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주식 투자, 집을 사는 것처럼 생각하라”에서 투자자들이 겪는 정신적 격차, 즉 주식 투자를 화면상에 찍힌 숫자 이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현상과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워런 버핏의 농장의 비유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버핏의 199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서한을 보면, 그런 사고방식의 또 다른 사례가 나온다. 바로 기업 경영진에 대한 것이다.
영역 특이적 이해력
먼저 지식과 이해력에 관련해 영역 특이적이란 개념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간단히 말해, 한 특정 영역에서 극한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능력을 다른 유사한 영역에서는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주 실력이 좋고 환자를 대하는 태도도 훌륭한 의사라고 해도, 환자가 아닌 사람을 대할 경우에는 완전히 서투를 수 있다.
다시 말해, 실제로 어떤 분야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라도 자기 분야(영역)를 벗어나면, 배운 것을 잊고 소질이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버핏의 주주 서한으로 들어가 보자.
왕관 속의 보석을 팔지 말라.
버핏은 이렇게 말한다.
이해할 수 있으면서 실적이 견실한 기업의 주식을 판다면 이는 대개 어리석은 짓입니다. 이런 기업은 찾기가 너무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회사 운영에 몰두하는 경영자들은 이런 이치를 잘 이해합니다. 모회사는 장기 전망이 탁월한 자회사라면 어떤 가격에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CEO는 “가장 중요한 기업(왕관 속의 보석)을 왜 팝니까?”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CEO가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때에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주식 중개인의 피상적인 주장 몇 마디에 즉시 이 기업에서 저 기업으로 갈아탑니다. 아마도 최악의 사고방식은 “이익을 챙기면 밑질 게 없다.”일 것입니다. 최고의 자회사를 팔자고 CEO가 이사회에서 이렇게 주장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사업에 통하는 이치는 주식에도 통합니다. 탁월한 기업을 보유한 대주주가 주식을 끈덕지게 보유하는 것처럼, 투자자도 탁월한 기업의 주식을 소량이라도 끈덕지게 보유해야 합니다.
기업 경영자는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자회사 소유 가치를 이해한다. 그 자회사의 자본 가치는 아마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자가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자회사를 파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미래에도 지속될 현금 흐름의 수익성의 가치를 지금의 일회성 수익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버핏은 그런 신중한 경영자가 주식 투자에 관해서는 본연의 자질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그 어느 때보다 상장 기업의 주식을 사고팔기가 더 쉬워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보유에 중점을 두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주식을 사고팔기가 더 어려웠다면, 투자자들의 단기적 시각이 개선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공개 시장의 존재가 금융 시스템에 순 효익 만은 아니지만, 거래의 용이성이 우리의 투자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투자를 일시적으로 기업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기업의 소유주이자 경영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료 출처: Stepan Lavrouk, “Warren Buffett: Do Not Part With Your Crown Jew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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