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유감

사람들은 때로는 희망을 주고 때로는 실망을 준다. 모래시계 검사라고 하여 정치권에 나올때 그를 희망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희망이란 것은 항상 그대로 그자리에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 그를 보면 실망스럽다.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그러려니 한다. 정치인에게 말은 유일한 무기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는 말을 함부로 막 한다. 정치인으로는 올바르지 않은 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상당부분 개인적 성향이라고 억지스럽게 보고 넘어가 줄 수도 있다. 말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지향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생각이 지향하는 것에 별로 썩 마음이 가지 않는다. 그가 스스로 쓴 돼지 교미 유도제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에게 실망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자한당으로 당명을 개정하면서 소위 말하는 친박세력을 척결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새나라당의 혁식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냥 그것을 이어 받았고 그 과정에서 척결하는 듯한 흉내만 냈다. 그리고 그가 새롭게 친박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는 구태의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다. 모래시계 검사였기 때문에 무엇인가 새롭게 우리 정치를 일신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 구태는 그래서 벗기 어려운가 보다. 주변에 있을때는 비판하다가 그 안에 들어가면 구태를 뒤집어 쓰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이란 임의 조직이고 언제라도 사라지고 생길 수 있는 것이기에 그것은 그의 선택이라고 하자. 결과적으로 잘못되면 자한당이 쪼그라들면 그만이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자한당이 소멸되기를 소원한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자한당은 어느 정치적 주의 주장을 하기 보다는 특정세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정치 집단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기회다. 그런데 자한당은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 핵심에 홍준표가 있는 것이다.

이번에 자한당이 망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자고로 보수 정당은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그 나라의 중심적 위치에 서 있는 것이 통상적이다. 진보정당은 그런 보수정당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 나라에 지킬 것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 것일까 ? 지금 자한당은 이상과 주의를 상실한 정치 집단이다.

그들의 유일한 가치는 정치인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들은 정권창출의 가능성을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보수 정당이 왜 필요할까 ?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전멸하고 나면 국정운영은 전반적으로 여당의 주도로 이루어질 것이다. 손수레의 한쪽 바퀴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럼 그에 대한 책임은 자한당의 홍준표가 져야한다. 그는 환골탈태라는 시대적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 자신이 그 소수정당내의 정치적 주도권이라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 그렇지 않고는 그의 지금과 같은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도 지방선거에서 그의 목표는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 미래당을 견제하는 것인 것 같다. 그래야 그가 경상도 정당에서라도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그것보다 더 답답한 것은 북한 핵문제에 관해 보여준 그의 지금까지 행태이다. 두번째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정략적인 쇼라고 폄훼했다. 북한핵문제의 해결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반대를 하더라도 반대를 해야할 것이 있다. 아무리 적이라도 칭찬해주어야 할 것은 칭찬해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보유준 홍준표의 행태를 보면 북한이 핵무장을 다 강화하고 전쟁위협을 가해서라도 문재인 정권을 곤경에 몰아 넣어 주면 좋아할 듯 하다.

성안의 적이 성밖의 적보다 더 무서운 법이다. 홍준표의 최근 언행을 보면 그가 성안의 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안의 적은 언제고 성밖의 적과 내통을 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민족사의 대업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정략적으로 접근해야할 사안이 아니다. 비록 정파를 달리하더라도 한마음이 되어 지원해주고 잘 되기를 성원해 주어야 한다. 물론 구체적 사안에서 이것 저것 무리를 하는 것을 따지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어깃장 놓는 식의 최근 언행은 지극히 실망스럽다.

그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걱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그런 정치인은 아닌 듯 하다. 그런 정치인이 어디있어 ? 라고 하면 할말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한 정파의 정치지도자라고 한다면 최소한 그런 소명의식은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한당이 망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는 정당이라는 것은 아예 존재할 수도 없다는 명제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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