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영주 부석사 안양루에 서서

봉정사 구경을 마치고 곧바로 영주로 향했다. 부석사를 보기 위해서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산사들을 모두 다 들러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석사를 제외하면 선암사 한 곳만 남았다.

부석사 가는 길도 멀었다. 영주는 경상도 중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곳이다. 그런 이곳에 이렇게 큰 절이 있다니 놀랄 일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차를 몰았다. 한참을 가다 보니 길가에 사과를 파는 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주는 지역이 높아서 사과가 잘된다고 했다. 예전에 국민학교 다닐때 사과는 대구라고 했는데 지금 대구 주변에서는 사과가 잘 안된다. 날씨가 따뜻해진 탓이다.

사람들이 많았다. 웬만하면 평일에 날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집안일도 있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주말에 여행을 하게 되었다. 가까이 가니 봉황산이 마치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다. 산세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봉황이라는 이름이 그냥 붙은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절 초입에 들어갔다. 절에 가면 보통 사람들은 다 밑에다 차를 세워놓고 힘들게 올라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차를 타고 편하게 절 입구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그때까지 다리가 편치 않아서 매표소 직원에게 다리가 아파서 그런데 어떻게 차타고 가는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절 뒤편을 돌아서 올라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안내 해준다. 올라가다 보니 그 길이 사과를 키우는 마을 길이었다.

한참을 올라가서 차를 세우고 풍경을 내려다 보니 가히 장관이다. 길이 산의 거의 8부 능선까지 나 있었다. 차에서 내려 옆에서 바로 질러서 부석사로 들어갔다. 부석사 성보박물관은 수리중이었다. 원래 박물관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문제가 없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사진을 못찍에 하는 곳은 없는데 우리나라 산사 박물관에서는 이상하게 사진을 못찍게 한다. 그리고 불상도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종교적인 이유라면 할 말이 없지만 굳이 사진을 못찍게 하는 이유를 알기 어렵다.

부석사 옆으로 난 문으로 들어가서 보니 바로 부석사 무량수전이 보인다. 사람들은 모두 무량수전을 보러 온다.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라는 최순우 선생의 글 때문인 듯 하다. 모두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을 바라보고 있다. 첫눈에 무량수전이 앉아 있는 방향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아래 경치를 바라보는 방향이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고 한쪽으로 살짝 치우친 느낌이 들었다.

부석사 앞의 안양문에 서서 경치를 바라보았다. 일전에 유홍준 선생이 유튜브에서 차경이라고 하면서 안양루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압권이라는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차경이라고 하면서 경치가 가장 좋다고 했는데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안양문도 마찬가지로 무량수전에서처럼 방향이 조금 치우쳐서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높디 높은 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를 왜 한쪽으로 살짝 치우치게 볼 수 있도록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다 이유가 있을 것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리 저리 머리를 돌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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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꽉찬 달보다 조금 덜 찬 보름달을 선호했던 불교 특유의 미적 감각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부석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향은 살짝 남겨놓고 최고보다 조금 부족한 방향을 향하도록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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