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유치원사태를 보면서, 정치를 하나 정책을 하나 ?

세상소식을 듣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듣게 될 수 밖에 없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공중파 방송은 거의 볼 일이 없다. 재미가 없어서다.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다. 지상파 방송을 보면 끊임없이 먹어 치우기만 한다. 그러다가 간혹 뉴스를 보게된다. 요즘 나오는 이야기중 나를 짜증나게 하는 뉴스가 유치원문제다.

왜 정부는 문제를 선악의 개념으로만 보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세상 모든 일에는 서로의 입장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우선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은혜 장관을 위시한 일부의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선악의 개념으로만 접근하려고 하는 듯하다. 그래서 상대방을 악으로 만들고 나는 선으로 세우는 구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현명하게 풀수 있는 문제도 더 꼬이게 만드는 듯하다.

올해 초에 한국 스팀잇 코뮤니티에서 내가 문제를 삼았던 것도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하고 그렇게하면 코뮤니티가 무너진다. 코뮤니티는 나와 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윤은혜 장관이 하는 것을 보면 그 목적이 무엇인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지지층 집결을 위한 정치행위인지 아니면 아이들의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한 정책적 행위인지 말이다. 적어도 장관은 정치보다는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 지금처럼 사립유치원들이 집단으로 폐업하게 되면 죄없는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가 ?

나는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저질렀다는 비리가 사립유치원 전체가 똑같은 비리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한유총의 주장에 공감을 한다. 그러면 문제가 되는 사립유치원만 벌을 주고 잘 유지관리하면 된다. 그런데 갑자기 전체 사립유치원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렇게 해놓고 집단반발을 하지 말라고 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일은 매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일도양단하기가 어렵다. 역사상 혁명이 모두 실패했던 것도 그런 이유이다. 인간이란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올바른 구호도 성공하지 못한 것은 그 올바른 구호에 숨어 있는 디테일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디테일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는 것이 악마이다. 사람들의 본성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다.

상대방을 악마화할때는 조심해야 한다. 상대방을 악마화하면 그 상대가 진짜 악마가 되기 때문이다. 악마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상대를 보는 방식과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악마가 되기도 하고 천사가 되기도 한다. 내주변에 악마가 존재하는 이유는 내가 악마의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선악의 스펙트럼만 가지고 세상의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다. 민완한 행정가와 정치가가 필요한 것은 그런 이유이다. 사립유치원은 교육법인이 아니다. 윤은혜식으로 해결하려면 먼저 사립유치원을 비영리교육법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설립자는 사립유치원의 부지와 건물에 대한 재산권을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솔직하게 말해 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이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라.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그냥 우리 주변에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다. 조금 형편이 나은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유치원이 전재산인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사실상의 재산권을 포기하라면 누가 동의하겠는가 ?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기 보다는 유치원 폐원하고 땅팔고 건물팔아서 다른 사업하는 것이 훨씬 낫다. 마구마구 분위기로 몰아갈 일은 아니라고 보는 이유이다.

그래서 항상 타협과 협상은 옳은 것이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겠다. 그러나 명분이 그럴 듯하다고 해서 항상 정의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정의는 손해를 보는 사람보다 혜택을 보는 사람이 많을 때 구현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누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을까 ? 사립유치원 원장일까 ? 아니면 유치원생일까 ?
당연히 어린아이들이다. 그리고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다.

윤은혜 장관이 정치를 하지말고 정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유치원사태를 보면서, 정치를 하나 정책을 하나 ?’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