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일본문제, 상황에 따라가면 진다

일본의 무역제재에 대해 비분강개한다. 왜 화가 나고 비분강개하는지 한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일본의 숨은 의도가 화나게 한다. 일본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우리정부의 교체라는 이야기도 하고, 우리의 첨단산업의 싹을 잘라서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아마도 일본이 이런 조치를 취할때는 위와 같은 요소들을 다 고려했을 것이다.

두번째, 앞으로 한일관계가 더 어려워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걱정이 된다. 만일 일본이 이렇게 철저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무역제재를 한다고 하면, 이것을 해결하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우리는 아베가 문제라고 하지만 언론보도를 보면 일본인들이 압도적으로 아베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점을 우리는 어떻게 인식해야 할까 ? 결코 쉽게 이 문제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번째, 미일이 사전에 이문제에 대해 서로 사전협의했고 미국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일간 문제가 생기면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물론 역사문제와 같이 한일간 감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개입하지 않았지만,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나름의 역할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다르다. 한일간의 문제라며 발을 뒤로 뺀다. 일본은 미국의 중재를 거부했다. 트럼프는 한일이 모두 다 요청하면 역할을 하겠다고 한다. 그것은 미국이 지금의 한일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국의 이러한 태도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까 ?

네번째, 우리 정부의 대응이 미덥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 정부는 국민들의 반응에 따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일반적인 정치적 사안과 일본의 무역제재는 궤가 다르다. 통상적인 정치적문제라면 청와대가 어떻게하든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무역제재는 우리의 산업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에서 이번기회를 통해 우리가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좋은 기회라고 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공감한다. 그런데 단기적인 측면에서 볼때 우리정부가 지금의 상황을 야당때리기로 희희낙락하는 것은 적절치가 않다.

우리국민들이 항의 시위하고 불매운동하는 것은 정부의 대일 협상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이번기회를 통해 토착왜구들을 척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에서 볼 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조국 민정수석의 행동은 유감스럽기 그지 없다. 조국이 하는 역할은 시민운동단체가 할 일이지 청와대 수석이 할일이 아니다. 그것도 민정수석이 할일은 절대로 아니다.

지금의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정신승리로 극복할 수 있는 위협이 아니다. 여러 뉴스에 묻혀버리고 말았지만 SK 최태원 회장이 한말을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의 실력, 그리고 협력업체의 능력으로는 일본의 상품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불소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마치 우리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 처럼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야도 있다.

저번 포스트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파기를 강력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던 것도 출구전략의 일환이었다. 또한 그것은 응수타진의 일환이다. 만일 일본과 미국이 우리의 한일정보보호협정 파기 주장에 반응이 없다면 이것은 지금의 상황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차원에서도 미국에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주장했던 자주국방을 정말로 추진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지금 일본의 무역제재는 아직 탯줄을 자를 준비가 되지 않은 태아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경제가 일본의 이런 공격을 견뎌낼 만큼 실력을 갖추었나 하는 점에서 의구심이 든다. 싸울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싸우면 진다. 질것을 각오하고 싸워서는 안된다. 이겨놓고 싸워야 한다는 손자병법의 가르침을 제대로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안보적 측면에서 미국이 우리의 한일정보보호협정 파기 주장에 무덤덤하다는 것은 우리가 미국에 더 이상 안보를 의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는 이미 상당히 큰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탯줄을 아직 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탯줄을 잘라야 하는 상황이 이미 한참은 지났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다음과 같다

1, 한일정보보호협정을 파기하지 않고 제3국중재안이나 국제사법재판소로 간다

  1. 한일정보호보협정을 파기하고 제3국중재안이나 국제사법재판소로 간다.

  2. 한일정보보호협정을 파기하고 제3국 중재안이나 국제사법재판소도 가지 않는다

  3. 한일정보호협정을 파기하지 않고 제3국 중재안이나 국제사법재판소도 가지 않는다.

어떤 방안이 가장 유리할까?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다시한번 정부와 청와대에 바라는 것은 조국처럼 국내정치게임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유감스럽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국내정치게임할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다. 난 그래서 조국이 밉다. 국가의 운명을 정파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자 하는 간특한 의도가 너무 빤하게 읽힌다.

전략을 다루려면 상황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황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 정부와 청와대는 어떤 상황을 만들어 가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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