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한일정보호협정파기, 단순한 협상카드가 아니다.

일본은 무역규제이후 계속해서 공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 규제를 시작했을때 화이트 국가배제 선언일자를 8.15일로 잡은 것을 보면, 한편으로 한편으로 일본이 치졸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를 일본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실감하게 만든다. 일본은 우리를 아직 경제 식민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지나친 것일까 ?

처음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때 부터, 화가 나지만 명예로운 출구를 찾아야 하되, 반면에 장기적으로 실력을 키우고, 내부적으로 토왜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이번에 우리에게 강력한 타격과 피해를 줄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앞장서서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해야 하고 일본으로 여행도 하면 안된다고 했다. 사실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정부차원의 우리 대책이 그리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이나 일본으로의 여행을 하지 않으면 일본 기업에 타격을 주고 일본의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게 되며, 그렇게 해야 아베도 국내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 정보보호 협정의 파기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필자가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파기를 주장한 이유는 미국의 불명확한 태도 때문이었다. 항간에는 미국이 일본의 이런 조치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했으며, 최소한 묵시적인 동의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이런 추측은 주로 일본에서 나왔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파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던 이유중의 하나는 미국이 일본과 협의를 했느냐 안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일본과 협의를 하지 않았다면, 한일정보보호 협정의 파기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을 것이다. 동북아 안보질서를 한미일 구도로 가져가기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일정보보호 협정을 다른 나라와의 일반적 정보보호협정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지금의 한일관계와 동북아 안보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이다.

미국무부에서는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파기까지 가면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입장이 일본의 무역제재를 철회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갈지, 아니면 우리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상황으로 갈 지 알수 없다.

청와대에서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파기를 옵션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이것이 미국을 이번 사태에 개입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실 언론에서는 지금 이런 상황에 그런 기사를 쓰면 안된다. 우리 정부가 내놓은 카드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정부, 일본과 안보관계 전면재검토와 같은 기사를 내놓아야 한다. 우리정부가 미국을 개입시키기 위한 카드라고 논평한 언론은 아직도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의존적인 정신적 식민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일정보보호 협정의 파기 가능성까지 내놓았다. 이제는 만일 일본이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파기도 감수한다고 할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일단 미국은 미중 경쟁상황에서 한미일 3각구도의 유지와 강화를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생각대로라면 당연히 일본을 다독일 것이다. 그래서 무역제재를 해소하고 한일이 서로 명예롭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것이다. 그 접점은 이전에도 언급한바 있는 것 처럼 국제사법재판소에 본건을 옮겨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제3자 중재위를 거부하고 있지만 사실 지금의 상황에서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무릎을 꿇으라고 하기는 어렵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안이 아닌 제3안을 구상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러지 못했을 경우다. 우리의 판단과 달리 일본이 한일정보보호협정 파기를 감수하고 화이트국가 배제를 선언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한일정보보호협정을 파기해야 한다.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 기존의 한미일 3각구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한미일 3각구도를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미국이 일본을 더 중시하든, 아니면 중재할 능력이 부족하든 간에 이번 사건은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역량과 조정 능력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압박하게 위해 한일 정보보호협정 파기 카드를 던졌지만, 이것은 미국에게는 어려운 시험문제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앞으로도 세계제국을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일 어떤 경우라도 미국이 이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동북아 지역은 힘의 공백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미국주도의 한미일 3각 구도는 미국-일본-한국이라는 계서적 관계를 전제하고 있다. 미국에게는 일본이 우선이고 한국은 보조적인 관계라는 것이다. 미국이 은연중에 일본을 중시하는 것은 미국중심의 동북아 및 태평양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한국이 일본의 영향력하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그런 계서적 관계 들어가서는 미래가 없다. 이번 일본의 조치는 한미일 기존 관계에 균열을 초래했다. 그런 균열이 불안하다. 그러나 그런 불안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파기는 단순한 카드가 아니라 실제로 실행을 전제해야 한다. 변화하는 상황, 예상치 못한 상황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앞으로 나설 수 없다. 만들어진 질서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식민적 사고방식이다. 내가 살아갈 세상의 질서는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비로소 도약이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도약하지 않으면 타개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위기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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