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 II - 하워드 막스 메모

이 메모 대부분은 떠들썩했던 7일 동안의 시장 조정 이후 주말에 썼습니다. 따라서 S&P 500이 역사상 일간 최대인 4.5%(135포인트) 상승한 월요일의 이야기는 담을 수 없었습니다. 모든 상승 또는 하락(또는 금리 인하)을 다룰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추가 업데이트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메모의 진짜 목적은 지금 “매수” 또는 “매도”하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그 이후의 시장이 어떻게 되던, 일요일 오후에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제 최근의 사건들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메모의 제목은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하고 이틀이 지난 2008년 9월 19일에 쓴 메모 제목을 다시 사용했습니다. 같은 제목을 재활용하기 적절한 시점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지난 몇 주 동안, 반복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지난 1월 메모 덕분에, 준비된 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의사 결정을 다룬 애니 듀크의 책 “Thinking in Bets”에 담긴 구절을 상당히 인용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한 구절은 이것입니다.

어느 분야든 전문가가 신인보다 우위에 있다. 하지만 베테랑이든 신인이든 미래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베테랑이 추측을 더 잘할 뿐이다.

즉,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하는 말은, 단지 추측에 지나지 않다는 뜻입니다.

중국인들이 내게 자기 나라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내 반응에 대해 쓴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 사십니까?”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그런데 왜 물으시죠?”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나는 중국 전문가가 아닐뿐더러, 한 나라의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고 굳게 믿습니다. 특히 독특한 체제하에서 움직이고 있는 나라의 미래는 더 그렇습니다. 중국의 장래에 대한 내 의견을 말했지만, 오로지 예측에 지나지 않는다는 덧붙였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똑똑해서, 성공한 투자자라서, 오래 살아와서 등등의 이유로 내게 의견을 물어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전문 지식과 혼동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돌아와 봅시다.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역학자 마크 립시치 교수가 팟캐스트에서 밝혔듯이, 이에 대해서는 (a) 사실, (b) 다른 바이러스와의 유사점을 통한 외삽, (c) 의견이나 추측이 존재합니다. 과학자들은 정보에 입각해 추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추론들로부터 사실을 도출해 낼 수 있을 만큼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의 말은 무엇이든 간에 추측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사실, 추론, 추측이 혼재해 있습니다.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 아는 것은 항상 필수적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바이러스는 어떻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그리고 지역 사회에서 지역 사회로 옮겨갈까?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나 바이러스 발병국에서 온 사람과 전혀 접촉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될까? – 2월 28일, 세계 보건기구 의장은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과 영향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글로벌 차원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높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립시치 박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40~70%가 감염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단지 예시일 뿐이며, 그의 의견이 옳다거나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 결국 바이러스는 물러가게 될까?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신규 발병 건수는 2월 상반기 3,000건 이상에서, 2월 말까지 9일 중 8일에서 500건 미만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의 자유를 얼마나 제한하게 될까? 중국의 하락세가 세계 나머지 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바이러스도 그렇게 될까?
  • 증상은 어떤가? – 현재까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 단 20%만이 “경증”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치사율은 2~3%에 불과했습니다. 이 비율이 유지될까? 앞으로도 계속 주로 고령자 또는 기저질환들 사이에서만 사망자가 발생할까? 립시치 교수가 주장한 40~70% 중 2% 면 미국에서만 수백만이 사망하게 됩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세계적 보건 경제학자인 딘 제이미슨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발병이 중심지이며 몇 개월 동안 경고 상태에 있는 중국에 비해 미국은 우수한 보건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 대규모 유행병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 사망자가 발생하더라도 수천에 그칠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3월 2일)

  •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 학교와 직장이 폐쇄될까? 사람들에게 집에 머무르라고 해야 할까? 중국처럼 집으로 음식이 배달될까? 대규모 공공 행사가 취소될까? 백신은 언제 발명될까?
  •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람들이 집에 갇혀, 평소처럼 출근, 쇼핑, 외식 및 여행을 할 수 없다면, GDP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자산 가치가 떨어져 소비침체가 이어지고 다시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사람들의 소비 성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GDP가 성장하지 않아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현실적인가 아니면 오히려 낙관적인 것인가?
  • 시장은 반응은 어떻게 반응할까? – 결국 시장의 반응은 자본 환경과 감정의 함수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갈지 정량화하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와 같은 논의의 목적이 해답을 주거나, 완벽 또는 권위 있어 보이려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만일 이러한 일들을 현재로선 알려져 있지 않고, 알 수도 없다는 내 생각이 맞는다면, 바이러스의 영향에 관해서 믿을 만한 설명도 나올 수 없습니다.

경제적 영향

발병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고, 그 영향 역시 아래와 같이 대부분 간접적인 것이었습니다.

