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따르면,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아이리시맨(The Irishman)”이 스트리밍 개시 후 첫 주 동안 2,600만 회 이상 시청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첫 한 달 동안 4,000만 회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화가 나오기 전에 찰스 브랜트의 원작 “아이리시맨(I Heard You Paint Houses)”을 읽은 사람들은 영화를 훨씬 재미있게 시청했을 수 있다. 이 책은 프랭크 시런(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의 인터뷰에서 이 전직 청부 살인자가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책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마피아의 관점에서 이들과 트럭 노조의 지미 호파와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195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트럭 노조가 얼마나 위세를 누렸는지 잘 보여준다. 시런은 호파가 당시 엘비스나 비틀스만큼 유명했다고 말한다.
다음은 책에서 통계와 일화로 보여준 당시 트럭 노조의 교섭력, 이를 통해 노동자들의 교섭력 이 어느 정도인지 요약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2년 동안, 미국 48개 주에서 총 8,000회의 노조 주도 파업이 있었다. 한 주당 160회가 넘었다.
호파의 트럭 노조에서 기사들은 체스 판의 말이었다. 그들은 언제라도 파업을 할 수 있었고, 기본적으로 국가 공급 망을 폐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로버트 케네디는 호파의 트럭 기사들을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기관이며, 호파는 이를 통해 악마의 음모를 꾸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상원 의원은 호파가 움직이는 트럭 노조를 “미국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초강대국”이라고 불렀다.
호파는 연금을 만들어 놓고, 조합원이 일하는 회사들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기부금 납부하도록 했다. 호파가 마피아와 관계를 맺은 이유는 (엄청나게 불어난) 이 연금의 돈을 그들의 불법 회사에 빌려주었기 때문이다.
스티븐 브릴은 “The Teamsters”에서 1970년대 중반 어느 시점에 트럭 기사들의 연금 중 10억 달러 이상이 마피아가 운영하는 카지노 같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출되었다고 한다. 당시 체이스 맨해튼 은행의 전체 대출 금액보다 20% 적은 금액이었다.
-호파가 전국 트럭 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화물 운송 협정(Master Freight Agreement)을 조율하면서, 모두 동일한 시급, 동일한 혜택 및 동일한 연금을 약속했다. 문제는 트럭 회사들은 오로지 이 협정에만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트럭 기사들이 하나의 협정 안에 있었기 때문에, 파업이 순식간에 전국으로 번질 수 있었다.
현대 역사에서 이 시대보다 노동자들이 더 많은 힘을 갖고 기간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파업은 마피아가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극렬해지지 않았다. 또한 정부가 비과세 연금의 돈이 마피아에게 대출되고 있음을 포착하자, 불법 자금을 카지노를 통해 세탁했다.
하지만 당시의 협상력이 전부 호파의 트럭 노조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동차 노조가 점점 더 힘을 키웠고, 그에 따라 교섭력도 높아졌다.
로저 로웬스타인은 “복지전쟁(While America Aged)”에서 미국 3대 자동차 노조를 통해 연금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한다. 1960년이 되자, 미국 노동자의 40%가 연금에 가입하고 있었다. 1960년대 말이 되면서 그 수치는 60%에 가까워졌다.
자동차 노동자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교섭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및 크라이슬러의 경영진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받는 혜택은 가히 엄청났다.
다음은 책에서 설명한 몇 가지다.
-2006년 말까지 15 년 동안, GM은 노동자들의 연금에 550억 달러를 적립했다. 주주 배당금으로 지급한 130억 달러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다. 그리고 여기에는 퇴직자들을 위한 건강관리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1960년대 말이 되자, 연금 급여 상승률은 미국의 임금 상승률보다 3배 높았다. 특히 포드의 경우, 1950년 이래 임금은 5배 증가했지만, 연금 급여는 10배 증가했다.
1950년에 GM에서 퇴직한 경우, 평균 연금으로 매월 45달러가 지급되었다. 1980년이 되자, 매월 지급된 평균 연금은 435달러에 달했다. 이 기간 동안 물가 상승률의 3배였다.
1990년까지 연금으로 지급된 엄청난 액수로 인해, GM의 주가는 25년 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1990년대 중반 GM이 연금에 지출한 엄청난 돈이면 도요타의 지분 절반을 사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연금이 처음 제정되었을 당시, GM은 향후 사람들의 기대 수명이 더 길어질 것이란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GM의 퇴직자 중 한 명은 111세까지 살았다. 그는 퇴직 후 48년 동안 연금과 의료 혜택을 받았다. 이 직원이 1926년 연금에 가입했을 때, 퇴직 후 거의 50년 동안 혜택을 받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세상의 다른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노조는 너무 멀리 나갔고, 욕심이 너무 많아졌으며, 그에 따라 상황이 역전되었다.
노조의 교섭력은 1970년대 이후 크게 줄었다. 노조 가입 수도 감소했다. 다른 나라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었고(그런 나라에서는 법적 연금이 없었다), 경제는 세계화되었다.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더 자주 바꾸기 시작했고, 연금을 교섭 수단으로 사용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사람들이 더 오래 살기 시작하고 연금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기업들은 재난의 징조를 알아차렸다. 1980년대 401k의 출현은 관의 마지막 못을 박았다. 현재 민간 부문의 연금에 가입한 노동자 수는 15%로 줄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경제에 이례적인 파급 효과를 낳았다. 중산층의 증가, 저렴한 주택 및 임금 상승을 초래했다. 전후 1950년대와 1960년대는 노조의 왕으로 군림한 지미 호파의 시대와도 맞물려있다. 마피아가 감독하는 파업은 극렬하지 않았고, 55세에 퇴직한 자동차 노동자들은 상당한 연금과 의료 혜택을 누렸다.
지난 40~50년 동안 상황은 역전되었고, 금융 시장과 기업이 노동자보다 우위에 서게 되었다.
예전의 연금/노조 시스템은 당사자들에게 훨씬 더 좋았다. 고용주가 노동자들을 돌볼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탐욕스러워졌고, 사람들이 더 오래 살기 시작했으며, 노동 시장은 변화했다.
1950년대와 1960년대 노동자들이 큰 힘을 가졌던 시대가 일시적인 사례에 불과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고용주가 여전히 직원보다 우위에 서있는 모습이고, 기술 혁신으로 인한 효율성이 높아진 세상에서 이런 모습이 조만간 바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긍정적인 면은 실업률이 4% 이하로 낮아짐에 따라 임금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기간 고용이 지속되는 환경이라야만 더 오랜 기간 노동자의 우위가 지속될 수 있다.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지미 호파의 전성기가 이례적인 경우처럼 느껴진다.
자료 출처: A Wealth of Common Sense, “Jimmy Hoffa & General Motors: When Labor Ruled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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