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관련 ETF의 명과 암, 어떤 ETF가 투자에 더 나은가?

불과 한 달이었다. 유가가 짧긴 했지만 마이너스(-) 영역으로 화려하게 추락한 후 다시 지금 수준으로 상승하는데 걸린 기간이다.​

4월 20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최근월 선물 가격은 배럴당 -37.63달러까지 추락했다. 5월 20일, 최근월 선물 가격은 바닥을 찍고 33.49달러까지 상승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71달러 이상 상승한 것이다.​

하락과 마찬가지로, 유가 반등도 급격했고 예상 밖이었으며, 많은 시장 참가자들의 허를 찔렀다. 한 달 전만 해도 유가가 30달러 대로 빠르게 되돌아올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전 세계 경제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하지만 유가는 여기까지 왔다.​

긴축된 시장

예상보다 빠른 세계 원유 수요 회복과 예상보다 훨씬 더 급격한 원유 공급 감소가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의 5월 원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예상보다 나은 이동성 증가와 점진적인 봉쇄 조치 완화”로 인해 2분기 원유 수요 전망을 일간 320만 배럴 더, 한 해 전체의 전망을 일 70만 배럴 더 늘리게 되었다고 한다.​

개선의 징후

물론 2분기 및 한 해 전체의 원유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일간 1,990만 배럴 및 86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공급 측면에서는, OPEC와 동맹국들 그리고 기타 산유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감산 조치는 예상보다 엄청났다. IEA에 따르면, 5월 공급량은 일간 8,800만 배럴로 9년 내 최저치로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산유국의 대규모 감산이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을 더하면 4월보다 5월에 훨씬 더 시장이 긴축될 것으로 보인다.​

잃어버린 상승

유가 반등 속도가 놀라울 수도 있지만, 어쨌든 많은 투자자들이 유가 회복을 예상했었다. 그러면서 3월과 4월 유가 하락 속에서도 원유 및 에너지 관련 ETF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유감스럽게도, 모든 ETF가 같은 수혜를 입은 아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ETF인 USO(United States Oil Fund LP)에는 3월과 4월에 60억 달러 가까운 신규 자금이 유입되었지만, 현재 이 펀드로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 ​

기껏해야 손익분기점

USO는 저점 대비 50% 반등한 셈이지만, 최근월물 선물 계약이 10달러 선이었던 4월 21일 수준으로 되돌아왔을 뿐이다. 즉, 유가가 3배나 상승했어도 이날 USO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기껐해야 손익분기점 수준에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

4월이나 3월 초 USO를 매수한 이들은 더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예를 들어, USO는 최근월물 선물 가격이 현재 수준으로 거래되던 마지막 날인 3월 10일 이후 56% 급락했다. ​

선물시장의 가파른 콘탱고가 USO로 하여금 유가 반등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ETF에 불리한 구조적 요인을 몰랐던 투자자들에게는 불행한 결과였다. ​

유가(파란색) vs 3월 10일 이후 USO의 수익률(노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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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ETF​

모든 원유 관련 ETF가 USO와 같은 운명을 겪은 것은 아니다. 비록 USO 만큼 인기가 있지는 않았지만, 다른 에너지 펀드들은 해당 투자자들에게 더 나은 수익률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XLE(Energy Select Sector SPDR Fund)와 VDE(Vanguard Energy ETF)는 각각 3월 23일 저점 대비 약 66% 상승했다.​

더 중요한 것은, 유가가 마지막으로 30달러 이상이었던 지난 3월 10일에 비해 현재 이들 펀드가 더 많이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USO와 달리, 이들 펀드는 선물 포지션 롤링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싸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에너지 관련주들을 보유하고 있는 XLE와 VDE는 3월 말 전체 주식시장과 더불어 바닥을 찍고 반등 중에 있다. 4월 20일 유가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졌을 때도 두 펀드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고, 전월 기록한 최저치를 훨씬 상회했다.

3월 10일 이후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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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도구들

XLE와 VDE 같은 에너지 관련주 ETF가 USO 같은 원유 선물을 추종하는 ETF보다 최근 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는데 더 나은 도구였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 우수한 성과는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2009~2019년 10년 동안 XLE는 38.3%, VDE는 23.3%, USO는 67.4% 각각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23.1% 하락한 최근월물 원유 선물과 비교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 관련주 ETF가 극히 단기간 보유할 경우를 제외하고, 원유 선물 추종 ETF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원유 선물 추종 ETF는 데이 트레이딩, 페어 트레이딩, 헤징 등의 전략에는 유용할 수 있으나, 매수 후 보유하는 장기 투자에는 적절하지 않다.​

자료 출처: ETF.com, “Not All Energy ETFs Ride Oil’s R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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