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잊어라 - 일자를 위협하고 있는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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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공 근로자 노조(AFSCME; American Federation of State, County and Municipal Employees) 미시간 지부는 누군가 노조원 일자리를 차지하려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민자도, 로봇도 아니다. 바로 염소다.

올여름 웨스턴 미시간 대학이 염소 20마리를 잡초 제거 작업을 실시한 후, AFSCME에서는 “산림 지역에서 염소가 하고 있는 작업이 해고된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고 디트로이트 자유 언론이 보도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사이에, 염소 대여 사업이 조경 분야에서 유행하고 있다. 염소는 대단한 식탐을 타고났기 때문에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지역의 잡초를 깨끗이 청소할 수 있다. 무거운 조경 장비나 화학 물질보다 더 친 환경적이다. 염소는 덩굴옻나무를 비롯해 글자 그대로 뭐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생계를 위해 잡초를 베어내거나 청소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노조원이라면, 코앞에 닥친 위협으로 볼 만도 하다. 이 위협이 뿔 두 개에 다리가 네 개이며, 사랑스러운 가축처럼 보이더라도 말이다.

AFSCME의 경고는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준다. 염소 관리 팀의 등장으로 실제 어느 정도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것인가? 이어서 미국 노동 시장에서 염소 노동력의 잠재적 영향은 대충 어림잡아 얼마나 될 것인가?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일정 기간 동안 염소와 사람이 어느 정도의 땅을 청소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사람은 제초기를 장착한 트랙터를 이용해 작업한다고 가정한다. 제초기의 제초 범위는 72인치로 직경 2인치의 나무 묘목을 처리할 수 ​​있다. 종종 염소를 이용해 제거하는 거친 덤불을 제거하는데 적합하다.

또 트랙터는 제초기 설명서에 나온 권장 속도인 약 3.5mph로 운행된다고 가정한다. 트랙터 관련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트랙터 데이터 닷컴의 제초 계산기에 따르면, 이 속도라면 1일 8시간 작업으로 약 18에이커의 면적을 제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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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 이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은 말 그대로 수백 가지가 넘는다. 예를 들어, 조경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처럼 소형 기계만을 사용하는 작업자라면 그만큼의 작업량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다. 거친 지형 또는 굴곡 많은 지형에는 더 작은 제초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평탄한 지형에서는 작업을 더 빨리 진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한 사람이 합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알맞은 중간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여러 온라인 포럼에서 제공하는 잡초 제거율에 대한 대략적인 추정치와도 거의 일치한다.

다음으로 염소에 대해 알아보자. 아칸소 대학 협동 조합에서 발행한 책자 “비즈니스 전략으로서 잡초 제거를 위한 염소 사용”에 따르면, “대략적인 경험에 의하면 염소 10마리가 약 1개월 동안 1에이커 면적을 청소한다.“라고 적혀있다. 때로는 더 많은 염소가, 때로는 더 적은 염소가 투입되기도 한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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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염소와 사람의 수치를 비교할 수 있도록 표준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이 하루에 18에이커를 처리할 수 있다고 했을 때, 30일 동안이면 몇 에이커를 처리할 수 있을까?

주말에는 쉬는, 즉 실제 월간 작업 일수가 20일인(또는 주간 5일을 일하는) 일반 노동자를 가정하기로 한다. 염소 10마리가 1개월 동안 처리할 수 있는 면적 1에이커와 비교하면, 한 사람이 1개월 동안 처리할 수 있는 면적은 360에이커가 된다. 360에 10을 곱하면 한 사람의 노동력에 상응하는 염소의 수치가 얻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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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반 노동자는 염소 약 3,600마리의 작업량에 해당하는 잡초를 제거할 수 있다. 여기까지 염소와 사람의 수치가 일반화되었다. 하지만 잠깐. 미국에는 정확히 얼마만큼의 작업용 염소가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모른다”이다. USDA에서는 매년 미국 내에서 사육 중인 염소 두수를 발표한다. 하지만 이는 전통적인 염소 제품으로 사용되는 식육 및 유제품 같은 하위 카테고리만 추적한다. 잡초 제거용 염소, 요가용 염소, 치료용 염소 또는 팩용 염소 같은 혁신적인 영역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USDA의 2005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염소는 다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염소 농장주들은 염소를 험지에서 방목하는 조건으로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제품이나 식육용과 더불어 이런 종류의 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염소 농장주들은 방목, 염소 새끼나 유제품 판매를 통해 돈을 벌 수도 있기 때문에, 염소 무리에서 2배의 이득을 얻게 된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자. 미국 내 식육 및 유제품용 염소 각각이 부업으로 잡초 제거 일을 한다면 어느 정도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하게 될까? USDA에 따르면, 2017년 현재 미국에는 약 250만 마리의 식육 및 유제품용 염소가 있다. 이를 3,600으로 나누면 사람의 잡초 제거 일자리를 빼앗아갈 염소의 수를 알 수 있다.

이 수를 다시 2로 나눈다. 왜냐하면 잡초 제거는 잡초 성장기(5월에서 10월까지, 또는 연중 절반) 동안에만 실시된다고 가정하고, 일반적인 연도에 염소가 위협하는 전일제 일자리 수를 추정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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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게, 그리 많은 일자리는 아니다. 식육 및 유제품용 염소 중 일부만이 현재 잡초 제거에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수는 훨씬 적어진다.

다시 말하지만, 이 수치는 대충 어림잡아 계산한 것으로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위와 같이 여러 가정에 크게 의존한 것이므로, 특정 환경에서는 아주 부정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트랙터를 이용할 수 없다면, 사람이 염소에 대한 우위를 상당 부분 잃게 된다.

하지만 최종 수치의 전반적인 정확도 또는 부정확도를 떠나, 머지않아 염소가 일자리를 빼앗아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때는 자기 것이었던 일을 염소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미시간의 해고 노조원이라면 그리 편치 않을 일이기도 하다.

출처: The Washington Post, “Forget robots — the goats are coming for our jobs”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wonk/wp/2017/07/07/forget-robots-the-goats-are-coming-for-our-jobs/?utm_term=.79158eb621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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