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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품질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는 고정 및 운전 자본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다. 또한 경영진의 능력을 평가해 볼 수 있는 척도 중 하나이기도 하다.
ROCE(Return on capital employed)는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가격 결정력이 있어야 적절한 마진을 얻어낼 수 있고, 경쟁업체들보다 ROCE가 더 높다면 해자가 있음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ROCE는 기업이 해당 연도에 사용한 자본 대비 창출한 수익을 평가해 얼마나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 보여준다.
ROCE는 이자와 세전 수익을 투하 자본(자본 및 부채)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이해해보자다. A 기업은 2,500만 원의 매출에 이자와 세전 수익으로 500만 원을 벌었고, B 기업은 2,500만 원의 매출에 이자와 세전 수익으로 750만 원을 벌었다고 가정해 보자. 수익성 면에서 매출 총이익이 30%인 B가 20%인 A보다 나은 기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A가 2,000만 원의 자본을 사용했고, B가 1억 원의 자본을 사용했다고 하자. A의 ROCE는 25%(500/2000)이고, B는 7.5%(750/10,000)다. ROCE 기준으로는, A가 투하 자본 대비 더 많은 수익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자본을 더 잘 활용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자본 집약적인 기업은 일반적으로 경제성이 좋지 않다. 이런 기업은 미래에 매출과 수익을 ‘잠재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현재에 많은 자본을 ‘확실하게’ 지출해야 한다. 그리고 자본을 지출한 후 환경이 악화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되면, 사업에 타격을 입게 된다. 예상 매출을 올리지 못할 수 있을뿐더러, 이전에 빌려온 자금에 대한 이자는 지불해야 한다.
항공, 섬유, 인프라, 전력, 소매, 원유 탐사 및 호텔이 자본 집약도가 높은 산업에 속한다. 따라서 좌석이 비어있는 극장, 한산한 소매점 매장, 좌석이 빈 채로 운항하는 항공기 또는 예약률이 낮은 호텔이라면 투자를 재고해 봐야 한다.
어쨌든,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 또는 수익 증가율이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기업이라거나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해당 기업이 얼마나 자본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ROCE) 들여다봐야 한다.
자본 집약적 기업이라 하더라도, 많은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 영업 현금 흐름 같은 자체 자본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면, 즉, ROCE가 높다면, 주주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업은 흔치 않기 때문에, 투자자라면 자본 집약도(고정 및/또는 운전 자본)가 높지 않으면서 자본 효율성(ROCE)가 높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여기서 ROCE가 높은 기업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기도 하다. 재투자 된 자본이 다시 효율적으로 수익 창출에 기여하고, 더 높은 수익 증가율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높은 ROCE는 높은 수익 증가율의 지표이기도 하다.
ROCE + 수익 증가
높은 ROCE와 우수한 수익 증가율이 합해지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ASK 그룹의 바랏 샤(Bharat Shah)는 “Of Long Term Value and Wealth Creation from Equity Investing”에서 이 두 지표를 기준으로 기업을 여섯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높은 ROCE(20% 이상) + 높은 수익 증가율(15% 이상) - 뛰어난 자본 효율성과 탁월한 수익 증가를 보여주므로 최고의 가치를 창출한다. 시장 환경이 나쁠 때도 아주 안전하며, 다년간 복리로 성장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높은 ROCE(20% 이상) + 중간 정도의 수익 증가율(5~15%) - 수익 증가율은 중간 정도지만 자본 효율성이 뛰어나 의미 있는 가치 창출이 가능하므로 안전하다. 수익 증가율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 수익 증가율이 중간 정도이므로 상당한 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지만, 자본 보존은 물론 완만한 상승을 이룰 수 있다.
높은 ROCE(20% 이상) + 낮은 수익 증가율(5% 미만) - 자본 보존은 가능하다. 사업의 품질이 좋아 자본은 보존할 수 있지만, 수익 증가율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가치 창출은 보장할 수 없다. 실제 도전에 직면하게 되면 가치가 사라질 수도 있다.
보통 ROCE(10~20%) + 높은 수익 증가율(15% 이상) - 가치 창출은 어렵고 예측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시장 환경에 좋을 때는 ROCE와 수익이 높아져 가치를 창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 환경이 나쁘면 ROCE와 수익 모두 낮아져 가치 창출이 불가능하다. 주가가 쌀 때 매수하면, 얼마간 수익 증가율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지속 가능 여부는 불투명하다.
보통 ROCE(10~20%) + 저조한 수익 증가율(5~15%) - 가치 창출이 낮고 불규칙하다. 이 관점에서 이상적인 투자 후보는 아니다. 주가가 쌀 때 매수하면, 얼마간 수익 증가율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지속 가능 여부는 불투명하다.
낮은 ROCE(10% 미만) - ROCE가 자본 비용보다 낮을 경우, 수익 증가율이 어떻더라도 장기적으로 가치를 파괴한다. 주가 싸기 때문에 투자 초기에는 깜짝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 가능성은 없다.
주의 사항
숫자는 숫자일 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숫자는 대부분의 경우 거짓말을 하지 않긴 하지만, 때때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한 과거의 좋은 실적에서 속아 거의 고점 부근에서 매수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과거의 좋은 실적이 미래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탐욕에 빠지게 되고 과도한 주가를 지불하게 된다. 따라서 살펴보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별개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ROCE + 수익 증가”를 여러 평가 방법의 하나로 생각하면서, 훌륭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나누는 용도로 사용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ROCE와 수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이라도 주가가 적당할 때 매수해야 투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시장 환경이 좋을 때는 깜짝 실적을 보인다고 해서 ROCE와 수익 증가율이 낮은 기업에 속으면 안 된다.
자료 출처: Safal Niveshak, “ROCE-Growth Matrix, and Few Potential Wealth Crea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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