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스팀잇 이야기) HF 20을 보면서, 이상과 현실의 갈림길에서

HF 20이 도입되었다. 초반부터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RC라는 것이 생겨서 유저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패치를 써서 완화를 한다고 하니 조금 보완은 되리라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스팀을 운영하고 있는 네드와 증인들이 스팀의 생태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조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을 구상하고 적용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이상주의자였다. 암호화폐를 창시한 사토시는 국가의 무제한적인 발권력으로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에 분노했다. 그리고 비탈릭은 중간 단계가 없는 계약의 이행을 생각했다. 댄은 국가와 회사의 검열이 없는 자유로운 공간을 꿈꿨다. 스팀잇이 검열없는 SNS의 대표였다.

거침없이 상승할 것 같던 스팀잇이 커다란 벽에 봉착한 것은 스팀이라는 블록체인의 성격을 둘러싼 입장차이가 이니었나 한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네드를 위시한 증인들은 스팀블록체인을 SNS가 아닌 플랫폼을 지향한 것 같다. 그래서 SMT와 관련한 구상이 나왔다. 그러면서 스팀잇은 그냥 베타로 남았있고 다른 서드파티를 통해 스팀잇의 기능을 대신하도록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지금의 네드와 증인들은 스팀잇은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고 스팀 블록체인을 플랫폼으로 만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스팀블록체인의 가치를 높혀 나가겠다는 것같다. RC를 도입한 것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결국 지금의 스팀 블록체인을 주도하고 있는 네드와 증인들은 기존의 목표인 검열없고 보상을 받는 SNS에서 스팀블록체인의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듯하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 것 같다. 나는 댄과 네드가 서로 갈라서게 된 지점도 여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들이 왜 헤어졌는지는 아직 분명하게 알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 추측할 수 밖에 더 있을까 ?

스팀 블록체인의 방향전환과 관련하여 우리 일반 유저들은 철저하게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검열없는 SNS를 지향하고 있는 스팀잇이 이제는 가치있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일반 유저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전혀없었다. 검열없는 SNS를 지향했던 스팀잇이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생각이다.

가치있는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결국은 플랫폼을 만들어 스팀 가격을 비싸게 만들겠다는 것과 동의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네드를 위시한 이런 사람들의 생각은 결국 한계에 봉착하리라 생각한다. 한편 보면 이들은 경영의 기본을 모르는 듯하다.

플랫폼 시장이 커지니 갑자기 거기에 눈을 돌린 것이다. 스팀잇은 블록체인 SNS에서는 선두주자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플랫폼에서는 매우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어떤 사업을 하던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자신의 강점을 살려가는 것이다. 최근의 네드와 그 증인들을 보면서 이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드가 댄과 싸웠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서로 골이 깊어져서 사업적 이익과 개인적 증오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스팀잇을 SNS로 키우기 위해서는 EOS에 올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EOS에 올라오는 많은 댑들의 SNS로 자리를 잡아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 댑보다 플랫폼이 더 가치가 있어지리라는 생각도 옳지는 않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보라. 그것들이 단일 앱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은가 ? 문제는 얼마나 많은 유저를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스팀잇은 미로에 들어선 듯 하다. 내년 초에 SMT가 시작된다고 한다. 난 사실 SMT가 스팀의 가치를 높이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있는 스팀잇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데 SMT라고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인가 ? 앞으로 상당기간 암호화폐는 전체적인 시황에 따라 가격이 좌우될 것이다. 스팀이 SMT를 내 놓았다고 대박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오히려 후발주자에 불과한 플랫폼을 추구하느니 지금 비교 우위에 있는 스팀잇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치있는 블록체인 SNS를 만드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SNS의 가치는 많은 가입자다. 사람이 많아야 뭐가 생긴다. 그래야 사업의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소통도 된다. 지금처럼 가입하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가입자가 많이 늘수 없다. 보상의 형평성 문제는 어차피 극복하기 어렵다. 너무 지나친 어뷰징은 전체적으로 정화시키는 노력을 하되 글을 써서 받는 보상보다 글을 읽어서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좀더 높여주면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을 더 많이 유입할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세상의 대부분 사람들이 글을 쓰는 것보다 읽는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읽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면 자연히 좋은 글에 많은 보상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리라. 그러면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진다. 지금 스팀잇의 문제는 네드와 증인들의 방치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 쉬운 길을 두고 일부러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현명한 사람들은 미리 염두에 판단해보고 일을 한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현실에 부딪쳐셔 깨어지고 나서야 그 실체를 파악한다. 더 어리석은 사람은 깨어지고도 모르고 꼭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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