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단기적으로 눈뜬 장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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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좋은 결정이 항상 훌륭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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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철학자 세네카는 “시간만이 진실을 말해준다.”라고 말했다. 물론, 주식 시장을 말하려던 것은 아닐 테지만. 하지만 시장에서 이 말은 사실이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내재 가치(진실)를 반영하고, 단기적으로 무작위 하게 결정된다. 이 두 가지의 실제 사례가 있다.

1992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매수할 정도로 판단력이 좋은 투자자가 있었다고 하자. 장기적으로 훌륭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 이후, 이 소프트웨어 대기업의 주가는 몇 배나 올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매수 시점에서 9개월 후인 1993년 8월, 이 투자자의 결정은 그리 현명해 보이지 않았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5%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1994년 5월 매수 원가를 회복할 때까지 18개월이나 걸렸다. 어리석음 때문에 이 18개월을 허비한 걸까?

1990년대 초, PC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스와 윈도우는 PC 운영 체제의 사실상 표준이었다. 애플의 맥과 IBM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컴퓨터에 도스와 윈도우가 사전에 설치되어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깨끗한 대차 대조표를 자랑했고,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빌 게이츠는 지휘 아래 업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물론 거의 30년 전의 일이었고, 다 지나간 뒤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렇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엄청난 해자를 가지고 있었다. 이 해자는 PC가 한 대 팔릴 때마다, 그리고 윈도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나올 때마다 더 깊고, 더 넓어졌다.

또 다른 사례가 고프로(GoPro)다. 서핑, 스키 및 다른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용 비디오 카메라를 제조하는 업체였다. 이 기업은 2014년 기업 공개 직후, 시가총액 55억 달러에 영업 이익은 약 1천만 달러였으며, 40달러의 주가에 PER 배수는 55배였다. 이때 이 주식을 매수했다면, 아마도 조급함이 신의 한 수였을지도 모른다. 몇 개월 만에 주가는 두 배 이상 상승한 90달러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고프로의 주식을 매수한 것이 좋은 결정이었을까?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 것은 맞았다. 하지만 고프로에는 사업을 보호해줄 만한 “해자”가 없었다. 전혀 없었다. 카메라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부품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었다. 이 특수 비디오 카메라 시장에 진입하는데 문제가 되는 아무것도 장벽은 없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소비자들이 타사 제품으로 갈아타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기업 공개 후 고프로에 투자한 투자자는 엄청나게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는 5년 후의 영업 이익에 대한 약속을 믿고 말이다.

게다가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투자자 중 일부는 몇 달 후 더 어리석은 바보에게 두 배가 넘는 주가에 주식을 떠넘겼다. 고프로는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파도를 타고 있던 모멘텀 주식이었다. 몇 년이 흐르자 고프로의 매출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요즘 주가는 6달러가 채 안 된다.

이 두 가지 사례에는 복잡계와 비선형성이라는 중요한 주제를 담겨있다. 나심 탈렙은 저서 “안티프래질(Antifragile)”에서 이렇게 말했다.

“복잡계는 감지하기 어려운 상호 의존적이고 비선형적인 반응으로 가득하다. 비선형이란 약의 복용량을 두 배로 늘리거나, 공장 직원의 수를 두 배로 늘리면, 이전보다 두 배의 효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많거나 아니면 적은 효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 결정과 결과 간에 상호 의존성이 거의 없는 복잡계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수천 가지 무작위 한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주식 시장에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위험 감수 성향과 감정적 능력이 다르며, 밀리초(초단타 매매)에서 몇 년(장기 투자자)까지 다양한 시간 지평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하루, 한 달 또는 일 년 단위로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룰렛에서 구슬이 빨간색 칸에 들어갈지 아니면 검은색 칸에 들어갈지 예언하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1992년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매수하고, 2014년 고프로 주식에 손대지 않는 것처럼, 현명한 결정에는 장기적으로 보상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기업의 기본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현명한 결정과 결과 간에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다.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볼 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고프로의 사례를 떠올려 보길 바란다. 단기적인 주가의 움직임은 해당 기업의 가치나 이곳에 투자한 게 잘한 결정인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아무리 마이크로소프트라 해도 주가가 하락하는 시절이 있었고, 고프로라 해도 상승하던 시절이 있었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건 고프로건 아무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네카가 말한 것처럼, 장기적으로 시간만이 진실을 말해줄 것이다.

자료 출처: Market Watch, “The market right now doesn’t care how fantastic your stocks 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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