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천은사 입구의 정자에서

절을 다니다 보면 규모가 매우 커도 감흥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규모가 작아도 구석구석 의미가 있고 느낌이 남다른 곳이 있다. 천은사는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았으나 그냥 크기만 큰 절과는 그 느낌이 조금 달랐다. 그것을 처음 느낀 것은 일주문이었다.

일주문을 지나서 조금 가다 보니 개천이 나왔다. 개천은 우리가 가려고 하는 천은사 바로 앞을 가로 질러 흐르고 있었다. 이 개천은 조금 밑의 저수지로 모였다. 지리산의 개천은 이리 모여 이지역의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생명수가 되었던 것이다. 천은저수지는 상당히 오래된 듯 했다. 주변의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다. 당시는 물이 그리 많이 흐르지 않았지만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수량이 상당한 듯 했다. 개천주변의 축대가 매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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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절을 다니면서 나는 개천을 불교적 의미의 메타포라고 생각을 했다. 속세와 불법의 세계를 가로 지르는 경계와 같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이다. 나의 해석이 옳은지 그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불교적 세계와 속세를 가로 지르는 경계라는 의미에서 물길 처럼 적절한 것을 없을 것이다.

천은사에서 다시 의미를 되새긴 것은 개천의 돌다리 바로 지나서 2층 누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건너 2층 누각이 있는 경우는 여러번 본 적이 있다. 해남 대흥사의 대웅전을 들어가는 하천의 다리를 건너면 2층 누각이 있다. 이름하여 침계루. 계곡을 베고 눕는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천은사의 2층 누각은 대흥사의 침계루와 조금 다르다. 대웅전 입구의 역할을 하는 대흥사의 침계루와 달리 천은사의 수홍루는 하천을 지나자 마자 바로 서 있다. 그러나 그 이름은 둘다 매우 시적이다. 계곡을 베고 있는 정자라는 뜻이나 무지개가 내리는 정자라는 뜻이나 서로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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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 수홍루는 마치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불교적 낙원을 마치 도교적으로 표현한 듯 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나라의 불교는 도교적 요소도 상당히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수홍루는 선인들이 2층 정자에서 감로주를 마시며 즐기는 장소같았다. 워낙 장소가 멋있어서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는 장소라고 한다.

수홍루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천은사 경내로 발길을 천천히 옮겼다. 수홍루 지나자 마자 매점이 나온다. 매점 바로 옆에 샘물이 있다. 이 샘물이 감춰진 샘에서 나오는 것인가 보다. 전설에 천은사의 감로수를 마시면 병이 낫는다고 한다. 물을 한잔 마시고 천천히 경내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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