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미북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어안이 벙벙하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비슷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누군가가 한 적이 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생각해야할까 ?
먼저 트럼프가 왜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했는지 그 배경을 이해해보자. 물론 트럼프의 머리속에도 들어가보지 않았고 미북간에 어떤 내용의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알 수 없을런지 모른다. 대부분은 그냥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추측이라도 해야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트럼프가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번 회담에서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회담은 회담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회담을 통해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통상적으로 정치인의 경우는 담화문의 내용을 이러 저리 다듬어서 마치 뭔가 큰 성과를 거둔 것 처럼 위장을 한다. 그런데 트럼프는 사업가 출신이라 분명한 결과가 아니면 어정쩡하게 포장해서 나중에 제대로 후회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미북의 실무진간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의제 조율이 있었을 것이고 거기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트럼프는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며 분명한 결과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본인의 추측이다.
그렇게 본다면 트럼프가 최근 북한 김계관과 최선희의 발언을 핑게삼아 회담취소를 한 것은 다음의 수순을 위한 고도의 술수인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김계관과 최선희는 트럼프가 회담 취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트럼프로서는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회담을 취소할 수 있는 명분을 준 김계관과 최선희가 고마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트럼프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중국의 입장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제 앞으로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중국이 이익을 본 것이 아니냐고 하는 보도를 했다. 본인의 생각은 정반대다.
트럼프의 이번 결정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는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트럼프는 중국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앞으로 중국이 미북 정상회담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이다. 중재자란 양측으로 부터 모두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이미 미국은 중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결정을 통해 중국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간에 끼어 들어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이번 결정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집단은 바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 온 북한의 강경파들일 것이다. 그간 북한은 대외관계에서 항상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왔다. 본인은 이번의 김계관 최선희 발언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해를 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런 접근 방식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트럼프의 결정배경에는 그간 북한의 외교적 술책에 대한 경험축적이 있었을 것이다.
북한은 이번 트럼프의 회담취소 결정으로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플랜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대외정책은 대내정책의 연장이다. 이것은 레닌이 한 말이다. 북한이 유화적인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은 내부적인 영향이 있었다는 의미이다. 북한이 이번 회담을 통해 그간의 봉쇄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내부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바로 그런 점을 노렸는지 모른다. 북한이 벼랑끝 전술의 효용성이 다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 말이다. 북한 같은 작은 나라가 대외정책의 혼선을 빚는 것은 상당한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타격을 통해 북한내 강경파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것일까 ?
우리 정부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 것 같다. 본인은 그와 반대로 생각한다. 앞으로 북한은 미국과 회담의 연결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고 그것은 남북관계이외에 다른 탈출구는 없다. 당분간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미북관계의 징검다리는 남북관계에서 시작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조바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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