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그레이엄의 4대 투자 원칙에서 계속)
>멍거는 세상 속의 지혜를 통해 기업과 삶에 접근했다. 멍거는 사람들이 심리학, 역사학, 수학, 물리학, 철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여러 가지 모델을 종합해 사용하게 되면, 모델 각각에서 얻어진 것을 합한 것보다 더 가치있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다. - 트렌 그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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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 그리핀은 “워렌 버핏의 위대한 동업자 찰리 멍거” 3장에서 세상 속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격자형 멘탈 모델(lattice of mental models)”을 소개한다. 투자자들은 멍거의 투자 성공에 열광하지만, 실제 매력은 박학다식함에 있다.
그렇다면 왜 투자자는 멍거옹의 격자형 멘탈 모델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멍거옹은 투자자가 격자형 멘탈 모델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우고, 거기에서 얻은 세상 속의 지혜를 받아들이면, 투자에서 다른 투자자들보다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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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거옹은 가격을 올리고서도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기업을 예로 든다. 오로지 하나의 멘탈 모델, 즉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 법칙으로 보면 잘못된 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심리학이라는 다른 멘탈 모델로는 꽤 논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심리학의 입장에서는 비싼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모든 이에게 이 제품이 지위의 상징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서 일 수도 있고, 아니면 소비자들이 원래 가격이 쌌던 이유는 품질이 그만큼 낮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일 수도 있다.
멍거옹의 생각으로는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모델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투자 결정을 더 잘하고, 따라서 더 나은 투자자가 된다고 것이다. 멍거옹은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요소들은 복잡한 시스템이 쏟아내는 많은 훌륭한 수치를 통해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중요하긴 하지만 수치를 통해 평가할 수 없는 요소들도 있다. 이런 요소들은 중요성은 있지만, 수치로 평가할 수가 없다. 따라서 사실상 1) 모든 이들이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들에 지나친 비중을 두는데, 그 이유는 학교에서 배운 통계 기법에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요소들은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같이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행동은 실수다. 나는 평생 동안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고, 그렇게 한 것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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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거옹의 말은 “한 가지 모델과 많은 시간을 들여 씨름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세상 속의 지혜를 발휘하는 편이 훨씬 더 좋은 일이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 속의 지혜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멍거옹은 훌륭한 책과 광범위한 인문 서적을 읽는 것이라고 믿는다. 1장에서 언급했듯이, 멍거옹은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미시간 대학에서는 수학을 공부했고, 군대에서는 기상학자 역할을 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법을 공부해 변호사가 되었고, 결국에는 펀드 매니저로 일하기 시작했다.
멍거옹은 모든 것들은 “말 그대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폭넓게 사고해야 함을 강조한다. 2005년 “불쌍한 찰리의 연감”에서 밝힌 것처럼, ‘인생이란 그저 한낱 빌어먹을 관계의 연속일 뿐’이라는 생물학자 줄리안 헉슬리의 생각이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여러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각 모델 간의 관련성과 그로 인한 영향을 꿰뚫어 봐야 한다.
멍거의 성격상 이런 폭넓은 지식을 쌓아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의식적으로 그렇게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워런 버핏이 하고 있는 것처럼, 멍거옹 역시 매일 일부러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 둔다. 그리고 물론, 읽는 시간 또한 따로 만들어 둔다. 버핏옹은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 둘보다 하루에 읽는 양보다 더 많이 두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멍거옹은 이렇게 폭넓게 읽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분야를 종합해 적용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80~90개의 중요한 모델을 통해 살펴본다면, 세상 속의 지혜를 거의 90% 수준까지 알고 있는 셈이라고 멍거옹은 말한다. 물론 그중에서 소수의 몇 가지 모델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한다.
사람들이 멍거옹에게 전체 모델 목록을 알려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아직까지 답을 내놓은 적은 없다. 또한 멍거옹은 저마다 자신에게 중요한 모델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이러이러한 모델이 있습니다.”라고 단순히 던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멍거옹은 투자자 일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투자 결정 과정을 찾아내,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면, 추가의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가 완전히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멍거옹이 실수의 횟수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수적(代數的) 방법(미지수 X를 포함한 답을 임시적으로 만들고, 그 X를 기지수로 바꿔가며 현실화하는 사고 방법)으로 문제 뒤집어 생각해, 답을 더 쉽게 찾아내는 것이다. 격자형 멘탈 모델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관점에서 투자 과정과 결과를 차례차례 검토해 나가는 것이다. 멍거는 그렇게 해나가다 보면 “점점 더 덜 멍청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도구는 체크리스트다. 여기에는 자신의 교육 수준과 경험을 감안해 이해하기 쉬운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멍거/버핏의 고전적인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생각은 버핏옹은 “만일 투자에 실패하고 나서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자신에게 너무 복잡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로 설명한다.
멍거옹과 버핏옹은 기업을 이해할 수 없다면,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알아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자가 왜 잘못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으면, 절대 그 실수에서 배울 수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뜻이고, 그러면 정말로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멍거옹과 버핏옹은 실수를 두 가지로 나눈다. 하지 않아서 생긴 실수와 해서 생긴 실수다. 하지 않아서 생긴 실수로는 무언가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은 것을 들고 있다. 멍거옹은 이를 “대량으로 샀어야 했을 것을 병아리 눈물만큼 사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에는 아직 초기 단계일 때 월마트 주식을 사지 않은 일이 포함된다. 그 실수는 10억 달러짜리였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무언가 잘못해서 생긴 실수인 해서 생긴 실수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마지막으로, 멍거옹의 날카로운 이 말을 기억하기 바란다.
사람들은 계산은 너무 많이 하고, 생각은 너무 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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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인간의 그릇된 판단들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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