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빠르고, 지혜는 느리다

1815년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의 탐보라 산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영국 세인트 헬렌스 산의 폭발보다 150배나 강력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70,000-100,000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이 엄청난 화산 폭발은 지구의 기후를 바꿔놓았고, 1816년은 역사적으로 여름이 없었던 해로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탐보라 화산 폭발 소식이 영국 더 타임스에 기사로 실린 것은 그로부터 7개월 후였다.

한 번 생각해 보자. 과거 10,000년 이래 가장 큰 화산 폭발로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켰고, 역사에 기록된 다른 어떤 화산 폭발에서보다 많은 주민이 사망한 사건이 기사화되기까지 7개월이 걸린 것이다.

비슷한 사건이 지금 일어났다면, 몇 분도 안되어 누군가 트위터에 사실을 알렸을 것이고, 1시간 안에 온라인에 동영상이 떴을 것이다. 정보의 민주화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오늘날 우리 모두는 이를 누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정보에서 우위를 갖는다는 것은 엄청난 가치가 있었다. 더 빠른 정보 또는 더 좋은 정보를 손에 넣는다는 것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런던에서 뉴욕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지 생각해보자. 로버트 브라이스(Robert Bryce)는 “Smaller Faster Lighter Denser Cheaper”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1492년 처음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건너 신세계에 도달하기까지 두 달이 넘게 걸렸다. 이 유명한 여행을 시작으로 수 세기에 걸쳐 유럽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반대로 여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집중되었다.

1700년대에 이르러서도 범선으로 대서양을 횡단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6주 이상이 필요했다. “더 빠르게”를 위한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드디어 증기 기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1845년 위대한 엔지니어 이점바드 킹덤 브루넬(Isambard Kingdom Brunel)이 설계한 증기선 SS 그레이트 브리테인(SS Great Britain)은 14일 만에 대서양을 건넜다.

런던에서 뉴욕까지 메시지를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1492년 9주에서 1845년 2주로 단축되었다. 하지만 1866년 최초로 대서양 횡단 케이블이 설치된 이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1844년 처음 선보였던 전보를 통해 대서양을 가로질러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단 몇 분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10~15단어를 보내는 시간이 하룻밤 사이 2주에서 1분으로 줄어든 것이다. 아래 차트에서 대서양을 가로질러 메시지를 보내는 시간(y 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위 차트에 나타난 것처럼, 1990년 전화, 팩스 및 이윽고 인터넷에 의해 메시지 전송 시간이 단축되었지만, 1866년에 비하면 왜소해 보일 뿐이다. 하지만 1866년 메시지 전송 속도가 빨라지긴 했지만, 한 글자 당 가격이 10달러로 너무 비쌌기 때문에 대기업들 만이 이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당시에는 오직 돈 많은 이들만이 이런 우위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또한 민주화되었다. 비슷한 패턴의 민주화가 투자에서도 일어났다.

예를 들어, 1950년대에는 개인 투자자가 주가가 순 현재 자산 가치 이하로 거래되는 주식(오늘날에는 이런 주식이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을 매수할 수 없었다. 마치 10만 달러짜리 가방을 5만 달러에 구입하려는 것과 비슷했다.

당시 개인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데이터를 추적하고 살펴보는 것이 전부였다. 에드 소프처럼 1970년대에 컴퓨터를 사용할 수도 없었고, 오로지 기업 보고서를 더 잘 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뉴욕에 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어서 기업 보고서를 온라인을 통해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어서 이런 보고서를 바탕으로 컴퓨터를 통해 거래가 가능해졌다. 이어서 정보 우위가 사라졌다.

정보의 전달이 빨라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 오늘날, 모든 이들이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우위를 갖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오늘날 세계에서 정보는 싸다. 비싼 것은 이 정보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첨단 정량 분석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이들 만이 데이터의 이례성을 잘 활용할 기회를 갖고 있다. 나머지 우리는 무언가 다른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정보 접근이 특권이었던 세상에서 트윗 한 줄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세상으로 들어왔다. 누구든지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세상, 누군든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세상 그리고 누구든지 언론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오늘날의 우위가 내일의 게임 머니인 세상에서 개인 투자자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바로 인간의 본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봉화건, 북소리건, 인편이건, 비둘기건, 말이건, 배건, 전선이건 아니면 인공위성이건 이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기술은 바뀌었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어떤 투자건 인간의 본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중점을 둬야 한다.

그 이유는 공포에 빠지면 팔아버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이 살 때 따라서 사들이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다. 사람들이 구매할 때 구입하는 것이 본질적입니다. 행동 편향이란 행동 편향에는 전부 빠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다.

우리 모두가 똑같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똑같은 편향을 타고났다. 이를 바꿀 도리는 없다. 하지만 행동 방식은 바꿀 수 있다. 때문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우위는 자기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정보는 빠르고, 지혜는 느리다.

인간이 지닌 독특한 습성 중 하나는 정보 습득에는 빠르지만, 정보에서 지혜를 모으는 데는 더디다는 것이다. 인덱스 투자가 시작된 때는 1970년대지만, 2000년대까지도 널리 보급되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야 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인기를 모으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장례식이 한 번 있을 때마다 과학은 진보한다는 말이 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편향을 하나씩 극복해 나갈 때마다 투자도 발전한다.

<출처: Of Dollars and Data, “We All Have I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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