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그렇듯이 북한에 대해 강경한 방법을 구사해야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은 신이 났다. 중앙일보에서는 과거 북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서 성공한 방법들을 열거하면서 지금의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놀아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미 필자는 미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고 했을때 앞으로 매우 장기간에 걸친 협의과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견한바 바 있다. 참 이상한 이야기지만 강경한 방법은 강경한 방법대로 유화적인 방법은 유화적인 방법대로 위험하다.
제2차 세계대전은 영국의 챔벌린이 독일의 히틀러에게 처음부터 양보를 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견해가 많다. 유화정책이 세계대전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챔벌린이 유화정책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전쟁이 발발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제2차 세계대전은 챔벌린의 유화정책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강경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히틀러의 야망을 꺽을 수 없었다는 말이다.
강경한 정책이 전쟁을 막는 것은 아니다. 강경한 정책은 상대방을 강경하게 몰고 나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 상대방을 강경한 방법으로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도 그에 해당하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과거 북한에 대해서 강경하게 대응해서 조금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해서 그 방법이 지금도 유용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또한 과거 북한에 대해 화해협력정책을 해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지금도 화해협력정책이 유일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과거는 참고는 할 수 있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현재의 정책은 현재의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판단하고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핵문제를 단 1,2년 만에 해결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적일까 ? 아마 북핵문제가 아주 초기단계였다면 그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데 실패했다. 유화적인 정책과 강경한 정책을 오가다가 나중에는 니 마음대로 하세요하는 무관심 정책까지 왔다갔다 했다.
아마도 지금까지 미국의 대외정책중 가장 실패한 정책의 하나가 북한 핵문제가 아닌가 한다.
가장 결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였던 것 같다. 무대응도 대응이라는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지금과 같이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탄 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만들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때마다 각종 제재를 남발했지만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리고는 핵을 먹고 살수는 없다는 말로 일관했다.
결국 지금의 상황을 보면 군사적으로 타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강경한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방지하지 못했다. 북한이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지정학적으로 북한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매우 잘 활용해왔다. 미국이 중동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북한을 다룰 수 없었던 이유이다.
현실이 그러하다면 어떤 방법으로 북한을 다루어야 할까 ? 당연히 미국의 체제내로 포용해 내어야 한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무기를 가지고 위협을 한다면 북한을 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친구로 두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것은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보상황을 다룰때는 보수적인 시각이나 진보적인 시각을 통해 문제를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트럼프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취한 듯 하다.
정말 지금부터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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