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거품인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는 이 암호화폐로 전향한 이들이 답을 줄 수 있다. 그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거품이 아니며, 지금보다 훨씬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이 놀랍거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척도가 하나 있다. 이 척도를 근거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 예측이 결코 맹신이나, 또는 정부 조직에 대한 반감, 또는 엄청난 재정적 붕괴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다. 이 척도가 바로 NVT 배수(Network Value-to-Transaction Ratio)이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PER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적어도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치평가 척도로 자리 잡고 있다. 2곳 이상의 웹 사이트에서 매일 비트코인 NVT 배수를 게시하고 있으며, 지난 수요일 당시 119배였다. 비트코인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약 8년 동안의 평균인 87배 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최고점이었던 400배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 척도로 보면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거품인지에 대한 의문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점점 더 자주,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4,330달러로 올해 353% 상승한 상태다. 골드만 삭스가 암화화폐 트레이딩 업무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 거래에 나서는 첫 번째 대형 은행이 될 것이다.
많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비트코인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일부는 가격 목표치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8월 중순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 목표치를 4,827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연구 보고서 거의 모두가 차트에 따른 기술적 분석에 따른 것이었다. 기술적 분석은 일반적으로 가격 모멘텀을 기반으로 한다.
상승 중인 것은 상승이 끝날 때까지 계속 상승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GFI 그룹의 존 스팔란자니는 비트코인 가격이 4,500달러 선을 붕괴시킨다면, 3,00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올해 말까지 6,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비트코인의 NVT 배수가 새삼 주목되고 있다. 이 배수는 가격 변동성뿐만 아니라 비트 코인 거래량을 기반으로 한다. 유감스럽게도, 비트코인의 실질 경제학을 과장에서 해방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NVT 배수는 주식의 가치평가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PER 배수를 모방해보고자 한 것이다.
물론 비트코인의 실제 PER 배수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업과 달리 비트코인은 통화처럼 수익을 창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는 발생하지만, 이 거래는 수익에 대한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의 수요 또는 효용에 대하 척도다.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증가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격도 상승해야 한다는 이론에 터 잡은 것이다. 또한 거래량이 증가할수록 NVT 배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마치 기술 기업 및 고성장 기업들이 유틸리티 또는 저성장 기업보다 높은 P ER 배수를 받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 수요일, 비트코인의 네크워크 가치(전체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702억 달러였고, 일간 거래 규모는 5억 9천1백만 달러로, NVT 배수는 약 119였다. 이는 2014년과 2011년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여전히 비트코인 가격이 싸다는 신호라는 것이 아니라, 과거보다 NVT 배수가 낮다는 의미일 뿐이다.
비트코인의 밸류 트랩(Value Trap)
비트코인의 PER라 할 수 있는 NVT 배수가 올해 상승하긴 했지만,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 가격이 거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NVT 배수의 실질적인 문제점은 그 분모 값인 거래 횟수와 관련이 있다. 실질적인 비트코인의 사용량을 알기 위해서는 코인베이스, 비트스탬프 및 다른 거래소 자체에서 매수 또는 매도한 비트코인 거래량은 빼야한다. 하지만 많은 비트코인이 거래될 경우, 어떤 거래소의 보유량은 너무 적거나, 너무 많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거래가 불가피하게 된다.
이러한 거래는 비트코인 사용 없이 가격에 따른 투기의 결과일 뿐이지만, 어쨌든 비트코인 거래로 잡힌다. 마찬가지로 장외 비트코인 거래 또한 실제 거래로 간주된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과 거래 수요가 높을 경우, 거래소 간의 거래가 중요할 수 있다. 한 비트코인 전문가는 이러한 거래가 전체에서 30%까지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이 추정을 적용하면, 현재 비트코인의 NVT 배수는 180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NVT 배수가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비트코인의 일일 평균 거래 규모는 거의 300%나 증가했다. 재차 말하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은 간접적인 거래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지난 달 비트코인 거래량은 가격 하락에 따라 감소하다가, 골드만 삭스의 뉴스로 반등했다. 또한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이 거래량 급증을 가져올 수도 있다.
비트코인 거래량 증가율
올해 비트코인 일간 거래 규모는 1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그 증가율은 몇 년 전보다는 느리다.
하지만 NVT 배수의 더 큰 문제는 그 논리일 수 있다. 윌리엄 블레어에서 매크로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통화 가격 결정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토마스 클라크에 따르면, 통화란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가치도 전무한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사람들이 통화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게 되면, 거래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 통화의 가치가 더 커지는 것도 아니다. 선형적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스위스 프랑을 예로 들면서, 미국 달러보다 훨씬 사용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달러보다 훨씬 더 나은 역할을 해왔다고 말한다.
비트코인 가치평가 척도가 분별력을 얻어가고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과장이 없다고 하기는 힘들다.
<출처: Bloomberg, “Bitcoin Metric Doesn’t Lie, But It Obfusc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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