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이야기) 탑비와 강아지, 고달사지에서

휑한 절터에 남겨진 것들이 있다. 모두 돌로 만든 것들이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커다란 비석이었다.
이름하여 원종대사탑비다. 고려 광종때 국사의 예우를 받았다고 한다. 16,7세기까지 절은 그대로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임진왜란때에 불타버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워낙 많은 절들이 불에 타버렸다.

스크린샷 2019-03-31 오후 10.50.34.png

원종대사 탑비는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인데 비석 몸체는 여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귀부부분과 이수부분은 그자리에 남아 있다. 비신은 새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박물관으로 옮겨놓으려면 모두 다 가져다 놓지 왜 비신만 옮겨 놓았는지 잘 모르겠다. 복사본을 만들려면 모두 다 한세트로 만드는 것이 유물관리에도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이수부분은 비석의 제일 머리에 있는 부분이다. 통상 용들이 또아리 뜬 모습을 새겨놓았다.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었다. 그래도 역시 관심을 끄는 부분은 귀부 부분이다. 받침대는 거북을 본따서 만들었는데 이상하게 다들 머리는 용머리이다. 대부분 귀부부분의 입에는 여의주가 물려져 있다.

귀부부분을 보면 조각의 예술성을 알 수 있다. 아직 시기별 특징을 잘 파악해 낼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고려 초중기에는 귀부부분이 조금 거칠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돌을 다듬는 기술이 조금 거칠고 선도 굵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통일신라때의 탑비가 있는데 한번 서로 비교해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여기서 정말 관심을 끌었던 것은 원종대사 탑비 보다 조금 위에 있는 귀부부분만 남은 조각이다. 형태로 보아하니 통일신라 이전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탑신이 남아 있지 않아서 누구것인지 언제만든 것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머리 부분도 날라가버렸다. 그러나 귀부부분의 조각은 매우 간결하고 단아하고 선이 부드러웠다.

스크린샷 2019-03-31 오후 11.07.07.png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원종대사 탑비의 귀부부분 처럼 우락부락한 것보다 조금 여성스럽고 선이 부드러운 것이 훨씬 마음에 든다.

재미있었던 것은 고달사지의 한쪽 구석에 있는 암자에서 키우는 듯한 강아지 한마리의 행동이었다. 절에 사는 개들은 꼭 사람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강아지들이 절에 오는 사람들 안내하기도 한다. 산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들이 오면 이리 오래고 해서 절로 안내한다. 여기서도 그런 듯 했다. 강아지가 저멀리서 날 보더니 다가와 뭐라고 하는 것 같았다. 암자로 갈 것이냐고 그러면 내가 안내해 주겠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그 강아지가 임자 없는 탑비위 귀부 위에 올라가 서 있었다. 탑의 주인이 강아지가 되는 것 같았다. 마치 세상 모든 것에는 불성이 있고 나 강아지에게도 불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강아지가 다른 곳으로 갈까 싶어서 빨리 사진을 찍었다.

고달사지에가면 꼭 강아지의 안내를 받아 보시기바란다.


DCLICK: An Incentivized Ad platform by Proof of Click - 스팀 기반 애드센스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스티미언 여러분. 오늘 여러분께 스팀 블록체인 기반 광고 플랫폼 DCLICK을 소개…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이야기) 탑비와 강아지, 고달사지에서’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