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마곡사 편, 여유를 느끼는 곳, 냇가따라 걷는 길

마곡사의 특징 중 하나는 절 가운데를 냇가가 가로 지른다는 것이다. 내를 건너서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있고 내를 건너기 전에는 해탈문과 천왕문 그리고 명부전과 영산전이 있다. 당연히 절의 중심은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있는 곳이다. 사람들로 그쪽에 많다. 그러나 우리가 절에 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 큰 건물보고 탑보러 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 나는 불자는 아니지만 절에 가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런 편안함과 여유를 즐기러 간다. 그러다 보니 절에 관한 느낌을 글로 쓰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과 내마음이 가는 곳은 다르다.

몇해에도 이때쯤 마곡사를 찾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내마음에 들었던 곳은 백범 산책길이라고 만들어 놓았던 길을 따라 개천을 넘는 다리였다. 느지막한 오후였다.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나무다리위에 서서 위 아래를 살펴보았다. 마치 피안의 세계 같았다. 너무 느낌이 좋아 한참을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대웅보전을 갔다가 바로 그 길로 따라 갔다. 다리위에 서보니 바로 냇가 건너에 템플스테이 한다고 한옥집을 지어 놓았다. 그때 느꼈던 감동을 되살릴 길이 없었다. 왜 절마다 모두 템플스테이 한다고 난리법석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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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느꼈던 잔잔한 기쁨을 맛볼길이 없었다. 서운했다. 그래서 냇가로 난길을 따라 걸었다. 그 길에서 절집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다. 그 길가에 들어서면서 템플스테이 때문에 서운했던 감정을 거둘 수 있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길건너에서 절집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었다. 정작 가까이에서는 알 수 없었던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의 배치를 제대로 살펴볼 수도 있었다. 예전에는 냇가로 난길을 따라서 걷지 않았던 것 같다. 별로 길지 않은 길이지만 그 길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낙엽이 떨어진 길을 걸으면서 그때 느꼈던 잔잔한 기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여유를 느끼고 싶으면 영산전에서 조용히 앉아서 기분을 달랜다음에 명부전에서 난 길을 따라 냇가로 거슬러 올라가지를 바란다. 그리고 그 길에서 전각들의 모습을 먼거리에서 한번 느껴 보고 다시 다리를 건너 백범길을 따라 대웅보전을 보면 좋을 것이다. 대웅보전 앞에 서서 전각들의 지붕이 보여주는 멋을 느껴보고 다시 대광보전으로 내려와 대광보전을 한바퀴 돌면서 다시 5층석탑을 구경하고 다시 다리를 건너서 천왕문과 해탈문을 지나 찻집에서 차한잔을 마시면 정말 좋을 듯 하다. 나도 다음에 그렇게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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