  • 공장 폐쇄로 인한 중국 경제의 대규모 위축,

  • 아시아의 소매 지출의 감소

  • 아시아를 오가는 항공 노선 축소, 및

  • 전 세계 공급망의 필수적인 부분의 폐쇄.

공급망에 미칠 영향이 특히 중요합니다. 중국산 소형 부품을 사용할 수 없으며, 대형 장비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재가 없다면, 단 하나의 부품이 없어도 그렇게 됩니다. 다른 납품업체를 찾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새로운 곳에도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그 파급 효과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까지 미치고 있으며, 비 아시아 세계의 미치는 영향의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네슬레 29만 명 이상의 임직원에게 3월 15일까지 해외 출장을 중지하라고 밝혔다. 일부 미국 항공사들은 중국행 항공편을 취소했고, 다른 발병 지역으로 여행하는 승객들에게 환전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미국의 의류와 신발 회사들은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봄 상품이 부족해질 수 있다. 중국에서 바비 인형과 장난감 네르프 총 등의 생산이 줄어들면서, 완구 유통 회사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그리고 해운 회사들도 4월 1일까지 로스 앤젤리스 항에서 40건의 컨테이너선 출항을 것을 취소했으며, 주로 중국 산 제품을 들여오던 선박이었다. (월스트리트 저널, 3월 2일)

개별 회사에 대한 경제적 영향이 미치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지만,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대부분의 다른 경제 현상보다, 더 정량화할 수 없으며, 이 상황에 포함된 수많은 요소들이 유동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렇습니다. 따라서 예측하는 사람마다 예측이 다 다른 상황입니다.

S&P 글로벌은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2019년 4분기 2.1% 속도에서 줄어든 1%로 전망했으며, 그중 0.5%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다. 연중으로 보면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며, 성장률 하락에 0.1~0.2% 기여하겠지만, 이 예측은 주로 해외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다. (월스트리트 저널, 3월 2일)

제미슨 교수는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도 미국의 기업과 학교가 폐쇄되고, 교통망을 마비시키고, 연간 경제 성장률을 0.5% 축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이 정도면 경기를 둔화시키기 충분하지만, 경기 침체(2분기 연속 경기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그는 어떤 사건도 몇 달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그 이후 경제 활동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다. (Ibid)

노던 트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칼 타넨바움은 “지금 경제 활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춰지고 있다. 지금 상황의 영향이 과소평가되어 있다. 큰 피해 없이 마무리 지어질 것이라는 한 달 전의 생각이 지금에 와서는 적절한 입장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Ibid)

자기 충족적인 예측이 진정한 경제적 위험이 되고 있다. 점점 더 소비자들이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모닝 컨설트의 소비자 기대 지수(ICE)는 2월 24일 이후 2.5포인트 하락해 현재 112.9를 기록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기대 하락이 자기 충족적 예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앞으로 경기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재량 구매를 미뤄둘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되고, 이는 경제 전반의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모닝 컨설트, 3월 1일).

투자자 반응

2월 20일부터 28일까지 7거래일 동안의 시장 하락은 분명 투자자들이 아주 강력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S&P 500 지수는 12.8%(43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 규모로 볼 때 몇 가지 징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지난 2주 동안의 시장 붕괴는 역사적인 것이었다. 1896년 이후, 이런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약 0.1%이며, 급락 속도와 VIX 급등 속도는 가장 빠른 기록이었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오 홍, 뱅크 오브 커뮤니케이션즈의 자회사 보콤 인터내셔널, 3월 1일)

