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실상사 목탑 폐허앞에서

꽤 큰 절임에도 불구하고 일주문이나 금강문이 없다. 천왕문만 있다. 그리고 해탈문도 없다. 처음 들어가서 보는 것이 천왕문이었다. 천왕문을 지나서 바로 오른쪽으로 기와조각을 무덤처럼 쌓아 놓은 곳이 보인다. 기와들은 과거 폐허가된 실상사의 기와들을 모아 놓은 것이리라. 쌓아 놓은 형태가 무덤을 닮았다. 무덤은 죽은자들의 것. 기와조각들도 생명을 다하고 무덤이 되어버린 것이다. 세상 모든 것엔 생명이 있다. 살아 있을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다. 인간을 위시한 생물의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 그리고 사물의 죽음은 그 의미를 다 하는 것이리라. 탑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탑도 무덤이나 마찬가지다.

1.jpg

기와무덤 뒤에 네모난 터가 있고 그 터에 돌들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다. 위의 건물들은 모두 다 사라지고 주춧돌만 남아 있었다. 그 형태를 보니 마치 경주 황룡사의 목탑과 비슷한 형태다. 그래서 바로 목탑이 있던 곳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다. 그리고 조금 돌아서보니 설명하는 입간판이 서 있었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목탑이 있었다고한다. 아마도 법주사의 목탑과 비슷했으리라.

2.jpg

목탑터에서 재미있는 돌조각을 보았다. 누군가 조각을 만들어 세운 듯 하다. 두개의 돌기둥이 서 있었고 그 위에 새조각이 앉아 있었다. 새 두마리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어미새와 병아리 같았다. 통상 솟대에는 오리나 기러기를 세웠다고 한다. 어미새와 병아리인 것을 보면 아마도 오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jpg

솟대란 삼한시대에 소도에 세워졌다고 한다. 과거의 기억은 끈질기게 남아 있다. 이제는 그 의미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것을 만들었던 기억이 살아 남아 습관처럼 남아 있다.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솟대는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솟대는 폐허가 되어버린 자리에 세워져있다. 소도란 신성한 곳이다. 솟대는 그래서 신성한 곳을 의미한다. 이 솟대는 불타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신성한 곳이라고 일러주는 듯 하다.

절에 들어올때 보았던 장승과 솟대는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어느 종교학자를 만났더니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샤머니즘의 전성시대라고 한다. 유사이래 무당들이 지금처럼 많았던 적이 없다고 한다. 이차돈의 순교로 불교를 받아 들였다. 그리고 중국에서 유교를 받아 들이고 수백년을 유교의 영향아래 살았다. 조선은 세계에서 유일한 성리학 근본주의자였다. 기독교 역사상 유례없는 탄압을 받고도 천주교를 받아 들였다. 그리고 개신교가 우리를 지배했다. 지금은 다시 샤머니즘이 판을 친다고 한다. 어찌보면 돌고 돌아 제자리를 왔는지 모를 일이다.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해서 WTO가 일본을 패소시킴을 보며(부제 : 뭔가 낌세가…)

이 현상에 대한 저의 생각에 대해 여러분들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실상사 목탑 폐허앞에서’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