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왜 가치가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

수천 년 동안 금은 인간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고대 문명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웃들 사이에서는 지위를 과시하고, 통치자들 사이에서는 권력을 과시하며, 국가들 사이에서는 무역을 용이하게 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그 빛나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내재적 가치는 없다. 전자 제품과 치과 병원에서의 제한된 용도 이외에, 금은 바로 금이기 때문에 인간 사회에서 가치를 지닌다. 전 세계 연간 금 수요 중 80% 이상이 보석과 투자 목적이며, 산업용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우리 대부분은 금을 전기 전도체나 충치 치료용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금으로 사용한다.

그렇다면 왜 금일까? 알루미늄은 왜 안 될까? 아니면 철은? 아니면 완전히 다른 것은?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금에 투자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왜? 아니라면 또 왜?

시작해보자.

왜 금이고, 다른 것은 안 되는가?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 다른 많은 금속들과는 달리, 금이 높은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는 희소성, 내구성 및 유연성 이 세 가지 특성 때문이다.

희소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금속인 알루미늄처럼 금도 쉽게 구할 수 있었다면 지금의 지위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금의 연간 생산량의 10분의 1 밖에 안 되는 희토류 금속 로듐처럼 굉장히 희소했다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워런 버핏은 2011년 주주 서한에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세계에 있는 금의 양은 약 17만 톤이다. 이 전부를 모아 녹여서 합하면, 한 변이 약 68피트인 정육면체를 만들 수 있다. (야구장 내야에 충분히 들어간다.)

그리고 금은 연간 몇 천 톤, 즉 2% 정도씩 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이런 금의 기존 보유량과 신규로 추가되는 양 사이의 이런 관계로 인해, 금은 모든 금속의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이름을 얻었다. 희귀성을 인정받을 만큼 작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용할 만큼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이런 상대적인 희소성이 없었다면, 금은 그저 반짝반짝 빛나는 바위였을지도 모른다.

내구성

하지만, 희소성만으로는 금이 높은 지위를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금은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내구성이 강한 금속 중 하나라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녹슬지 않는다. 변색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아주 구체적인 상황에서만 부식될 수 있다.

금을 땅에 묻었다가 50년(또는 5만 년) 후에 꺼내도 아무런 변화도 없다. 피터 번스타인이 “The Power of Gold(번역서: 황금의 지배)”를 쓴 것도 이 때문이다.

카이로에 가면, 4,500년 전 금으로 만든 치아 보철물을 구경할 수 있다. 그 보철물은 오늘날 여러분의 입에 사용해도 될 만큼 상태가 좋다.

이런 엄청난 내구성 때문에, 금이 자연에서 몇 안 되는 진정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로 인해 금은 역사를 통틀어 화폐로 사용되어 온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떨어지는 세상에서, 금은 말 그대로 시간의 시험을 견딜 수 있었다.

유연성

비록 희소성과 내구성이 있더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연성이 없었다면, 금이 세계적인 현상이 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 금은 모든 금속 중에서 가장 유연성이 좋다. 아주 유연하기 때문에, 1온스를 약 100평방피트의 얇은 판으로 만들거나, 50마일 이상으로 길게 뽑을 수 있다. 순금은 금속치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워서, 상대적으로 쉽게 다른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이 특성으로 인해 금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상당히 유용하다. 거의 힘을 들이지 않고도, 나눠서 숨기거나, 이곳저곳으로 운반할 수 있다. 하나의 재화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여기에 희소성과 내구성이 결합되면서, 고대로부터 사람들이 금을 찾아 떠돌아다닌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희소성, 내구성 및 유연성 이 세 가지 훌륭한 특징 이외에, 금의 진정한 가치는 작업 증명(proof of work)이라는 개념을 구체화 해주는데서 나온다.

금이 가치 있는 이유(작업 증명)

위에서 강조한 금의 유익한 화학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치는 얻기 어려운 데서 나온다. 2018년 5월 강연에서 조 웨인스탈은 이렇게 설명한다.

금의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손에 넣기가 (그리고 일단 손에 넣은 후에 간직하기가)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이며, 금을 손에 넣는 것과 주인이 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다.

금을 손에 넣으려면,
— 전쟁에 이길 능력이 있거나,
— 엄청난 인력을 모아 채굴을 시킬 능력이 있거나,
— 전 세계적인 공급 및 이동 경로를 지배할 능력이 있거나,
— 경비원을 고용해 금을 지키게 할 능력이 있거나,
— 돈이 많이 들고 번거로워도, 땅속에서 금을 캐낼 수 있는 기술적 노하우를 갖고 있거나, 등등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금을 손에 넣으려면 다양한 능력(공급 경로 지배권, 군사 지휘권, 과학적 능력, 노동력 통제권 등) 중 하나를 갖고 있어야 한다.

금은 아주 구체적인 작업 증명이다. 금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국가나 국가 같은 기관을 지배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물론 과거의 얘기고, 오늘날 금을 손에 넣기 위해 국가 같은 기관을 지배할 필요는 없지만, 그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역사적으로 금을 가치 있게 만든 것(그리고 오늘날 가치 있게 만들고 있는 것)은 명시적인 소유권(즉, 희귀하고 빛나는 금속 조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소유권에 담긴 암묵적인 메시지다(즉, 희귀하고, 빛나는 금속 조각을 손에 넣을 기술/능력/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한 가장 좋은 사례는 알루미늄의 역사다. 1700년대 후반에 알루미늄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처음에는 금보다 더 값진 취급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알루미늄을 얻어 내기가 엄청나게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1880년에 완공된 워싱턴 기념탑의 꼭대기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제력 공정이 개선되고, 알루미늄을 뽑아내기가 쉬워지면서, 한때 희귀했던 금속이 훨씬 덜 희귀해졌다. 알루미늄을 손에 넣기기 쉬워짐에 따라 작업 증명이 줄어들었고, 금에 비해 가치가 낮아졌다. 미국에서 가장 소중한 명소를 장식했던 금속이 이제 설탕물을 담는 통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부정할 수 없는 작업 증명의 힘이다. 작업 증명이 있어야 존경을 받게 되고, 없을 경우에는 무시당한다. 금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금이 왜 사회에서 가치있게 되었는지 살펴보았고, 이제 금이 얼마나 가치있게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금이 투자 대상이 되었을 때

