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마곡사에서 대광보전과 대웅전 보기

마곡사는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그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특별히 다른 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광보전 위에 2층으로된 대웅보전이 있다는 것 정도다. 대광보전 앞에 5층 석탑이 있고 그 위에 라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청동의 상륜부가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그냥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도 조금 자세하게 보면 다른 것이 무척 많은 법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서 구경을 할때 무엇이 비슷하고 무엇이 다른가만 살펴보아도 내용이 훨씬 풍부해진다.

대광보전 문을 열었더니 부처님이 건물의 정면이 아니라 한쪽 옆 벽면을 향해 앉아 계셨다. 대광보전을 지키고 있는 보살님에게 물어보았다. “부처님이 옆을 보고 앉아 계시네요 ?” 그랬더니 “청정불신 비로자나 부처님이라서 동쪽을 향해 보고 계십니다”하고 대답한다. 그러고 보니 부석사 무량수전의 부처님도 옆으로 앉아 계셨던 것이 생각났다. 그렇다. 무량수전의 아미타부처님도 동쪽을 향해 않아 계셨다. 여러 절을 다니면서도 방향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앞으로는 방향도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보아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광보전 뒤에는 2층의 대웅전이 있다. 대웅보전 뒤에 있는 둔덕위에 세워 놓았다. 마치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바로 붙어있는 느낌도 난다. 대웅전을 2층으로 지은 것은 앞에 있는 대광보전 때문에 잘 눈에 띄지 않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 볼 때는 조금 복잡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멀리서 보니 전체적인 균형을 고려한 것 같다.
대웅보전에서는 지붕구경을 해야 한다. 바로 앞에 대광보전의 지붕이 고래등 처럼 펼쳐저 있다. 그 지붕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광각렌즈를 가져가지 않아 짤리고 말았다. 다음에는 꼭 광각렌즈를 가져가서 담아 보아야겠다. 대웅보전을 보는 눈을 뒤로 돌리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나만의 세계를 찾는 것이 여행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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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 건너편에서 절을 바라보았다. 특히 단풍에 물든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대웅보전과 대광보전 그리고 5층석탑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었다. 대광보전과 대웅보전 그리고 5층 석탑은 마곡사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가까이서는 잘 알아차리기 어렵다. 냇가 건너에서 보면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특히 냇가 옆 산신각 올라가는 길에서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을 보는 풍경은 별천지다. 단풍과 건물을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꽃만 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단풍도 흐드러진다. 그 단풍의 찬란한 자태에 절 집들도 빛을 잃을 정도다. 하기야 인간이 만든 것이 어찌 자연이 만든 것을 따라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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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마찬가지다. 조금 떨어져 있어야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오히려 잘 알기 어렵다. 인간이란 모두 거기에서 거기다라고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 그 다름을 알기 위해서는 거리가 필요하다. (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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