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유가 원유 시장 벤치마크가 된 이유

원유 시장은 국제적이기 때문에, 전 세계 유가는 일반적으로 함께 움직인다. 품질과 지리적 이유로 유가가 차이 나기도 하지만, 원유를 대체할만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특정 벤치마크 원유와 다른 벤치마크들 사이에 가격 차이가 그리 크게 나지 않는다.

​원유 벤치마크는 미국의 경우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이며, 국제적으로는 브렌트유가 맡고 있다. WTI유 브렌트유보다 약간 더 품질이 좋으며, 2006년 이전까지는 WTI유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2달러 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었다.

​2007년이 되자, WTI유의 프리미엄이 없어지고, 오히려 브렌트유보다 할인되어 거래되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배럴당 10달러 이상 더 싸게 거래되었다.



(1987~2017년 WTI유와 브렌트유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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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미국 정부가 원유 수출 금지령을 내렸고, 셰일 원유 붐으로 미국에 갑자기 원유에 넘쳐났기 때문이다.

​미국 정유회사들은 그 원유를 정제해 완제품으로만 수출할 수 있었고, 실제 그렇게 했다. 하지만 수입산 원유가 점점 중질이 되고, 유황 함량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정유회사들은 원유 정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렇게 원유 정제 설비에 상당한 투자를 해놓았기 때문에, 경제학 상 미국 정유회사들은 셰일 유전에서 생산된 경질의 저유황 원유보다 중질의 고유황 원유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따라서 원유가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출 금지 조치로 인해 WTI유는 사실상 (미국 천연가스와 비슷하게) 미국 내수용 시장으로 전락했다. 미국 정유회사들은 원유 공급이 이렇게 풍부한 상황인데도, 품질 면에서 자기 설비에 이상적이지 않았다. 또한 일부 신규 생산량을 정유회사들에게 공급하는데 물류상 제약도 있었다. 이런 과정으로 WTI유가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게 되었다.

​2015년 12월 오바마 대통령은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철회하는 대가로 재생 에너지 회사들에게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1조 1,500억 달러 규모의 지출 법안에 서명했다. 정유회사들은 원유 수출 금지 유지를 위해 로비를 벌였고, 원유 생산 회사들은 폐지를 위해 로비를 벌였다.

​원유 수출 금지 폐지의 영향이 나타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5년까지 캐나다(원유 수출 금지가 면제)로의 원유 수출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었다. 개별적으로 원유 수출이 허용되었던 소수의 국가들에게도 원유가 수출되고 있었다.

​2015년 이후, 미국의 원유 수출 국가 목록이 폭발적으로 길어졌다. 2015년 미국 수출 원유 중 92%가 캐나다를 향했지만, 2018년이 되자, 캐나다의 비중은 20%로 떨어졌다. 동시에,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일간 50만 배럴 미만에서 200만 배럴 이상으로 급증했다.



(미국 원유 수출 추세, 2000년~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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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는 거의 30개국으로 늘어났다. 미국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중국이 캐나다를 잠지를 적이 있었다. 지난여름 미-중 무역분쟁이 있기 전까지 중국은 일간 50만 배럴 이상을 미국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미국 WTI유 수출 증가의 전반적인 영향은 브렌트유 대비 할인율이 축소된 것이다. 2013년 이후 4년 연속 할인폭이 줄었다. 2016년이 되면서, 할인율이 거의 사라졌고, WTI유가 다시 국제 벤치마크 수준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제 WTI유 시장의 상황 변화가 미국 액화 천연가스(LNG) 수출 시장에 대한 지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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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Oilprice.com, “Why WTI Is A Global Oil Market Bench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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