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비행사가 우주에서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던 그때

미국의 IT 전문지 와이어드(Wierd)의 기사 “That time an astronaut los his wedding ring in space”를 소개합니다.

우주에서 결혼반지를 잃어버린 아폴로 16호의 조종사 켄 메팅리와, 같이 여행했던 찰리 듀크의 일화입니다.

아무리 만반의 준비와 계획을 해두더라도, 언제나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는. 그리고 우주의 미아가 될 뻔한 반지가, 사랑의 힘이나 운명, 아니면 더 큰 뭔가의 힘 덕분이든 어쨌든 다시 매팅리의 손가락에 돌아오게 되었다는…


……….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 중계를 본 사람이라면, 찰리 듀크의 목소리를 기억할지도 모른다. 닐 암스트롱이 달 착륙 선언을 하던 반대편 지상관제소에서 교신을 담당하던 이가 바로 그였으니까.

찰리 듀크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롯 출신 공군 비행사였다. 그리고 그 또한 달 표면을 걸었던 우주 비행사 중 하나였다.

암스트롱이 달을 밟고 “독수리가 착륙했다.”라는 말을 전한 지 3년 후, 이번에는 찰리 듀크가 달 위에서 “라저, 여기는 고요하다.”라고 입을 뗐다. 아폴로 16호의 여행이었다. 그리고 이 여행에서 지상에서 훈련받았던 것과는 아주 다른, 예기치 않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1972년 아폴로 16호는 11일 동안 달로 여행을 다녀온다. 여행의 두 번째 날. 사령선 조종사 켄 매팅리가 결혼반지를 잃어버린다. “어딘가를 떠나니고 있겠지. 찾을 수 없을 거야.” 이렇게 듀크는 중얼거렸다. 매팅리는 쉬는 시간 거의 필사적으로 반지를 찾아 돌아다녔다. 우주까지 가서 못된 짓을 한 거 아니냐는 아내의 눈총이 무서워서 였는지도.

우주 비행사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가장 잘 준비된 사람이다. 몇 년 동안 같은 훈련을 반복하면서, 우주선의 내부와 외부에 어떤 부품이 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속속들이 숙지하고 있다. 수많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해결 방법을 반복해서 익힌다. 하지만 그 모든 비상 상황을 몇 년 동안 연습했건만, 반지를 잃어버린 상황은 거기에 없었다.

이튿날에도 반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우주선이 하루 동안 달 주위를 도는 동안에도 반지는 나오지 않았니다. 이윽고 착륙선이 달로 향했고, 찰리 듀크와 선장 존 영이 착륙선 밖으로 나왔습니다. “선장과 나는 3일을 달에서 보내다 돌아와 사령선과 랑데부했다. 이제 임무는 8일째를 맞았고, 매팅리는 여전히 반지를 찾고 있었다.” 듀크는 이렇게 회상한다.

그날 아폴로 16호는 지구로의 귀환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과학자 3명은 작은 금반지 하나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홉 번째 날, 팀이 우주 산책을 나갔다. 해치가 열렸고, 매팅리는 선체 기둥에 몸을 고정하고 생물 실험을 하고 있었다. 듀크도 우주복을 입고, 매팅리를 살펴보려 나왔다.

아주 장관이었다. 커다란 달이 왼쪽 어깨 바로 뒤에 있었다. 오른쪽 아래에 흰색 구름을 두른 푸른 지구가 있었다 완전히 넋을 잃을 정도였다.

우주선으로 돌아가려 몸을 돌리는 순간 듀크의 눈에는 작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체가 천천히 해치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장갑을 낀 손을 뻗어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우주 미아 신세가 돼버렸군.” 하고 생각했다.

듀크, 매팅리, 우주선 그리고 반지가 함께 거의 초속 3,000피트 속도로 우주 공간을 날고 있었다. 하지만 공기의 저항이 없는 우주에서는 그저 “함께 움직이는” 느낌뿐이었다. 그렇게 듀크는 어둠 속으로 떠나가는 반지의 운명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돌연 반지가 오른쪽으로 돌아 매팅리의 머리 뒤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메팅리의 헬멧을 맞은 반지는 다시 해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거의 3분 후 반지는 장갑 낀 듀크의 손에 들어왔다.

중력이 없는 우주선에서 물체가 공간에 가만히 머물지 않은 현상이 흔히 일어나곤 한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문제 같다. 하지만, 1972년의 매팅리뿐만 아니라, 지금의 나사로로서도 풀지 못한 난제 중 하나다. 어쨌든 반지는 다시 돌아왔다.

이렇게 반지의 귀환을 두고 사랑의 힘이라거나, 운명이었다거나, 아니면 더 큰 무언가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찰리 듀크라면 물리 법칙의 손을 들어줬을 지도. 어쩌면 아닐 수도 있다. 그는 지구로 돌아온 후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

경우야 어쨌든,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운 우주 비행사도 그럴진대, 보통 사람인 우리는 어떨까? 계획을 세우고, 또 세워도 언제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튀어나와 우리 앞을 막아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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