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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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지지가 늘어 간다는 뉴스가 있다. 처음에는 조금 정신이 나간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철수를 위협하는 정도까지 되었다니 놀랄일이다. 어제는 충청도가서 영남하고 충청도 사람들로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한심한 생각도 들고 이러려고 촛불했나 하는 자괴감도 든다.

홍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준표의 약진이 나를 한숨짓게한다. 만일 유승민이 약진했다면 내 마음이 이렇게 산란하거나 복잡하지 않을 것이다.

홍준표의 지지도 상승은 한 시대와 종말을 고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까 하는 회의감 때문이다. 박근혜의 탄핵으로 길고 긴 유신체제로 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홍준표의 등장은 나의 이러한 기대와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한 시대와 종말을 고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대의 마지막 커튼에는 그것을 넘기지 않으려는 저항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탄핵으로 없어져야 했던 수구세력들이 이렇게 남아서 끝까지 역사의 진행을 방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세상의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래서 이것 저것 생각해보았다. 왜 사람들은 홍준표를 지지할까? 단순하게 과거로 돌아가고자하는 말도 않되는 이유 때문일까? 지금 홍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친박이나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홍준표가 뜨고 있는 것은 홍준표 때문이다. 그가 지금과 같이 말도 안되는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경남도지사로 보여준 행동 때문이다. 진료의료원의 폐쇄와 같은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 붙인 것에 대해 찬반 양론이 많았다. 결국 그의 폐지 주장이 지지를 받았다. 왜 그랬을까? 그 뿐만 아니라 교육청에 무상급식비도 지출하지 않았다. 이유는 감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의 행동 이면을 잘 보아야 한다. 그는 자신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켰고 여론에 끌려다니지 않았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의 그런 면을 높게 사는 것 같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 그가 생각보다 높은 지지를 받는 이유의 이면에는 반동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가 보여준 행동을 시원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똘아이 같은 짓만 했으면 사람들이 그를 지지했을까?

홍준표가 보여준 지지율의 상승을 보고 진보측도 많을 것을 느껴야 한다. 우리의 진보는 도덕적으로 해이한 점이 없지 않다. 보수를 보고 부패했다고 비난하지만 진보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끼리끼리 해먹고 남은 비판하면서 자기편은 봐주는 행동을 서슴치 않게 한 것이다. 국민들은 그런 분위기 다 알고 있다.

국민들은 좌파의 이념이 싫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행태가 싫은 것이다. 그것이 탄핵정국에서 탄핵본당인 자유한국당이 말도 않되게 약진하는이유가 아니겠는가?

홍준표가 어떤 이유로든지 약진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홍준표는 어떠한 이유로는 한시대의 종식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역사적 죄인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나는 그가 그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준 것은 바로 진보의 그늘 때문이었다.

손님이 와서 말이 왔다갔다 했다.

    1. 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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