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종로 조계사안에서

조계사는 그리 넓은 곳이 아니다. 아니다. 매우 넓은 곳이다. 넓고 좁고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리고 우리의 감각에 좌우되는 개념이다. 산속에 있다면 조계사는 그리 넓은 곳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금싸라기 보다 비싼 서울시내 한복판에 있는 그 정도의 땅이라면 무지하게 넓다고 할 수 있다. 종로에서 조계사 만큼 넓은 공터를 가지고 있는 곳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조계사를 들어가면 가운데 커다란 대웅전이 있다. 조계종 총본산 답게 대웅전이 크다. 대웅전 안에 어마어마하게 큰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몇년전 석탄절 저녁에 이곳을 지나다가 연등행사를 본적이 있다. 환한 전등불이 황금빛 부처님을 비치고 있었다. 사람들은 연신 절을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마치 어떤 것에 홀린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대웅전에 들어가기 위해 벗어 놓은 신발들이 놓여 있었다.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신발들이 마치 영혼을 잃어 버린 육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그 신발을 신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들이 기도를 마치고 나와야 비로소 신발은 생명을 부여 받는다. 사람들의 발에 신겨진 실발과 그냥 단아래 놓여 있는 신발의 느낌은 매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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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앞쪽에 석탑이 있다. 거기서 중늙은이 한 사람이 절을 하고 있다. 저렇게 추운날에 저 사람은 무슨 일로 저렇게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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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 보았다. 건물에 둘러싸인 절의 모습. 부조화스럽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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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절은 산속에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내 사주에 중사주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젊을 때는 절에서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드니 그런 일을 못할 것 같다. 사람 주변에 있는 것이 좋다. 사람들 목소리를 듣는 것도 좋다. 예전에는 까칠해서인지 누가 옆에서 이야기거는 것도 싫어했다. 그런데 지금은 일부러 카페에서 사람들의 냄새와 소란스런 이야기를 들으며 일을 한다. 지금도 그렇다.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조계사는 자리를 잘못 잡은 것 같다. 차라리 북한산이나 남한산 자락에 자리잡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조계사를 나왔더니 허름한 상가에 스님 가사와 각종 불구를 팔고 있었다. 그림이 그럴 듯해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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