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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NG 주식들이 최근 급락을 겪으면서 과거 시장 하락의 여러 사례, 특히 1970년대 니프티 피프티 주식들과 비교되곤 한다. 그러면 이런 비교가 과연 합리적인 일일까?
1969년 약세장에서 소형주들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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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들의 주가는 불과 17개월 만에 56%나 하락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듯이 , 이렇게 된통 당한 투자자들이 바로 그랬다. 소형주의 주가가 얼마나 빨리 하락할 수 있는지 경험했고, 따라서 “장기 보유 주식(one decision stock)”으로 눈을 돌렸다. 높은 성장 전망보다 더 주가가 비쌌던 소위 우량주였다. 이들 주식은 다름 아닌 인기 50개 주식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였다.
그러면 니프티 피프티는 어떤 주식들이었을까? 공식적으로 지정된 바는 없으나, 1977년 포브스 지의 기사 하단에 기재된 모건 개런티 트러스트의 목록과 키더 피바디의 목록을 보면, PER 배수 상위 50개 대형주가 올라있다.
두 목록에서 겹치는 종목은 총 24개로 아래 차트와 같다. 1972년 당시 PER 배수와 이후 수십 년 동안의 연평균 수익률이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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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트는 2001년 논문 “The Nifty-Fifty Re-Revisited”(아래 링크 참조)에 첨부된 것으로, 저자는 1972년 이후 수십 년 동안 S&P 500 지수 대비 이들 주식의 수익률을 살펴보았다. 아래 차트에 나타난 것처럼, 이후 30년 동안 이들 중 상당수가 시장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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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키더 피바디의 목록에 오른 주식 중 10개 만이 S&P 500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올렸고, 특히 한 주식의 수익률은 훌륭했다. 30년 동안 월마트의 연평균 수익률은 26.96%로 CRSP 데이터 전체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어쩌면 PER 배수가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로또를 사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기대 수익률이 낮아서가 아니라, 그 기대 수익률을 얻을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키더 피바디의 목록 중 80%가 시장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잭팟을 터트린 주식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두 목록 모두에 오르 24개 주식은 사실상 S&P 500보다 나빴다. 1972년 말 이들 24개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는 S&P 500에 투자한 투자자 보다 50%나 저조한 수익률을 올렸다.
이제 현재를 보자. 그동안 1970년대 초반 시장과 “지금” 시장을 비교한 글들은 수없이 많았고, 주된 이유는 니프티 피프티 주식들이 과도한 사랑을 받았고,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이상의 주가 배수로 거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PER 배수에만 매몰되면 더 큰 그림을 놓치게 된다.
PER 배수로는 해당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자본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현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쿼터백의 10주 동안 패스 성공 거리만 보고, 그 팀이 플레이오프를 오르는데 베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정보 거리는 되지만, 결정을 내리는데 충분하지 않다. 그렇긴 하지만, FAANG 주식들의 PER 배수를 살펴보자.
- 애플: 14.5배
- 페이스북: 20.5배
- 구글: 39.6배
- 아마존: 87.6배
- 넷플릭스: 94.3배
넷플릭스가 새로운 폴라로이드이고, 아마존은 새로운 디즈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글머리에서 밝힌 것처럼 이런 비교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이 다섯이 최고의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이 더 높은 주가로 보상하는 것이며, 일부는 특히 더 그렇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타당할까? 그렇게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주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타당하지 않을까? 역시 그럴 수도 있다.
역발상적 시각을 갖는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이들 주식이 과거 니프티 피프티를 떠오르게 만든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에둘러 말하는 것보다 비교하는 것이 훨씬 더 깔끔하다.
다른 시장과 비교할 수 없는 시장은 없다. 비교는 시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하지만 신작 개봉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본 적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결말이 어떻게 될지 안다고 짐작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영화가 어떻게 끝날지는 끝까지 봐야만 아는 일이다.
역사를 안다고 해서 미래가 더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아마존이 제록스의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고, 사과를 오렌지와 비교하는 꼴인지도 모른다.
자료 출처: The Irrelevant Investor, “The Nifty Fif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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