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전등사 대웅전을 보면서

전등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물은 대웅전이었다. 기록을 보니 광해군 때 중창되었다고 한다. 아마 이 절도 임진왜란이나 정유재란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던 모양이다. 원래 전등사는 고려시대 대장경을 만들때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중심이 되는 곳은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지금 그런 흔적은 찾아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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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마당에 들어섰다. 오래된 절 건물을 마주할 때마나 묘하게 흥분된다. 오늘 이 건물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런 기대 때문에 여행을 떠나곤 하는 것 같다. 대웅전 앞에 있는 소개글을 읽어 보았다. 처마밑에 있는 사람 상이 있는데 그것은 이절을 짓던 목수에게 밥을 해주던 여인의 모습이라는 전설이 있었다. 목수가 대웅전을 지을 때, 밥을 해주던 여인이 있었는데 어느날 그 여인이 홀연히 떠나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난 목수는 처마를 이고 있는 여인의 상응 새겨 놓고 다음 생에 무겁게 절집 처마를 들고 살아라 하고 저주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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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사방의 기둥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지붕을 쳐들고 있는 사람상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그것이 여성의 모습 같지는 않았다. 전설은 전설일 뿐이다. 대웅전을 지으면서 그런 개인적인 망상을 입혀 놓았다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붕을 들고 있는 나무상은 지구를 들고 있는 아틀라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 나무상을 보고 스님들을 생각했다. 스님들이 열심히 수행을 해서 이 절을 떠 받들라는 뜻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절은 조선 중기 이후에 만들어진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기둥을 떠 받치고 있는 초석의 모습이 전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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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 대웅전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기둥이다. 초석은 조선 중기 이후의 모습이지만 기둥은 마치 고려시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배흘림 기둥의 모습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기둥은 두껍지만 배흘림 기둥의 완만한 곡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투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전등사 대웅전을 다시 짓기 이전의 대웅전은 고려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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