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peterchung 님의 댓글을 보고

어제 신문보다가 한심한 생각이 들어서 몇자 끄적거렸더니 여러분들께서 댓글을 달아 주셨다. 그중에서 @peterchung 님께서 긴 댓글을 달아 주셨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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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라기 보다는 포스트라고 해야 할 것같다.저도 화가 나지만 피터님 말처럼 시간이 가면 조금이라도 좋아 졌으면 좋겠다.
피터 님의 글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쓴 역사의 종언이라는 책이다. 요즘은 별로 읽은 사람도 없고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 것 같지만 1990년대 초반에 그의 책은 상당한 방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헤겔의 정신현상학중에서 노예와 주인의 변증법을 인용해서 더 이상 역사는 진보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의 책은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나서 자본주의를 뒤집을 수 있는 주의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역사는 끝났다고 이야기 했다. 그 책은 좀 난해했다. 헤겔이 무슨 생각으로 정신현상학이란 책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도 그말이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학교 다닐때 그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자기가 제대로 이해를 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이해를 못했다.

내가 있던 학교에서 선생들도 독회를 하기도 했는데, 발표를 하긴 하는데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뭔가 폼나게 글을 쓰고 싶어서 헤겔을 인용한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오늘 피터정 님께서 써주신 글을 보고 문득 역사는 정말 종언을 고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뭔가 거창한 이념적 철학적 사유를 할 능력은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역사의 과정을 보면서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역사의 종언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더 이상 좋아지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진보란 별것 아니다. 그냥 과거보다 지금이 나아지고 지금보다 미래가 나아지면 진보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인간의 삶이 그리 낳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헤겔이 말한 것 처럼 자유의 확대를 진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그런 정치적 이념이 제대로 정착되는 것은 진보다. 그리고 경제적인 삶이 여유가 있어지는 것도 진보다. 봉건사회보다 자본주의가 진보다. 그리고 자본주의보다 더 발전한 사회주의를 진보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되면서 더 이상 자본주의를 넘어갈 진보는 없는 것 아닌가 한다. 난 애시당초 볼세비키와 뒤를 이어 스탈린과 모택동이 만든 사회주의가 진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들의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의 틀을 쓴 제국주의나 편협한 민족주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애시 당초 난 과학적 사회주의가 아니라 공상적 사회주의야 말로 진정한 진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것이 사회주의의 진보적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생각해 왔다.

말이 길어졌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서 과연 무엇을 진보적 가치로 생각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정당이라고 해서 민주당을 뽑아주었더니 그들이 하는 짓은 오히려 박근혜의 새누리당보다 더 한심한 짓을 하고 있다. 민노총은 귀족노조가 되어 아예 노동자들의 서열과 계급의 차이를 더 분명하게 만들려고 한다. 노동자들은 더 이상 진보의 담지자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은 계급의 의미를 상실한 이기적 집단이 되고 말았다. 1억을 받는 노동자들과 5천을 받는 노동자 그리고 3천을 받는 노동자들이 서로를 차별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보다 무엇이 나아질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별로 들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그렇다. 요즘 부러운 나라들은 북구라파 정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죽었다 깨어도 북구라파 같은 정도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국민들도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그림도 없는 것 같다. 물론 정치인들도 그런 생각이 없다. 예전에 김대중과 김영삼은 민주주의를 외쳤다. 한때 그들의 목소리는 광야에서 목놓아 외치는 것 같았다. 박정희와 전두환은 경제개발을 주장했다. 다들 공과가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방향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과 같은 발전이라도 이루었겠지.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으로 들어오면서 도대체 이들은 어떤 세상을 꿈꾸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오로지 권력을 장악하고 향유하는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더 거기서 거기인 이유가 아닐까. 그러고 보면 지금의 우리 상태는 우리 능력으로 만들 수 있는 최상의 상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보다 나아지려면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가 그려져야 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난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 새로운 사회 좋은 사회를 꿈꾸는 것 보다 지금보다 더 나쁜 방향으로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드는 것 나만의 오판일까 ?

다들 그냥 내배 부르고 내등 따습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거기에 제일 앞서 있는 자들이 바로 정치인인 듯하다. 이런 상태라면 피터님이 말한 것 처럼 백년이 지나도 좋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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