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나라가 실의에 빠진 상태에서, 데이 트레이더 군단이 정부에서 지급한 수표를 들고 주식 거래에 나서고 있다.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2020년을 시작하면서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점에서 생각해 보면, 일생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 붕괴 상황에서 이런 투기의 물결을 미친 짓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면에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에드윈 르페브르가 일찍이 관찰한 바와 같이, “내가 일찍 배운 또 하나의 교훈은 월스트리트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투기 역시 고대 시절부터 투기가 있어왔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 주식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세상사란 끊임없이 변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지난 3월부터 지금의 위기와 대공황을 비교한 많은 글이 나왔지만, 현재의 투기적 환경은 1920년대에 시작된 또 하나의 거품 기간과 더 비슷하게 느껴진다. 바로 플로리다의 부동산 거품 말이다.
1920년대 중반 플로리다 부동산 거품은 대공황으로 가려져 있지만, 이 선샤인 스테이트에서 발원한 광풍은 1929년 시장 붕괴를 가져온 전조였을지도 모른다.
1800년대 후반 당시까지만 해도, 플로리다는 아름다운 해변이 있었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늪지대였다. 부유한 기업가들이 이곳에 주택, 호텔, 쇼핑센터 등의 필수 기반 시설을 구비하기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 되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았고, 그 후 상황은 바뀌었다.
제1차 세계대전과 1918년 독감 대유행을 겪은 후, 부자들은 해외여행을 피하게 되었고, 보다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하거나 살고 싶은 이들에게 플로리다가 꼭 맞는 장소였다.
일단 플로리다로의 여행과 거주가 현실이 되자, 사람들이 그곳에서 부동산을 사고팔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1920년대 플로리다의 부동산 거품에서 나온 데이터와 일화들을 보면 전형적인 광풍의 모든 특징이 드러나 있다.
◾불과 3년 만에 600만 명이 플로리다로 쏟아져 들어왔다.
◾1925년에만 250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플로리다로 이주했다.
◾플로리다 소재 은행들의 예금 규모는 1922년 1.8억 달러에서 1925년 8.75억 달러로 급증했다(소득세와 상속세를 폐지한 1924년 주 법안이 도움이 되었다).
◾주택 건축업자들은 새로운 동네에서 7천 달러를 들어 방갈로를 지으면, 완공 당일 바로 2만 달러에 팔 수 있었다.
◾77만 5천 달러에 구입한 해변에 위치한 한 주택은 한 달 후 150만 달러에 되팔렸다. 해변의 또 다른 건물은 300만 달러에 구입되었다가, 불과 3일 만에 760만 달러에 되팔렸다.
◾고급 주택가 코랄 게이블스는 “아침을 먹으면서 집같이 뛸 것이라고 상상하면 바로 저녁에 사실이 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라고 묘사되었다.
◾1925년 가을까지 마이애미 경찰서는 인력 부족을 겪었다. 너무나 많은 경찰관들이 직을 그만두고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거품이 한창이던 1925년, 하루 100만 달러 이상이 부동산 매입에 쓰였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사상 최대의 부동산 광고 수익을 올렸다. 1924년 한 해에만 67만 5,000여 건의 부동산 광고를 실었다.
◾1920년대 후반까지 플로리다에서는 수없이 많은 부동산 계약이 체결되었고,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한 번씩 계약을 체결한 셈이었다.
◾대중은 플로리다 부동산 매입에 열광했고, 작은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람들은 부동산 개발자들에게 부동산을 사기 위해 수표를 던지기 시작했고, 얼마나 많았으면 드럼통으로 담아야 할 지경이었다.
◾그 광기를 목격한 한 사람은 “플로리다의 모든 것은 세상의 모든 놀던 돈을 빨아들이는 강력한 진공청소기 같았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크놀턴의 책 “Bubble in the Sun”에는 이 더 많은 것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가 묘사한 이야기 중 하나를 보면, 현재 파산 보호를 신청한 기업들의 주식과 옵션에서 일어나고 있는 투기적 행동을 환기시킨다.
1920년대 플로리다 부동산 거품 한가운데에 “바인더 보이즈(Binder Boys; 실제로는 젊은 남성과 여성)이 있었다면, 현재에는 “로빈후드 트레이더”가 있다.
바인더 보이즈는 주 정부가 밀려드는 부동산 거래를 처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통해 돈을 벌었다. 때문에 등기 이전이 심각하게 지체되었다.
투기 세력이 바인더 보이즈란 이름을 얻은 이유는 10% 정도의 계약금을 주고 산 주택과 토지를 계약서(바인더)를 들고 다녔기 때문이다. 실제 결제 완료까지 30~90일이 걸렸기 때문에, 이 바인더는 25%의 중도금 납부까지 여러 차례 손이 바뀌었다.
따라서 최초 계약과 실제 완료 시까지 몇 주 동안, 바인더는 콜옵션처럼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이러한 거래는 거리, 기차역 또는 밀실에서 이루어졌다. 어떤 계약은 하루 동안 무려 8번까지 손이 바뀐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플로리다 부동산 시장을 완벽한 옵션 시장처럼 만들었다.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조금만 부어도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처럼, 약간의 계약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후 바로 되팔아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면서 엄청난 수익이 이어졌고, 투기 광풍이 걷잡을 수없이 커졌을 때에만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거품이 그렇듯이, 초기 가격 상승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몰락을 길을 걷게 된 데는 자만심이 한몫을 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큰 부자가 된 개발업자들은 테이블에서 판 돈을 거둬들이지 못했다.
플로리다의 부동산 부자들의 사업이 중단되자(그들은 일시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에게는 부동산 재고와 위험 중 일부를 제거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개발자들 중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욕망에 굴복해 새 차를 사고 새 집을 지으면서 화려한 성공을 자축했다.
1월 말 뉴 리퍼블릭 보도한 대로 “크건 작건 우리 모두는 새로운 향락주의에 물들어 있다. 우리는 쾌락을 위해서만은 아니라도, 적어도 안락과 편안함에 쌓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로리다의 광기 그 자체는 우리 문명이 아직도 평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다.”
플로리다의 부동산 부자들은 이미 엄청나게 성공했었다. 하지만 그 성공이 크면 클수록, 그 성공이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님을 깨닫지 못했다. 당시 상황, 심지어 운이 성공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마침내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 부동산을 사줄 사람이 없어졌고, 그들의 장부상의 재산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가장 큰 개발자 중 한 명은 모든 대출의 이자를 연체했다. 거의 200곳의 은행 등 채권자들이 빌려준 수백만 달러를 돌려받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였다. 채권 관계는 법원으로 넘겨졌고, 채권자들은 빌려준 1달러당 0.1센트 밖에 돌려받지 못했다.
한때 하루에만 1,600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거래했던 6,000만 달러 규모의 부동산 개발회사는 대공황 이후 단돈 1만 달러에 팔렸다.
수만 달러에 거래되던 부동산은 결국 수백 달러짜리로 전락했다.
플로리다의 8개 시 중 7곳이 결국 지방채에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후 4년 동안 매년 40 내지 50곳의 은행이 파산했다.
많은 “바인더 보이즈”가 중도금을 지급할 때 추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계약금을 전부 날렸다.
주인공은 달라졌다. 투자 자산도 달라졌다. 경제 환경도 전혀 같지 않다. 이야기는 언제나 항상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투기는 저 먼 산 만큼이나 오래되었고,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자료 출처: A Wealth of Common Sense, “As Old as the Hi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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