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사토시 선생,
오늘로써 선생이 백서를 발표하고, 비트코인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한지 10주년이 되었소.
선생의 비전을 세계와 공유했을 때 느낌은 어떠했소? 아드레날린이 밀려나오진 않았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걱정은 없었소? 어쩌면 처음이라서 간과한 건 없었소?
이렇게 선생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자신을 세계에 소개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생이 누구인지, 심지어 한 개인인지 우리는 모르오. 그래도, 선생은 많은 이들의 삶에 지울 수 없는 영향을 미쳤소. 혹시 비트코인이 이렇게 탈권위적이고, 혁명적인 힘으로 성장할 거라 생각은 해보았소? 전 세계 수백만을 사로잡을 걸 알기나 했소?
수천만이 한순간에 부자가 되려는 욕심에 엄청난 위험을 감수할 것을 알았더라도, 다시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소? 이 모든 것이 선생의 실험이었소? 지금의 상황이 선생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오, 아니면 예상한 대로였소?
선생이 백서를 발표한 후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나아갈 길은 아직 한참 멀었다는 느낌이 드오.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수많은 정치인, 경제학자 및 철학자들이 암호화폐가 당장 (아니면 가까운 미래에) 세계의 중앙은행 체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우왕좌왕하고 있소.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개인 대 개인의 디지털 통화 거래가 현실이 되었소.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가 은행과 송금, 프라이버시와 자율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소, 비트코인이 등장하면서, 클릭 몇 번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었소.
비트코인은 사람들의 이해 방식을 변화시켰소. 누군가는 부를 거머쥐기도 했고. 선생의 발명은 많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 수수료를 떼 가는 중개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소.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 원을 넘어 계속 상승하는 동안, 선생은 우리에게 이 또한 단순히 사회의 변덕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임을 알게 해 주었소.
비트코인이 우리에게 일깨워준 것이 있다면, 디지털 세상이 커지면 커질수록, 시장의 진입과 경쟁 장벽은 더 낮아질 것이며, 따라서 온갖 종류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금융 시스템에 반드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오.
선생이 우리에게 깨우치려던 교훈이 이것이었는지, 아니면 2008년 10월 31일 당시 이미 선생의 마음속에 있던 것이었는지 솔직히 모르겠소. 하지만 선생이 누구든 고맙다고 말하고 싶소.
자료 출처: Quartz, “An open letter to Satoshi Nak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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