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중국에서 애플의 운명에 대해 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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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아이폰을 갖게 된 건 2012년 음력 설 즈음이었다. 당시 아이폰은 특별히 갖고 싶어나 하진 않았다. 내가 무슨 기계치여서도 아니고, 박봉 때문에 살 수 없는 브랜드여서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버지 친구분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다른 장신구들과 함께 아이폰 4를 받았다. 조금 이상하긴 했다. 당시 1월에 출시된 후, 전국을 열광하게 만든 4S가 아니라, 2010년에 출시된 단순한 아이폰 4였다. 그때쯤에는 정식 선물로 이미 한물 갔다고 봐야 했다.
분명 두어 사람의 손을 거쳤을 게 분명했다. 중국의 선물 문화는 전부 받은 선물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주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애플 브랜드라면, 아버지 친구분이 비록 사업 관계자에게 줄 수는 없었겠지만, 가까운 친구 딸을 줄 정도는 됐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애플 아이폰은 중국인들이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었고, 아버지와 친구분들처럼 대체로 나이가 있고, 큰 조직의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던 이들은 여전히 애플 제품의 전설에 빠져 있었다.
비록 아버지 친구분을 비롯해 대부분이 아이폰의 대부분의 기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랐지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아이폰이 “최고”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애플의 세계적 명성은 가진 사람의 지위를 말해주는 것이자, 우수한 품질을 보장해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지난주 수요일 애플의 CEO 팀 쿡이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 비슷하게 밝히자, 전 세계는 애플이 중국인들에게 매력을 잃은 거 아니냐는 충격에 휩싸인듯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이 소식은 뉴스는 이미 알고 있던 걸 확인시켜 줄 뿐이었다. 2012년 이래로 중국 국내 브랜드들이 큰 발전을 이뤄냈고, 중국 사용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새로운 기능과 함께 만들어내고 있었다. 한편 애플은 세계적 명성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에서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제품의 현지화나 재탄생을 이뤄내지 못했다.
중국에서 국산 스마트폰의 급증은 2010년대 초 중국 최초의 브랜드 중 하나로 등장한 샤오미에서 비롯됐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빠른 자체 운영 체제를 갖추고,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다. 처음에는 애플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을 노린 것처럼 보였다.
샤오미는 전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저가 모델[699위안(당시 150달러 미만) 짜리 레드미(Ledmi)]와 고급 모델 모두를 판매했다. 하지만 고급 모델이라 해봐야 2,000위안(350달러) 미만으로 가장 싼 아이폰 가격보다 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용한 기능을 갖춘 샤오미 제품뿐만 아니라, 화웨이와 오포 같은 경쟁업체들의 제품이 가격과 더불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아이폰의 매력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내 경우 2015년 말 아이폰에서 고급 샤오미로 갈아탔는데, 상하이에서 마케팅 일을 하고 있던 친구가 샤오미 미 노트에 대해 열변을 듣고 난 후였다.
이 제품은 대화면 모델 또는 “패블릿” 중 하나로, 대화면을 좋아하던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오랜 인기를 끌고 있었으며, 셀카를 찍고 TV 드라마를 시청하는데 안성맞춤이었다. (애플은 2014년 말에야 화면 크기를 키운 플러스 시리즈를 출시하기 시작했고, 중국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안 그래도 비싼 가격보다 100달러가 비쌌다.)
또한 애플은 중국 소비자들이 원하던 필수 기능을 오래도록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바로 듀얼 심(SIM) 카드시스템이었다. 뭔 이상한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점점 더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었다. 중국의 경우, 많은 젊은이들이 컴퓨터가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인 TV, 컴퓨터, 전화기 역할을 하는 전천후 기기가 되고 있었다.
다른 모든 스마트폰 브랜드는 두 개의 SIM 카드 사이를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는 게 가능했다. 카드 하나는 보다 저렴한 속도로 스트리밍을 보고, 다른 하나는 통화용이었다. 국제 관광 산업이 확대되면서, 해외 심 카드 장착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몇 년 동안 애플은 요지부동이었다. 애플은 결국 지난가을 중국과 홍콩용으로 특별히 듀얼 심 카드를 적용한 모델을 출시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애플이 중국용 현지화 제품이라고 내놓은 건 고작 황금색 아이폰뿐이었다. 2013년에 처음 출시된 이 제품은 분명 중국 시장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었고, 중국 본토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많은 사람들은 황금 아이폰이 투하오(土豪; 벼락부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리고 아이폰의 황금색을 투하오의 황금색이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황금색 도금은, 사용자 경험이 아니라 겉보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 때문에, 매력이 그리 오래갈 수 없고, 실제로도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투하우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것도 곤란했을 수 있다.
시장 점유율 면에서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는 최근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부유층과 비즈니스 계층에게 화웨이의 인기가 치솟았고, 최고급 제품으로 중심을 옮겨가면서 가격도 점차 오르고 있다. 한때 아이폰을 가지고 다니던 중국 중상류층이 그 후, 내 아버지를 포함해, 화웨이로 갈아탔다.
중국이 대대적으로 온라인으로 이동해 가면서, 지위의 상징으로서 고급 브랜드의 매력이 향후에도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믿었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금 같은 상황을 보고 기절초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 소비자들도 사용자 경험에(그리고 물론 가격에도) 신경을 쓴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이 모든 영광을 잃은 건 아니다. 공무원 친구 한 명이 2016년 ‘선물’로 아이폰 신제품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화웨이를 뇌물로 받았다는 소식은 없기 때문이다.
자료 출처: The New York Times, “Why My Chinese Dad Switched From an iPhone to a Huaw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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