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국내정치와 대외정책 그리고 조국 민정수석

조국 민정수석이 연일 한일문제에 관한 포스트를 올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을 때리는 것은 민정수석의 역할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국 민정수석은 국가의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나름의 불문율이 있었다. 적어도 청와대에 들어가면 자기정치를 삼가는 것이다. 정치인 출신들은 자기정치를 관두기가 어렵다. 선거에 출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구현하고 국정을 이끌어가기 위해 자기정치를 삼가했다.

이런 수십년간의 질서라는 측면에서 보면 조국 민정수석의 행보는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허용해주는 청와대 분위기도 정상이 아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허용해주어야 하는데, 그것도 이상하다. 그런 역할은 민정수석 말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민정수석은 가급적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칼자루를 잡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도력과 리더십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다.

각설하고 조국 민정수석이 자신의 SNS에 죽창가에 이어 한일간 경제전쟁에서 좌우가 문제가 아니라 애국이냐 매국이냐가 문제다라고 이야기했다. 참 재미있는 양반이다. 조국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 기회에 자한당의 정체성을 그대로 노출시켜서 다음 총선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리라. 국내정치적인 면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정파적 입장에서 유리하다.

그런 이야기를 여당의 정치인이 한다면, 그럴 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청와대의 조국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 사실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일본과 정면대결을 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비록 밉지만 자한당을 어떻게든 끌고 가야한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자가 그런 소리를 하면, 자한당이 어떻게 같이 가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나 ? 조국은 그런 것을 노리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국내정치의 정파적인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고 청와대 본연의 사명이라고 할 국정운영이라는 점에서는 지극히 자해적인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 청와대 5자 회담을 통해 형식상으로는 여야가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일본과 싸우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여러번 포스트를 했지만, 사실 우리는 일본의 상대가 안된다. 기술과 능력이라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준비의 철저함이라는 측면에서 특히 더 그러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우리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산업전반에 우리의 피해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이전의 포스트에서 제3자 중재위가 되었던 국제사법재판소가 되었던 이문제로 한일이 직접 부딛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한 것은 그것 때문이다. 잘못하면 자해적 행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끌고 온 것은 잘못이다. 물론 그 이전에 보수정권이 잘못을 했지만, 이번 정부에서 뭔가 정리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자한당에서는 그것을 국익을 담보로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그런 비난이 전혀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히 그런 측면이 없지 않았으니 말이다. 한편, 그런 것이야 정당정치에서 지극히 당연한 것 아닌가 ? 문제는 그 선이 어디까지냐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선을 넘어간 것 같다. 문재인 정권과 아베 정권이 그점에서는 똑 같다.

대외정책은 국내정치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그말은 국내의 정파정치를 위해 대외정책을 이용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국내의 실질적 이익을 위해 대외정책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5자회담에서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을 파기해야 한다고 심상정이 이야기 했다고 한다. 적어도 ‘애국’적 야당의 입장에서 충분히 해야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한일 군사정보호협정은 미국에게 한일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의미이다. 너무 길게 가면 우리의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더 나가면 우리가 다음에 한일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상상하기 어려운 댓가를 치루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투자이건 정책이건 몰빵은 위험하다. 항상 일정한 분산이 중요하다.

국민들은 격렬하게 반일을 외칠 수도 있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은 들풀처럼 타 올라야 한다. 그것은 우리정부의 협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는 냉정하게 이번 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일본은 우리의 실력을 다 알고 있다. 시간이 가면 우리가 자신들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조국의 행동은 ‘애국’적인 행동이 아니다. 정파의 이익을 위해 국익을 손상시킬 수도 있는 ‘매국’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지금까지 반일의 분위기는 국민들 스스로 만들어 갔다. 조국은 거기에 편승하려는 행동을 하고 있는 기회주의적 속성을 보이고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기회주의는 최악이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해야 한다

등뒤에서 두번이나 칼을 맞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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