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칼럼) 문정인 특보의 주한 미군철수 불가피론을 보며

문정인 특보가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이 더 이상 주둔할 명분이 없어진다는 내용의 강연과 글을 썼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모양이다.

문정인의 주한미군 철수론의 뿌리는 노무현 정권 당시로부터 출발하는 것 같다. 당시는 전작권 전환이었다. 우리군이 전작권을 환수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주한미군 철수로 한발자욱 더 나아갔다. 전작권 전환이나 주한미군 철수나 그말이 그말인 듯 하지만 그 의미는 상당히 다르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주한미군이 주둔하게된 배경은 1950년 한국전쟁 때문이었다. 한국전쟁으로 미국이 참전하였고 그 이후 지금까지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전투가 끝나고 70년 가까이 되었어도 지금껏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으면 주한미군이 철수할 수 있을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은 듯 하다. 정전협정이후 전투는 중지되었으나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전쟁의 원인이었던 미국과 러시아 주도하의 냉전은 종식되었으나, 여전히 한반도 주변의 첨예한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중국이 러시아 뒤를 이어서 미국과 힘대결을 벌이고 있다.

주한미군은 냉전이나 지금의 미중간 대결의 상황에서나 한반도에서 안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주둔이유와 이로 인한 이익의 범위가 한반도안에서 머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평화협정이 맺어지면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히려 이후의 상황을 복잡하게 할 수도 있다. 우리 주변안보상황이 복잡해지고 불안정해지면 결국 우리가 손해다. 손해볼 짓은 안하는 것이 낫다.

결국 청와대에서 주한미군 철수론과 선을 그엇다. 김정은도 주한미군 철수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그런 해명을 보고 조금 실망했다. 주한미군이 김정은의 요구에 따라 철수하고 말고를 결정할 정도로 우리나라 안보진들은 아무 생각이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김정은이 주한미군 철수해야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어쩔건가 ?

그런데 왜 김정은이 주한미군 철수를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 두가지 이유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는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것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주한미군 철수는 한국과 논할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와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요구사항으로 남겨두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첫번째 주한미군 철수가 자신의 이익과 반한다는 것은 무슨 소리일까? 김정은은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다. 장성택이 중국을 뒤에 업고 김정은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다. 중국이 다루기 힘든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없애버리고 고분고분한 장성택을 내세우려고 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일 그렇다면 김정은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견제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그대로 있어주는 것은 자신에게 훨씬 이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히 주한미군의 철수를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

두번째 트럼프와 빅딜을 하기 위한 재료로 아껴 놓았을 가능성이다. 만일 그렇다며 김정은의 시도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사람이다. 당연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주한미군 철수는 충분하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김정은은 실로 어마어마한 거래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문정인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청와대 말처럼 그냥 학자의 넋두리에 불과한건가 ? 아니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염두에 둔 포석인가 ? 문정인이 그냥 혼자생각을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나름대로 내부적인 조율을 거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미 미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된 이야기가 이미 의제로 다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돌고 돌며 변화한다. 앞으로 불과 한달 안에 미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만일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수용한다면 남한을 중국의 영향권안에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결과가 된다. 그럼 우리는 중화주의라는 전혀 다른 세계질서에 직면하게 된다. 다시 조선이 된다고나 할까?

트럼프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남한을 중국의 영향권으로 넘겨주는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그건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핵문제도 결국은 미중간 세력각축의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상일은 알수가 없는 법이다. 결국 미북회담을 해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왜 지금 주한미군 철수를 이야기 하지 않았는지를, 그리고 그들의 속내가 어떤 것인지를 말이다.

만일 미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결정한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
미리미리 생각해놓지 않으면 당한다.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편집자 칼럼) 문정인 특보의 주한 미군철수 불가피론을 보며’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