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우리는 잘하고 있나 ?

우리는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본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의 탄핵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마침 신문사에서 논설위원을 하고 있는 후배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박근혜의 탄핵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박근혜가 탄핵된 것은 최순실의 국정농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최순실이라는 사람에게 국정과 관련한 자문을 받는 것이 탄핵될 정도로 나쁜 일이었을까? 내가 대통령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일들을 물어볼 것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내 개인의 생각만으로 하기에는 너무 큰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청와대 참모진들도 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한계가 있다. 하나하나 이성적으로 따져서 보면 그게 대통령을 탄핵시킬 정도였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내주변의 노인들은 박근혜가 돈을 먹었냐 ? 도둑질을 했냐 ? 하면서 따지곤 한다. 물론 최순실이 어떤 회사하나 만들어서 돈을 먹었다고 하지만, 솔직히 이제까지 역대 정권들 중에서 그정도도 안하고 지나간 경우가 얼마나 있었을까 ? 최순실사건으로 밝혀져서 그렇지 아마도 역대정권 중에서 박근혜 정부의 독직은 그리 정도가 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 분노했었을까 ?

우리가 분노했던 것은 단순한 국정농단 때문이 아니다. 사실 국정을 잘못 운용했으면 선거를 통해서 정치적으로 심판을 받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때까지 참지 못하고 광화문 네거리로 나섰다. 물론 필자도 광화문에 나갔다. 제가 박근혜 탄핵의 문제를 제시하고 나온다고 해서 이 사람이 수구꼴통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이제까지 제글을 읽어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오히려 중도좌파에 속하는 사람이다. 박근혜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과연 우리가 그 당시 무엇에 분노했는가를 차분하게 생각해보고자 하는 생각 때문이다.

술잔을 기울이다가 난 당시 사건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당시 박근혜 정권은 산업시대의 논리로 통치를 하려 했고, 우리사회는 그런 산업시대 방식의 통치를 받아 들일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광화문에 나선 사람들은 최순실의 농단에 분노했지만 그 저변에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박근혜식 통치방식이 더 이상 우리사회에 필요하지 않다는 무의식이 깔려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말해서 박근혜의 통치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신속하게 바꾸어야 했다는 것이다.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를 이야기 하기 위한 것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과연 지금의 정치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시대상황에 부합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 지금 우리는 시대정신에 맞는 정치를 하고 있는가 아닌가 ? 각자의 생각과 입장에 따라 다 다를 것이다. 저는 지금의 정부가 시대적 요구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집권세력들에게 바라는 것은 남북문제만이 아니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다. 지금의 정치와 정책이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가 ?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 우리가 직면할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가 될 확률이 많을 것이다.

이러저리 둘러보아도 지금의 집권세력이 그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그래서 우울하게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세대는 그래도 이럭저럭 살았다. 그러나 우리 밑의 세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제 정치도 조금 젊은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 과거의 이념과 문제의식만을 가지고 미래의 삶을 설계할 수는 없는 법이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이 와야 한다. 사람도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 우리 세대는 솔직하게 지금의 세대가 살아야 할 삶을 해결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물러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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