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통도사 상로원 소감, 어려운 곳

통상 진신사리를 모시는 전각을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그런데 무슨 연유인지 통도사는 대웅전이라고 이름을 붙혀 놓았다. 그 반대편에는 대광명전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광자가 빛광자가 아닌 넓을 광자다. 잘못하면 비로자나불을 모신 전각으로 착각을 할수도 있겠다. 여기에 넓은 광자를 쓴 이유는 무엇일까? 대웅전에는 두개의 이름이 있는 셈이다. 한개의 전각에 두개의 현판이 붙어 있는 것은 처음보는 것 같았다. 아마도 여기도 무슨 사연이 있을 것 같다. 물어볼 사람도 별로 마땅치 않아서 그냥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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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은 그 형식면에서 하로전에 있던 극락보전과 비슷했다. 특히 건물의 기초를 처리한 방식이 불국사의 전각과 유사했다. 신라의 사찰 건축방식이 이럴 수 있겠구나 하는 추측을 하면서 지났다. 대웅전 안은 어두웠다. 그 어두움 사이로 사람들은 연신 절을 하고 있었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금강계단이 대웅전의 한쪽 벽을 통해서 보였다. 대웅전의 한벽은 유리창문이어서 절에서 금강계단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금강계단을 향해 절을 하고 있었다. 대웅전의 지붕은 높았다. 높은 천정이 어둠 속에 있으니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보면서 절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무엇을 위해서 저렇게 공덕을 드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속에서 절하는 사람들이 뭔지 모르게 더욱 절박해 보였다.

아주 옛날에는 금강계단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담을 쳐서 들어갈 수 없게 해놓았다. 그래서 금강계단을 보려면 가장 높은 전각이라고 하는 산신각까지 가야한다. 산신각에서 금강계단을 조금 내려 다 볼 수 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탑은 매우 단아하고 단순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원래 완전 할수록 더 단순해지는 것 같다. 진신사리를 모신 다른 절의 탑보다 훨씬 단아하다. 그 단순함에서 성스러움을 느꼈다. 관광객들이 많아서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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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각에서 내려와 삼성각에 앉았다. 이상한 것은 산신각이 있는데 다시 삼성각이 있다는 것이다. 통상 삼성각이 있으면 산신각이 없는 법이다. 아마도 후대에 전각을 세우는 불사가 많았던 모양이다. 삼성각에 걸터 앉아 구룡지를 바라보았다. 대웅전 옆에 이렇게 연못이 있는 것도 처음 보았다. 통도사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어지러운 건물 배치로 혼란스러웠던 마음도 구룡지를 바라보면서 조금 달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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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는 불보사찰이니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중심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각이 중구난방으로 배치되어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이 통도사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지 않은 이유를 알 듯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 통도사의 복잡한 구성이 오히려 화엄적 세계관을 잘 표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짧은 소견이라 무어라고 하기 참 어려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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