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펀드 평가 업체 모닝스타에서는 성장주와 가치주를 비교하면서, 성장주가 좋은 성과를 보인 이유는 투자 심리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합리적 결과물이라면서, 이것이 가치 투자에 나쁜 소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투자자들이 성장주를 선호하는 현상은 당연한 일이며, 이것이 가치 투자에 좋은 소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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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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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 투자가 어려움을 겪었던 건 사실이다. 1998년 뱅가드에서 성장주 ETF[Vanguard Growth Index Fund(VIGRX)]와 가치주 ETF[Vanguard Value Index Fund (VIVAX)]를 선보였을 당시, 시장은 가치주가 이끌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 멀리 가지 못했다. 이후 성장주가 시장을 장악했고, 이어 2000~02년 기술주 붕괴로 다시 가치주가 떠올랐다. 하지만 기간을 최근 5년, 10년 및 15년으로 하면, 성장주의 성과가 더 좋았다.
가치 투자에 나쁜 소식은 성장주의 좋은 성과가 합리적 결과물로 보인다는 것이다. 가치주를 보유하는 이유는 더 싼 회사가 더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다. 좋은 회사의 주가를 낮게 평가하거나, 나쁜 회사의 주가를 높게 평가할 정도로, 금융 시장이 그렇게 비합리적이진 않다. 그보다 성장주의 전망은 너무 좋고, 가치주의 전망의 너무 나쁘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더 타당하다.
미식축구에서 승-패 베팅을 생각해 보자. 배당률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보다 클리블랜드 브라운스를 택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시즌 브라운스가 패트리어츠보다 승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당률도 중요하기 때문에, 브라운스를 선택하는 쪽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배당률은 베팅을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만든다. 베팅에서 패트리어츠가 브라운스보다 뛰어나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느 팀을 참가자들이 더 많이 선택하느냐다.
최근 몇 년 동안, 성장주 회사들이 시장 참가자들의 희망에 훨씬 더 잘 부합했다. 성장주 매수 당시에도 실적이 좋았고, 그 우위를 일정한 차이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주었으며, 이 기대치를, 크게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충족시켰다. 따라서 기록적인 실적을 보인 종목들로 가득한 뱅가드의 성장주 ETF가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이다. 주가는 기업을 따라가기 마련이므로.
PER 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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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증거는 아래 차트에 나타나 있다.
사례 1 - 성장주 vs. 가치주: PER 배수
상대 PER, 뱅가드 성장주 ETF vs. 뱅가드 가치주 ETF
이 차트는 뱅가드 성장주 ETF와 가치주 ETF의 상대 PER 배수를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최종일(2018년 6월)에 성장주 ETF에 포함된 종목들은 평균 PER 25.6배로 거래되고 있던 반면, 가치주 ETF의 경우 17.1배로 거래되고 있었다. 전자를 후자로 나누면 차트에 표시된 숫자인 1.5가 나온다.
보시다시피, 상대 PER 배수는 지난 16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성장주는 21세기가 시작될 때부터 좋은 성과를 보였고, 2년 반 동안 지속되었다. 그 이후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PER 배수를 봐도 성장주가 투자 심리에 휩싸여 급등한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성공의 길을 달려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및 알파벳(구글)이 성장주 ETF의 성과 대부분을 결정했다는 사실이 그중 하나다. 현재 이 ETF에서 이들 네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25%이며, 수익률이 이들의 실적을 따라가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PER 배수는 상대 주가를 측정하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면 다른 결론이 도출될지도 모른다.
PBR 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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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는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IT 회사들이 막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들은 업계에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경쟁 없이도 확장이 가능하다. 어디서 멈출지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주가 배수로 시험해 보면 위 두 번째 주의점을 해결할 수 있다. 여기서 PBR 배수를 살펴보기로 하자.
사례 2 - 성장주 vs. 가치주: PBR 배수
상대 PBR, 뱅가드 성장주 vs. 뱅가드 가치주
비슷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PER 배수 차트와는 달리, PBR 차트는 2002년 고점 이후 성장주 ETF의 상대 주가를 나타낸 것이다. 경고등이 켜지긴 했지만, 크게 보일 만큼 아직 밝지는 않다.
상대 PBR 배수는 지난 고점 대비 아직 낮은 수준이다. 또한, 지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성장주 회사들이 전례 없는 힘을 보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상대 PBR 수준이 더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해도 이상하지 않다.
가치 투자에 좋은 소식은, 짐작하고 있겠지만, 투자자들의 성장주 선호 현상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우버 주식이 좋은지 시내 택시 회사 주식이 좋은지 묻는다면, 당연히 우버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주가를 듣기 전까지는 중립적인 입장을 가지는 것이 정답이다. 택시 산업이 호황을 누리지 않더라도, 시내 택시 회사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내 택시 회사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우버가 덜거덕 거리기만 해도 된다.
미식축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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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의 매력을 생각할 때마다, 동료들과 매년 진행하는 “NFL 게임”이 떠오른다. 이 게임의 참가자들은, NFL 리그 각 팀들의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승률을 바탕으로, 몇 팀을 “매수” 한다.
각 참가자들에게는 동일한 예산을 지급되고, 각 팀은 승률 기대치에 따라 가격이 매겨진다. 따라서 참가자의 선택을 왜곡시키지 않는다. 어떤 참가자는 이 팀을 선호하고, 다른 참가자는 저 팀을 선호하게 될 것이므로, 이상한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는 이 게임의 결과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전부터, 참가자들은 강팀(성장주)을 더 선호했는데, 게임에서 정한 팀들 중에는 약팀보다 강팀이 더 많았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따라서 게임 운영자는 패트리어츠 같은 강팀의 가격이 기대 가치보다 더 높아지고, 브라운스 같은 약팀의 가격은 기대 가치보다 낮아지도록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점진적으로 조정했다. 간단히 말해, 가치주 투자 전략이 더 좋도록 게임을 조정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대평가된 강팀 쪽에서 과소평가된 약팀 쪽으로 선택이 몰려야 옳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약간의 이동은 있었지만 전반적인 패턴이 계속되었다. 참가자들은 높은 승률과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확률이 높은 강팀을 더 자주 선택했다. 그 결과 약팀을 선호했던 참가자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게임에서 이기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성장주가 훌륭한 성과를 보였던 이유는 낙관적 희망을 훨씬 능가한 실적 보고서 덕분이었다. 따라서 성장주 회사들의 사업이 호황을 누리는 한, 계속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가치 투자를 믿는 심리적 이유도 변하지 않았다.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도 가치 투자의 이유는 계속 살아남을 것이다.
<출처: Morningstar, “The Bad and Good News for Value Inve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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