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동학 개미 운동?”, 경기 침체에서 빗어지고 있는 기이한 상황

1991년 당시, 셜리 사우어웨인이라는 사회복지사는 일생 동안 단 한 주도 주식을 사본 적이 없었다. 1999년 12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후 그녀는 라디오에서 자기 지역의 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운전을 하다가 라디오에서 우지 지역의 한 회사가 “러시아와 흥미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라는 뉴스를 들었다. 그녀는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본 후 처음으로 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주당 12달러에 그 회사 주식 100주를 매수했다. 그 회사는 바로 MCI 월드컴이었다. 그녀가 처음 투자한 1,200달러는 현재 16,000달러의 가치로 불어났다. 현재 그녀의 계좌에는 레드햇, 야후, 제너럴 일렉트릭 및 아메리카 온라인이 들어 있으며, 총 대략 50만 달러 상당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55세가 된 미스 사우어웨인 “2년 만에 돈을 두 배로 불렸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로 일해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윽고 그녀는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연간 15만 달러의 수익을 목표로 전업 트레이더로 전업했다.

이 기사는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기 몇 달 전 작성된 것으로, 이후 기술주 거품이 터지면서 S&P 500 지수는 50% 이상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나 폭락했다. 그녀의 전업 트레이더로서의 경력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당시로선 이런 이야기는 아주 흔했다.

매기 마할을 “Bull: A History of the Burn and Burst, 1982-2004(국내 미출간)”에서 “2002년,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를 소유하고 있던 이들 중 56%가 1990년 이후 처음 주식을 매수했고, 전체 주식 투자자 중 30%는 1995년 이후에야 주식시장에 발을 들인 이들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온갖 초짜 투자자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하루아침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주식시장에 쏟아져 들어왔다. 1999년에만 100개 이상의 회사가 주식을 상장했고, 첫날 10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1990년대 동안, 주가가 1,000% 이상 상승한 종목은 250개가 넘었다.

닷컴 거품은 너무나 유혹적이었고, 수많은 데이트레이더를 양산했다. 이런 주식시장의 모습은 주가 상승 열풍이 불 때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어떨까?

지금은 역사상 가장 이상한 경제 위기 중 하나다. 경제 지표가 우리 생애 최악인 경우인데도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주택 수요도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그리고 지난 1분기가 대공황 이후 가장 변동성이 컸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록적인 속도로 신규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스마트폰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는 주식 투매 기간 동안 변동성이 가장 심했던 며칠 동안 기능이 중단되기도 했었지만, 올해 이미 300만 명의 신규 고객에 힘입어 추가 자본을 조달할 수 있었다. 로빈후드 측에 따르면, 신규 계좌의 절반 이상이 처음 투자를 시작한 이들의 계좌라고 추정된다.

CNBC에 따르면, 로빈후드, 찰스 슈왑, TD 아메리트레이드, 이트레이드 등 주요 증권 회사의 1분기 신규 계좌가 170%나 증가했다고 한다.

데이터 집계 회사 엔베스트넷 요들리는 정부가 시민들에게 우편으로 경기부양 수표를 발송한 이후 주간 지출 부문을 추적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는 증권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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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경기 침체 시의 행동이 아니다. 경제와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을 때는 일반적으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작별 고하고, 다시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맹세할 때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보통 사람들이 탈출구를 찾아 달려가는 시간에 거품 시와 같은 행동을 보이고 있을까?

몇 가지 이론이 있다.

거래 수수료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2010년대 증권회사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수수료 대전은 지난 10월 찰스 슈왑, 이트레이드, TD 아메리트레이드 모두가 거래 수수료를 로빈후드처럼 무료로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막을 내렸다. 원래부터 거래 수수료가 너무 싸긴 했지만, “무료”라는 말에는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결혼식 뒤풀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료를 마시려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이나, 마트 무료 시식 코너를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에도 있듯이 말이다.

때마침 주식 거래 수수료가 무료가 되었고, 주식시장도 폭락하면서 사람들이 기회를 찾기 위해 뛰어들면서 거래량이 증가한 것일 수 있다.

모두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원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지난 12년 동안 2008년, 2009년, 2010년 및 2011년이 주식을 매수하기에 얼마나 멋진 기회였는지 배 아파 해왔다.

말 그대로, 역사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정기적으로 급락을 맞았고, 그럴 때마다 결국 다시 이전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일부 투자자들과 투기 세력은 공황 상태에서 매수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 방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수 있다.

다음은 관련된 CNBC의 기사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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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장 조정이 일생일대의 바닥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끔찍해 보일 때 들어가는 것이 더 낫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지루해 하기 때문이다.

카지노가 문을 닫았고, 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도박과 스포츠 베팅을 즐기던 사람들이 할 만한 게임이 없어졌다. 그리고 집에 틀어박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리할 일이 별로 없다.

그러자 주식시장을 도박장으로 여긴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거래량은 하늘 높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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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주식시장은 하나의 오락장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3월 CNBC 웹사이트의 조회 수가 10억 페이지가 넘었다고 한다. VIX 지수가 상승할수록 클릭수가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든 자산의 가격이 아래로 처박힐 때 사람들은 자기 계좌와 주식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인간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행동이 위기가 수습되고 상황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기 시작하면 변화할 수도 있다(지금이 비정상이라고 한다면 말이다). 사람들은 주식으로 손실을 보거나, 돈을 베팅할 만한 다른 것을 찾게 되면 주식 계좌를 닫을 수도 있다.

아니면 계속해서 주식시장에 베팅하면서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다.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환경은 우리의 군중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현재의 환경은 우리가 경험한 것 중 가장 기이한 상황 중 하나다.

자료 출처: A Wealth of Common Sense, “Bubble Behavior During a De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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