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엄청난 돈을 주고 깃허브를 인수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깃허브(GitHub)를 인수했습니다. 75억 달러(약 8조 원) 상당의 MS 주식을 주는 조건이라고 합니다.

깃허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개발자들의 놀이터’라고도 불리며 2008년 설립된 기업으로 ‘프로그래머들의 페이스북’이라고도 합니다. 2,400만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사용 중이며, 8,000만 개에 달하는 소스코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IT 개발자들은 깃허브에 자신이 짠 코드를 저장하거나, 다른 개발자들과 공유할 수 있으며, 공개한 코드를 놓고 여러 사용자가 아이디어를 덧붙여 가며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MS가 깃허브를 인수한 사례를 보면, 실리콘 밸리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깃허브의 인수 가격은 연평균 수익 대비 거의 30배 가까운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6년 링크드인을 260억 달러(수익 대비 7.2배)에 인수했던 사례와 비교해도 엄청난 액수를 지불한 것입니다.



왜 그런 차이가 있을까요? 답을 찾기 위해서는 실리콘 밸리가 움직이는 방식 그리고 이런 천문학적 가치의 원천에 대한 크게 잘못된 오해를 먼저 풀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두 가지 방식으로 평가됩니다. 하나는 금전적 가치이고, 다른 하나는 전략적 가치입니다.

기업의 금전적 가치는 경영대학원이나 주식 시장에서 보는 기업에 대한 기대치, 즉 주가입니다. 기업의 수익, 매출, 자산 가치 등과 대비한 주가 배수도 금전적 가치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주가가 1만원이고, PER가 10배라는 것은 매년 주당 1천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이 돈이 전부 투자자에게 돌아간다면 10년 만에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에스오일 같은 원유 관련 기업에 대해 얘기할 때, 주가와 유가 사이의 관계를 얘기하곤 하는데, 이것은 유가가 엑손의 금전적 가치인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세탁소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이 기업의 가치는 보유한 고객 수, 매출, 비용, 성장 예상치를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반면, 기업의 전략적 가치는 위와 같은 사항과는 거의 관련이 없고, 오로지 해당 기업의 제품 및/또는 시장 점유율이 다른 기업(일반적으로 더 큰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이 전략적 가치는 기업이 얼마나 돈을 잘 버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이 돈을 버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또는 경우에 따라 얼마나 방해가 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렇게 기업의 금전적 가치와 전략적 가치의 차이로 인해, 어떤 기업은 직원이 5명 뿐이고 영업이익도 전무한데 수 조원에 팔리고, 어떤 기업은 직원 500명에 영업이익도 1천억 원에 달하는데도 앞선 기업보다 가치를 덜 인정받는 것입니다.

애플, 페이스북 및 구글 같이 우리가 잘 아는 실리콘 밸리 기업의 성공 사례는 대부분 금전적 가치, 즉 주가 상승을 통해서 나타났지만,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 대부분은 애플 처럼 IPO에 성공하고 상장 기업으로서 성공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들 눈에 가치가 돋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MS가 깃허브를 8조나 주고 인수한 이유는 깃허브가 돈을 잘 벌고 있고, 앞으로도 잘 벌것 같아서가 아닙니다. 매일 깃허브에 접속해 저장된 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수천만 명의 개발자들이 있으며, 이들이 MS의 개발자 환경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그 길이 실제로 돈이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략적 가치에 대한 몇 가지 유명한 사례를 살펴 보겠습니다.

2006년 구글은 유튜브를 당시로선 엄청난 금액인 16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유튜부의 사업은 수익성도 별로 없었고, 불법 게시된 동영상에 대한 책임 문제는 사실상 무한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왜 이렇게 미친 길을 택했던 걸까요? 유튜브의 향후 수익 창출 능력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튜브가 그만큼 수익성이 있는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구글에게 유튜브는 엄청난 전략적 가치가 있었습니다. 즉, 구글의 수익성 높은 검색 사업을 경쟁 업체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구글이 유튜브를 거금에 인수해 10년 동안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최고의 거래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썬 마이크로 시스템즈가 2007년 수십억 달러를 들여 MySQL을 인수한 것입니다. MySQL의 주요 제품은 무료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로, 기존 거의 모든 웹사이트가 아주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백-엔드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MySQL의 수익은 미미했으며, 전반적인 금전적 가치(즉, 주가)는 거의 투기로 인해 오른 것이었지만, 여러 곳에서 이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준비해 두고 있었습니다.

MySQL이 이렇게 구애의 대상이 되었던 이유는 금전적 가치 때문이 아니라, 전략적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오라클, IBM 및 마이크로소프트에게, MySQL의 전략적 가치는 자사의 수익성이 높은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이 무료 제품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MySQL이 전략적 가치의 좋은 사례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당시 썬은 자산의 비싼 하드웨어가 저렴한 상용 리눅스 서버에 의해 빠르게 침식당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었습니다.

썬은이 위협을 타개해야만 했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습니다. 그 해법으로 MySQL을 인수해, 썬 만이 지니고 있던 이점을 데이터베이스에 구현할 수 있었고, 썬/MySQL 기반의 웹 사이트를 경쟁 솔루션보다 10배 빠르게 실행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썬이 살아남은 만큼 실제로도 아주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그리고 6개월 후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자사와 경쟁이 예상되는 기업을 스타트업 상태에서 인수해 흡수해 버리는 사례도 비일비재 합니다. 이런 전략적 선택의 대명사는 과거 야후였습니다.

MS가 깃허브를 인수한 것 자체도 중요한 뉴스지만, 그 내면에는 성공한 하이테크 스타트업의 기본적 가치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업의 가장 성공적인 결과는 금전적 가치가 아니라 전략적 가치에서 얻어집니다. 이 점을 다시 생각해 보면, 미친 것 같이 보이는 실리콘 밸리의 세상을 이해하기가 훨씬 더 쉬워질 것이고, 투자 대상을 고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페이스북이 스팀잇을 전략적으로 인수하면 어떻게 될까요?

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Harvard Business Review, “Why Microsoft Is Willing to Pay So Much for Git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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