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 기업 순이익 ↓, 만일 주식시장이 옳다면?

지금 월스트리트에서는 한 가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세계에 대하여 나머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아닌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느리긴 했지만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발생한 이후 2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실업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S&P 500 기업들의 수익은 2008년 금융위기가 반복된 것처럼 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훨씬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실에도 개의치 않은 듯 S&P 500 지수는 금요일 1.7% 급등했고, 약 6주 동안 30% 이상 상승했다.

웰스 파고 투자 연구소의 사미르 사마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주식시장이 펀더멘탈/경제적 현실보다 약간 앞서나가고 있고, 적정 가치에 아주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향후 실망스러운 수치가 발표될 경우 취약해져 있다.”라고 말한다.

투자자들 기대치와 지금 현실 사이의 나타나고 있는 분명한 단절은 널리 사용되는 시장 가치 측정치를 1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S&P 500의 주가 수익 배수(PER)는 구성 기업들 주당 순이익 합에 비해 주가의 상대적 수준을 측정한다. 이 배수는 투자자들이 기업들이 벌어들인 또는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순이익에 대해 얼마의 주가를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정량화하는데 사용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의 추정 순이익을 사용해 계산하면 현재 S&P 500의 PER는 20.61배다. 이는 닷컴 버블 붕괴로 증시와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200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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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배수가 급상승한 이유는 분모(순이익)에 대한 기대치는 무너진 반면, 분자(주가)는 급격히 회복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S&P 500 기업 실적은 1년 전보다 약 14% 감소해 금융위기 여파로 최악을 기록했던 2009년 2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 예상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순이익은 41% 하락으로 훨씬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이 예상된다.

한편 S&P 500 지수는 지난 3월 23일 장중 최저치인 3.237.40포인트에서 30% 회복하면서, 2월 19일 종가인 3,386.15포인트보다 14%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3월 23일 PER 배수는 7년 내 최저치인 13.26배에 불과했다.

닷컴 거품이 터졌던 2002년 3월 당시, S&P 500 지수는 6개월 후 기록한 바닥에서 32% 더 높은 수준이었다.

해밀턴 캐피털의 CIO 토니 캑시드는 “S&P 500 PER 배수가 다년간 최고치인 상황에서, 순이익 같은 펀더멘탈은 취약한 반면 주가는 강세를 보이는 등 서로 다른 모습에서 우려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투자자들은 펀더멘탈 조사와 역사적인 가치 평가 지표보다는 모멘텀이나 기술적 분석 같은 인기 테마를 통해 거래하면서 ‘한 줄기 희망’에 올라타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올해 나머지 기간 동안 “상당한”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최근 의회에서 제정된 대규모 재정 부양책과 점진적인 사업 재개에 힘을 입고 있으며, 2021년 예상 순이익에 비해서도 여전히 “아주 비싼” 수준이라고 말한다.

캑시드는 “주식시장은 이전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지만, 거시경제 및 순이익 상황이 지난 1월과 2월 당시로 돌아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인다.

이코노미 인덱스 어소시에이츠의 CEO 로버트 존슨은 현재의 주가 수준을 보면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이후의 회복이 V자형을 보일 것이며, 경제가 1년 내에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시나리오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존슨은 “V자형 회복을 예상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 U자형의 회복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회복이 잘못된 출발을 하고 있으며, 또 한차례의 경기 침체를 경험하고 나서야 서서히 회복될까 봐 두렵다. 사실상 회복은 W자형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제곱근 부호 모양의 회복세를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회복세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옳다면 어떻게 될까?

MKM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다르다는 주식시장이 왜 틀렸는지 설명하려 하기보다는, “만일 주식시장이 옳다면?”이라는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주가가 역사적인 순이익 수준 보다 비싸 보일 수 있지만, 특히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를 싹부터 없애기 위한 정부의 재정 부양책과 연준의 무제한 재정 지원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주식이 다른 어떤 투자 대상보다 좋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르다는 펀더멘탈 악화에도 불구하고 S&P 500의 PER 배수가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금리 하락, 낮은 수준의 기대 인플레이션, 순이익의 정상화 기대감을 고려할 때,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은 단순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이라고 한다.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이란 투자자들이 무위험 미국 국채 대신 고위험 주식에 대해 기꺼이 지불하려고 하는 초과 주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연방 예산 적자 급증과 연준이 시행 중인 화폐 찍어내기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급증할 것이며, 이는 기업 순이익과 자산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다르다는 산업 전반에 걸친 과잉 설비를 만들어낸 수요 충격이 경제 성장이나 고용의 실질적 증가 없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갑자기 “도약”한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만일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느슨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주식시장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된 후에도 큰 인플레이션 오버슈팅과 장기화된 초저금리 상황이 없어도 궁극적으로 기업의 순이익이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V자형 회복을 기대하고 있고, 그래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정부와 연준이 경제와 기업의 순이익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올인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 수요의 완만한 회복세를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급등을 전망하기 어려우며, 금리가 거의 0에 머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식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다.

다르다는 “우리의 단기 트레이딩 모델에 따르면, S&P 500이 장기 자산 배분보다 약간 더 많지만, 경기 사이클 관점에서 볼 때 하락할 때마다 매수로 대응하라고 한다.”라고 말한다.

역사는 실제로 반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퍼뷰 인베스트먼트의 공동 설립자 린다 장은 투자자들은 S&P 500 지수의 구성이 시간에 따라 크게 변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PER 배수를 역사적으로 비교할 때 어느 정도 가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과거 S&P 500 지수에서 금융 및 에너지 기업들의 비중이 높았는데, 이들 기업의 PER 배수는 낮은 경향이 있다. 반면 현재는 PER 배수가 높은 기술, 헬스케어 및 통신 서비스 기업이 지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인다.

S&P 다우 존스 지수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S&P 500 지수에서 금융 부문은 10.6%, 에너지 부문은 3%를 차지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정보 기술(IT) 부문의 비중이 25.7%로 가장 높고, XLK(SPDR Technology Select Sector Fund)의 PER는 22.18배로 2월 고점인 23.38배 보다 낮은 상태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의 PER는 26.71배로 훨씬 높다. 그렇긴 하지만 S&P 500처럼 18년 내 최고치는 아니며, 200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자료 출처: Market Watch, “The stock market keeps rising while earnings keep falling — what if stocks are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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