 하면서, 양국 간 파이프라인 건설에 약 2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2017년 파이프라인이 완공되자, 이란은 일간 1,400만 입방미터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향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천연가스 매장 지역을 공동 탐사하는 단기 프로젝트도 있었다. 이라크는 이란의 자본과 기술 및 LPG 분야에서의 경험을 활용하는 데에도 관심이 크다.

이라크는 여기서 생산된 LPG를 주택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란과 이라크는 이란 기업들이 이라크 LPG 시설 건설을 지원하는데 합의했다. 양국 간의 협력은 유통, 차량 제공, 병원 및 주거 단지 건설 등 다양한 형태를 포함한다.

6곳의 파이프라인 건설이 완공되면, 이란의 대 이라크 천연가스 수출량은 일간 3,500만 입방미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 스왑

이란은 키르쿠크 원유를 소비자 시장으로 운송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여기에 이란은 터키의 제이한 항구를 이용했다. 2017년 12월, 이란과 이라크는 일간 6만 배럴의 원유를 서로 교환하기로 한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

이로써 양국 모두 경제적 혜택을 보는 동시에, 이란은 이라크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이라크 중앙 정부는 자국 영토를 더 잘 통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전기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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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주변 국가들에게 전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지역 내 전력 생산 허브가 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란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 200~250MW의 전기를 수출하고 있다. 그중 이라크의 수입분이 약 120~130MW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여름, 이란은 자국 내 전기 부족을 이유로 이라크에 대한 전기 수출을 중단했다. 일부 분석가들에 따르면, 이란이 이라크에 전기를 수출하는 이유는 정치적 목적뿐만 아니라, 경제적 목적도 있다고 말한다. 2018년 9월, 이란에 전기 요금을 지불할 수 없었고, 이란은 이와 관련해 14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갖고 있다.

이란이 전기 공급을 중단한 후,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약을 통해 부족분을 보충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내에 3,000MW 급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이란의 공급 가격 대비 4분의 1로 이라크에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란은 관례를 어기더라도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공급이 여전히 중요하다.

합동 유전 개발

(이란이 주변국들과 공유하고 있는 원유 및 천연가스 유전)



여러 유전이 이란과 이라크에 걸쳐 있다. 제재로 인해, 이란은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 능력 회복에 필요한 해외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라크와 공유하고 있는 유전에서도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17년까지 이라크는 아자데그한, 야다바란, 아자르, 나프트샤르, 벨로람, 파이다르 가르브 및 아르반드 9곳의 공유 원유 및 천연가스 유전 탐사에 관여했다.

현재 이라크는 공유 유전에서 이란보다 2배 많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2005년에서 2017년 사이, 이라크는 일간 약 170만 배럴에서 470만 배럴로 원유 생산량을 늘려나가면서, 해외 기업들의 시장 진입과 투자가 더 용이해졌다.

2018년 6월 이라크는 이란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여러 유전의 탐사 및 개발권을 아랍 에미리트 업체 알-힐랄에게 양도했다. 동시에, 이란은 서부 카룬 지역에서 원유 생산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그중 일부는 이라크와 공유하고 있는 유전이다. 그중 아자데간 유전(북쪽과 남쪽), 야란 유전(북쪽과 남쪽)에는 640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들 유전의 이라크 쪽 지역은 러시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지만, 야다바란과 북부 아자그한 유전에 중국 기업들의 참여가 오래 지연되면서, 이란은 이 매장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JCPOA 탈퇴

미국이 JCPOA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고, 이란의 에너지 부문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실시함으로써, 이라크는 공유 유전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려 이란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해외 원유 회사들이 이란 에너지 부문에 전혀 투자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이라크는 터키 원유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란이 이라크에 전기 수출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 그 혜택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정치적 긴장을 감안할 때, 분명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의 전기 부족분을 활용하기 위해 효과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란이 에너지 수출을 외교 정책의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 정책을 수정하고 이웃 국가들과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미국의 JCPOA 탈퇴는 이란이 이라크와의 공유 유전 개발 확대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들에게는 이란의 자리를 차지해 지역 및 세계 원유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기회가 될 것이다.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과 확대를 위한 지역 외교 정책을 펼치는데 공유 자원 풀이 좋은 기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계속된다면, 주변국들이 공유 유전에서 철수하고, 세계 시장에서 이란의 입지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자료 출처: The New Arab, “Rethinking future Iran-Iraq energy re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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