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주식 및 국고채 모두 아주 훌륭한 투자 수단이긴 하지만, 어쨌든 종잇조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벽에 걸어놓고 감상하거나, 이웃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산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부유층들은 자기 재산을 보다 실질적인 것에 투자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부동산도 있지만, 예술품, 고급 와인 및 클래식 자동차 같은 수집품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수집품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요?
런던 비즈니스 스쿨 (LBS)의 엘로이 딤슨, 폴 마시 및 마이크 스턴튼 교수가 크레디트 스위스의 의뢰로 금융 시장을 분석해 글로벌 투자 수익률 연감을 내놓았습니다.
그 결과 여러 자산들 사이에 다소간의 수익률 격차가 있음이 나타났습니다(위 차트 참조). 수집품 중 고급 와인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와인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식초로 변해 사라질 거라고 주장하는 냉소주의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겠죠.
정말로 오래된 와인은 종종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1787년산 샤또 라피트 로칠드 한 병이 1985년 156,450달러에 팔렸는데, 토머스 제퍼슨이 소유했던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자산의 수익률을 추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미술품이나 악기의 가격 지수는 주가 지수보다 훨씬 덜 포괄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훌륭한 작품이 그렇지 않은 것들보다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수집품의 수익률에는 본래 상향 편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귀중품을 경매로 매각하는 경우, 거래 비용이 30-40%나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귀중품일수록 수십 년이 된(그리고 몇 세대를 이어 내려온) 것들이 많으므로, 이들을 훨씬 자주 거래되는 주식의 거래 비용과 비교할 때는 연간 수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보험 비용도 있습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집에 두고 싶다면, 도둑맞을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집품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점은 세금입니다. 금융 자산의 양도 소득세는 역사적으로 40% 이상이었습니다. 미술품과 우표는 이자 같은 정기 소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매각할 때만 세금이 부과됩니다. 위 연감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세금을 감안했을 때 수집품의 수익률이 주식보다 더 높았다고 합니다.
그밖에, 투자자는 이러한 자산을 소유함으로써 “감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투자만큼이나 취미로서도 훌륭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 자동차의 가진 사람을 만나봤다면 그들이 자기 자동차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소유한 자산 중 가장 큰 자산은 주택입니다. 2016년 말 세계 주식과 채권의 총 가치가 170조 달러인데 반해, 세계 부동산의 경우 약 228조 달러에 달했습니다. 최근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부동산이 주식보다 위험은 더 적은 반면 비슷한 실질 수익률을 누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위 연감에서는 이런 주장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트와이먼의 법칙을 예로 들면서, “통계치가 흥미롭거나 이례적으로 보인다면, 틀린 것”이라고 말합니다.
연감에서는 임대 소득과 관련해 중계 수수료와 공실 기간의 효과를 너무 과소평가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수십 년 동안 주택 가격의 수준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주택 공급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주택 소유자들은 확장, 중앙난방, 실내 배관 공사 등에 많은 돈을 투자했습니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할 때, 주택의 실질 수익률은 아마 주식보다는 낮지만 국고채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이 연감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지난 118 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금과 은이 현금과 채권보다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금은 급격한 디플레이션 기간에 실질적으로 가장 좋은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할 때 금이 사실상 국고채보다 나았지만, 이런 헤징에는 장기적 비용이 수반됩니다.
1900년 이후 주식은 장기적으로 연평균 5.2%의 실질 수익률을 기록해 투자 자산으로서 가장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투자자들은 이런 높은 수익률이 계속될 거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주식의 미래 수익률은 무위험 자산(예를 들어, 국고채)의 실질 수익률에 위험 프리미엄을 합한 값입니다. 현재 위험 프리미엄은 연평균 3.5% 수준이라고 합니다. 연감에서는 국채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주식의 실질 수익률은 연평균 3%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위 연감에서는 2000년에도 주식 수익률이 낮을 거라는 비슷한 예측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실제 주식 수익률은 2.9%였습니다. 이번의 예측도 맞는다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보르도 와인이나 부가티 자동차 쪽으로 투자 방향을 돌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Economist, “The long-term returns from collecti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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