단지 며칠에 불과했지만, 이번 사건은 이미 지난 25년 중 가장 실질적이었다. 아시아 금융 위기(1997년), LTCM(1998년), WTC 공격(2001년), 회계 스캔들(2002년), 금융 위기(2008-2009년), 플래시 크래시(2010년), 유로존 위기(2011년),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2015년) 및 빅스 사건(2018년)을 뛰어넘었다. (딘 커넛, 마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 3월 1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대한 문제이며, 지금까지 투자자들의 반응이 심각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주가가 하락한 만큼 그에 비례해 펀더멘털도 악화되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a)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험하고, (b)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c) 현재까지 심각한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d) 앞으로 시장 하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방법이 없으며, 따라서 (e) 더 이상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위의 어떤 것도 매도로 대응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들의 비관론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그 비관론이 적절한 것인지, 부적절한 것인지, 지나친 것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2016년 1월 메모에서, “실제 세상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주 좋은’ 상황에서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을 오가게 된다.”라고 쓴 바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 세상에서 투자자들의 심리는 종종 ‘도취’에서 ‘절망’ 사이를 오갑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달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시적 전망을 한결같이 낙관적으로 생각했고,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부정적인 촉매가 무엇일지 떠올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떠올리지 못했던 부정적인, 그것도 무시무시한 촉매가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교훈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침체나 조정을 가져올 촉매를 언제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둘째,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그러한 촉매가 느닷없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셋째, 낙관론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때 예측 불가능한 촉매가 나타나면,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훨씬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이 주제를 마치기 전에, 현재의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고, 시장이 이성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몇 가지 불합리한 것에 대해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시장 반응을 9/11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하루 동안의 사건이었기 때문에, 지금과 비교할 적당한 모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 지금까지의 시장 급락이 투자자들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 때문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전체 시장 하락과 맞물려 아마존과 알파벳(구글)의 주가도 하락세를 겪었습니다. 분명 이 기업들의 사업은 고객들의 방문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기업보다 바이러스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택배로 상품을 배송하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아마존의 경우, 현 상황이 더 유익할 수도 있습니다.
  • 지난 한 주 동안 주식이 타격을 받는 동안, 금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주식시장이 침체를 겪는 동안 금이 보호 수단이 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금과 주식이 동반 하락하는 이유를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 사람들은 안전 자산을 찾아 10년 만기 국채로 몰려들었고, 그로 인해 가격은 상승했고 금리는 1.1%로 떨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10월 우려되었던 마이너스(-) 금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연간 1.1%의 이자를 보장하는 투자 대상으로 몰려두는 것은 극도의 공포의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S&P 500의 2% 배당 수익률이나 거의 6%에 이르는 이익 수익률(PER 배수의 역수)에 비추어 이 문제를 고려해 보면, 이런 상황에서 내가 주식에 대한 열혈 추종자는 아니지만, 주식을 버리고 국채로 달려가는 것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딘 커넛이 열거한 지난 25년 동안의 “심각한 시장 사건”을 보면, 그 하나하나가 투자자들의 속을 뒤틀리게 만든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건 모두는 그 이후 다시 회복세가 뒤따랐고, 배짱 있던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악재 → 가격 하락”이라는 아주 단순한 관계로만 시장을 생각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분명 우리는 지난 일주일 정도 동안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관계는 “악재 + 투자 심리 하락 → 가격 하락”입니다. 분명 시장에 악재가 나오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심각한 투자 심리 하락이 동반되었을 경우, 악재의 수준에 비해 주가 하락이 훨씬 과도했었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싶습니다.

통화 및 재정 정책

좋은 소식은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각국 중앙은행과 재무 당국이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이 그중 하나입니다.

[2월 28일]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튼튼하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경제 활동에 위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연준에서는 바이러스의 상황과 경제 전망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할 것이며,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후, 선물 시장은 곧 반응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a) 금리 인하와 기타 부양책이 항상 좋은 것이고, (b)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연준(그리고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과 재무 당국)의 대응 능력에 낙관적일 수 있을까요?

이달의 0.5% 금리 인하가 파도를 막기에 충분할 수도,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아마도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할 것이며, 적절히 대응할 것”이란 파월 의장의 말을 “연준이 필요한 조치를 모두 강구할 것”이란 의미로 이해했을 수 있다. 하지만 존재하고 있는 “실탄”이 제한적임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2019년 8월 메모에서, 저금리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몇 가지 이유를 밝힌 바 있습니다. 마지막은 이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아주 중요한 이유는, 금리가 낮을 때 중앙은행들은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인 금리 인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금리 인하 프로그램은 대략 5% 범위 안에서 이뤄집니다. 단기 금리가 이미 단 1.5%에 불과해졌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별로 고무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따라서 마이너스(-) 금리를 계획하지 않는 한, 연준에게 정상적인 금리 인하 여지가 부족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연준이 쓸 수 있는 1.5% 중 0.5%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충분한 것일까요? 그리고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이 완화되었지만, 다음번 경기 침체가 발생했을 때 그와 싸울 수 있는 금리가 1.0%밖에 남지 않았을 때, 연준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통화 및 재정 정책과 관련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09년 당시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싸우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단기 금리를 0까지 인하했다.
  • 후속 경기 회복을 지탱하기 위해, 옐런 의장은 금리 인상을 주저하다가, 2015~2018년 동안 2.25~2.50%까지 일련의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 2018년 말경 금리가 투자자들이 경기 확장에 위험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수준에 이르자, 파월 의장은 방향을 바꾸어 세 차례의 금리 인하에 착수했다.
  • 따라서 현재 1.5%라는 “한정된 실탄”만이 남아 있다.
  • 연준은 금리 인하 외에도,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를 통해 경제에 유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가 가져올 장기적인 영향은 알 수 없다.
  • 마지막으로 연준 이외의 재정 정책(즉, 적자 지출 증대)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국가 부채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다.

