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고 싶어 한다. 특히 시장이 붕괴되고 나면 더 그렇다. 하락은 언제 끝날까? 지금이 바닥일까? 더 떨어지면 어떡하나?
이런 질문을 수백 가지 다른 식으로 할 수 있지만, 답은 단 하나다.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답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대신, 모든 이들이 저마다의 의견이 있다. 많은 이들이 자기 식대로 의견을 표할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 말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에 나설 때 시작된다.
워런 버핏은 1966년에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그해 다우지수는 연초부터 6개월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969.26포인트에서 870.10포인트까지 하락했다. 8.7% 하락한 것이며, 2020년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훨씬 적었다. 그의 조합원 중 몇몇이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알려 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버핏은 조합원 서한을 통해 이렇게 답했다.
나는 올해 2월, 다우지수가 995포인트로 정점을 찍었다가 5월에 865포인트로 떨어졌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나는 최근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들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두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1) 만약 그분들이 올해 2월, 다가오는 5월에 다우지수가 865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왜 그때 나에게 우리가 보유한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고 말을 하지 않았을까? (2) 만약 그분들이 올해 2월부터 3개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면, 5월에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가량 떨어진 후에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도하고 보다 전망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이쯤에서 나는 다시 한번 아래의 두 가지를 제안해보고자 합니다. (1) 미래는 한 번도 확실한 적이 없었습니다.(만일 수개월 후의 일을 확실히 예측하는 분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아니, 이 사안에 대해 몇 시간 후의 일을 확실히 예측할 수 있는 분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2) 만일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상승했다면, 어느 누구도 나에게 전화를 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올해 2월로 되돌아가서 생각해봤을 때도, 그 사실이 분명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전화를 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추측과 감정을 근거로 결정하는 것이 문제의 시작입니다. 특정 기업의 주식이 매력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점성술사 몇몇이 곧 시장이 하락장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이유로 우리는 주식을 매도하진 않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가격이 후하게 매겨진(즉, 저렴하지 않은) 주식을 소위 전문가들이 해당 주식의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입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어느 누가 특정 개인의 추측만을 근거로 기업의 주식을 사고팔까요?
주가지수는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어야 합니다. 만일 주가지수가 어느 방향으로든 좋지 않다면, 당신은 그것을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매일 확인할 수 있는 주가 시세는 잘못 매겨진 가격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만 있다면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주가 변동에 휘둘려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는 무거운 부채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버핏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추측’에 의존하는 것은 그이 투자 철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좋은 값에 산 집을 향후 몇 달 안에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 팔아서 현금화하고, 집값이 바닥을 찍을 때 다시 산다고 상상해 보자.
바보같이 상상이지만, 투자자들이 주식을 그런 식으로 다루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를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양단 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집에 살고 있다면, 꾹 눌러 살아야 한다. 주식을 통해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도 마찬가지다. 매력적인 기업은,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더 매력적이 된다. 따라서 집의 경우에는 집값이 하락할 때 더 살 수 없지만, 기업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더 살 수 있다. 그리고 또 그래야 한다.
시장 타이밍의 문제는 두 번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매도할 결정과 다시 매수할 결정 두 가지 모두를 맞춰야 한다. 어느 하나만 틀려도 도로아미타불이다.
또한 시장 타이밍은 기업이 아니라 주가에 집중하는 것이다. 기업은 데이터와 분석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주가는 감정과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버핏은 ‘무엇’이 발생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분석이 옳았다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시장은 결국 보상을 해준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의 조합원들은 알 수 없는 그 ‘언제’를 걱정했다. 지금 파는 편이 추가 하락으로 느끼게 될 고통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락장에서 매도로 대응하게 되면, 결국 불안감을 안고 다시 시장에 들어갈 ‘언제’를 결정해야 한다. 다시 감정에 기반해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장 붕괴는 마인드 게임을 할 수 있다. 시장이 붕괴되고 변동성이 극에 달할 때 매도가 그 순간에는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어리석었다고 후회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이 하락할 때 팔고 떠날 수는 있지만, 시장이 잠잠해지기 전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버핏이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전망하는 것에 근거하여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특정 기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근거로 주식을 매입합니다. 우리의 판단이 옳았는지 결정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한 기업 분석이 얼마나 정확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언제’ 그런 일이 발생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발생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버핏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데이터와 분석에 초점을 맞춘다. 시장은 결국 가치와 가격을 일치시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Novel Investor, “Warren Buffett: Market Pricing, Not Ti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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