근대 역사 대부분에서 금은 다양한 형태의 화폐로 사용되었다. 윌리엄 번스타인이 이렇게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시대에 금 1온스는 좋은 남성복 한 벌을 살 수 있었고, 오늘날에도 좋은 양복 한 벌을 살 수 있다.

금은 문자 그대로 돈이었기 때문에,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있는 본질적인 이득이 없었다.

하지만 1973년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하고, 1974년 8월 다시 미국 시민들에게 개인적인 금 소유를 허용한 이후 이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 이후 금은 온스당 156달러에서 오늘날 약 1,750달러로 가치가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금은 미국 달러에서 분리된 이후 구매력이 두 배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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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 가격의 상승은 같은 기간 S&P 500(배당금 포함, 인플레이션 감안)의 상승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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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차트를 보고 장기적으로 금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 내에서 금의 역할이라는 더 큰 의미를 놓친 것이다. 먼저 어떤 투자자가 금에 투자해서는 안 되는지 살펴보자.

금에 투자해서는 안 되는 투자자

장기적으로 금을 소유한다면, 몇 십 년에 걸친 엄청난 손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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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우리 클럽에 온 것을 환영한다. 필자도 한때 금에 투자했었지만,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깨닫고 난 후에 다 팔았다. 최근 몇 달 동안 금 가격이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2011년 최고치 대비 5% 이상 낮은 수준이다.

또한 위험도가 비슷한 많은 다른 자산(예를 들어, 주식, 리츠 등)에 비해 훨씬 변동성이 큰 동시에 수익률은 훨씬 낮다. 예를 들어, 다양한 자산의 위험 대비 수익률 차트를 보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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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금은 “고위험, 고수익”의 패턴을 깨고 있는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금도 호황과 불황의 시기를 거치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시절이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1975년부터 10연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금이 고전하는 기간과 급등하는 기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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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금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모든 단점은 금의 개별적 성과에 근거한 것이지, 포트폴리오 내부에서의 역할을 근거로 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만약 포트폴리오의 수익률보다는 개별 자산의 수익률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라면, 금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만약 포트폴리오 내부의 개별 자산의 수익률에는 관심이 없고, 전체적인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만 관심이 있다면, 금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금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위험 부담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금을 기피하고 있지만, 포트폴리오 수준에서 가치를 더해주는 능력 면에서 금을 소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예를 들어, S&P 500(33.3%), 미국 장기 채권(33.3%) 및 신흥시장 주식(33.3%)으로 균등 배분한 포트폴리오를 생각해 보자. 이어서 S&P 500(25%), 미국 장기 채권(25%), 신흥시장 주식(25%) 및 금(25%)으로 균등 배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자.

이 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금이 포함된 포트폴리오가 더 우수한 성과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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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위험(표준 편차)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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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금 자체의 수익률은 보잘것없지만, 포트폴리오 구성 요소로서는 아주 유용하다는 증거다.

포트폴리오 수준에서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금의 능력에 대한 이유는 다른 전통적인 위험자산 등급(즉, 주식) 과의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과 S&P 500 사이의 월 수익의 평균 상관관계는 역사적으로 다양했지만 기본적으로 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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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른 위험 자산이 붕괴될 때, 금은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예를 들어,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해 S&P 500가 붕괴되었을 때 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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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동안 금은 배와 함께 내려가는 침몰하는 듯 보였지만, 주식시장이 계속 하락하는 동안 금이 배를 떠받치면서 다시 물 위에 뜨도록 만들었다. 금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 투자자에게는 손해가 될 수 있었던 처음의 사례와는 달리, 주식시장 위기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게 해주는 정신적인 뗏목이 될 수 있다는 예일 수 있다.

물론 말하기는 쉽지만 행동에 옮기기는 어렵다. S&P 500에 대비해 뛰어난 성과가 금 가격이 2011년 최고치(9년 전)보다 여전히 아래에 있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영광을 과거의 일로 넘겨버릴 수 있는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에 금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

가치란 보는 사람의 생각에 달린 것이다.

그렇다면 금은 왜 가치가 있을까? 역사적으로 작업 증명을 보여주어서인가? 아니면 애초부터 유명해질 수 있었던 화학적 특성 때문인가? 아니면 글로벌 투자자들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이라서 인가?

아마도 전부일 수도 있고, 전부 아닐 수도 있다. 금을 연구해보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사실은 가치란 보는 사람의 생각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일부는 금을 창고를 총과 통조림으로 채워놓고 있는 시대에 뒤떨어진 미치광이들과 음모론자들의 도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 달러의 붕괴가 확실하다면서, 세상에서 금을 희망의 마지막 보루로 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굳이 추측해 보자면, 진실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세계를 디지털화하고, 다른 가치 저장 수단을 찾을 때, 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만일 인간 사회에서 작업 증명을 해 보인 가장 오래된 신호 중 하나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자료 출처: Of Dollar and Data, “Why is Gold Valu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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