보통 재정과 통화 부양책은 경기 침체 동안 시행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적자 지출의 아버지로 여기는 케인스도 경제가 너무 둔화되어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을 때 적자 재정과 부채 누적하고, 이어서 상황이 나아지면 부채를 줄이는 방식을 옹호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번영의 시대에 거의 제로 금리와 수조 달러의 적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원하는 사람은 없지만, 실탄을 선제적으로 다 써버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과 싸우기 위한 연준/정부의 도구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그들의 능력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사람들이 지금이 살 때냐고 물어오고 있습니다. 아마 살 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 때가 따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예를 들어, 주가가 2주 전에 비해 절대적으로 훨씬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며칠, 몇 주 그리 몇 달 동안 계속 주가가 하락하게 될까요? 잘못된 질문입니다. 전혀 답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질문에 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어떻게 될지 현명하게 결정할 방법은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시장이 7거래일 동안 13% 하락했다는 것뿐입니다. 이 질문의 답은 주로 투자자의 심리 변화에 달려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주 동안 추가로 13% 더 하락할 것이라고(아니면 그만큼 상승할 것이라고) 단정 지을 어떤 절대적 근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주로”라고 말한 이유는 바이러스의 상황 전개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투자자들이 이미 자산 가격에 반영했던 예측과 비교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판단할 어떤 근거도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그 대신, 현명한 투자는, 항상 그렇듯이, 가격과 가치 간의 관계에 기초해야 합니다. 즉, ‘붕괴 더 진행될 것인가?’라는 예측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붕괴로 인해 유가증권의 가격이 제대로 책정되게 되었는가?’, 아니면 ‘펀더멘털로 볼 때 아직도 비싼 수준인가? 또는 싸졌는가?’에 기초해야 합니다. 가치에 비추어 가격을 평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투자방법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단기적으로 믿을 만한 도움을 주는 것이 없다는 것이 전체 논의의 요지입니다.)

내재 가치를 알아내는 것은 결코 단순하거나, 확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가 미래 세계를 아주 다르게 만들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가치에만 의존하기에는 너무 불확실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거의 5억 명을 감염시켰고, 그중 약 675,000명의 미국인을 포함해 약 2천만 내지 5천만 명의 희생시켰던” 1918년의 스페인 독감 대유행의 재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오랜 기간 겪어왔고 백신을 개발했으며 다루는 방법을 배웠던 독감 같은 또 하나의 계절적 질환에 더 가깝습니다. 독감으로 매년 약 3만 내지 6만 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끔찍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재앙과는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더 많이 알아내고 백신을 개발하고 나면,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영구히 변화시키고, 미래 세계를 알아볼 수 없게 만들고, 기업을 소멸시키거나 그 가치 평가를 불가능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내 추측일 뿐이며, 우리가 그렇게 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고점 대비 13% 정도 하락했습니다. 큰 하락입니다. 현재 미국 기업계(그리고 그들이 미래에 창출해 낼 현금 흐름)의 가치가 2월 19일보다 13% 낮아진 것입니다. 이제 시장이 저평가되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리 해석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PER 19배로 고평가되었던 시장이 하락을 겪은 후에 고평가에서 다소 벗어났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적정 수준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저평가되었다고 꼭 집어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2주 전에는 주식시장이 고평가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는 말이죠. 비록 단기적인 기업 전망이 다소 약화되었더라도, 적정 가치에 가까워졌지만, 저평가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치로 판단할 때, 조정 전 S&P 500의 PER는 19배 정도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평균보다 약 20% 높은 수준이었습니다(이 평균을 현재에 적용할 수 있는지는 찬반양론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13% 하락했으니, PER 배수도 적정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올해 기업 수익이 종전에 예측되었던 것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단서 하에서 말입니다.)

사야 할까요, 팔아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있어야 할까요? 더 싸졌으니까 좀 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미래가 얼마나 더 부정적일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현금을 다 쏟아 넣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나라면 바닥에 도달할 때까지(그리고 바닥일 때마다) 얼마를 투자할지 생각해 보고, 지금은 일부만 투자하고 싶습니다. 주식시장이 반등해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지금 사두는 편이 좋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계속 더 하락할 수도 있고, 그러면 돈을 남겨 놨다가(바라건 데 용기도 남겨놨다가) 나중에 더 사는 편이 좋을 수 있습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름을 인정하는 사람들만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살 때라고 누구도 말해줄 수 없습니다.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료 출처: Howard Marks of Oaktree Capital Management, “Nobody Knows II”

https://www.oaktreecapital.com/insights/howard-marks-memos


This page is synchronized from the post: ‘아무도 모른다 II - 하워드 막스 메모’

Your browser is out-of-date!

Update your browser to view this website correctly. Update my browser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