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SF 철도 인수 후 10년, 버핏의 투자는 옳았을까?

버크셔가 벌링턴 노던 산타페(Burlionton Northern Santa Fe; 이하 BNSF) 철도를 인수한 게 10년 전이다. 시간 참 빠르다.

​이 인수가 버크셔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갑자기 기업 지분을 완전히 인수해 경영하는 방식이 “정말로” 주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2009년 당시, 일각에서는 버핏이 정신줄을 놨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노인네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잊을만하면 화제로 다시 떠오르곤 했기 때문에 이제는 익숙해져 있다. 애플의 주가 하락과 버크셔가 보유한 엄청난 지분으로 인해, 다시 한 번 비슷한 얘기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어쩌면, 버핏은 오마하에 앉아 그런 사람들을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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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많은 사람들이 답을 찾고 있었다. BNSF 철도는 기존 버핏의 투자 방식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브루스 그린왈드 교수도, 딱히 이분만은 아니지만, 당시 버핏을 비판하고 나선 이들 중 하나였다.

미친 짓이다. 정신 나간 투자다. 우리는 벌링턴 노던을 75달러로 본다. 정확한 계산에 따른 수치다. 투자 수익도 별로다. PER 18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너무 높은 수준이다. 사업 유지를 위한 자본 지출도 아주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감가상각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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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교수의 지극히 합리적인 비판이었다. 때문에 왜 버핏이 BNSF에 흥미를 느꼈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한, 나중에 밝혀진 일이지만, 왜 버핏이 옳았고, 왜 비판한 이들이 틀렸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이 투자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버핏이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느냐다. 2009년 11월 당시에는 저렴한 투자 기회가 많았었다. 그런데 버핏은 BNSF 철도를 골라, 30%나 프리미엄을 얹어 주었다. 또한 지불 금액 중 40%를 아주 저평가되어 있던 버크셔 주식으로 지급했다. 이런 점을 보면 버핏이 BNSF 철도를 얼마나 원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BNSF 철도 인수에 쓴 340억 달러는 버크셔의 자산 중 거의 25%나 차지했다!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만한 큰 베팅이었다.

​당시 버핏은 미국 경제의 미래를 보고 올인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좋다. 하지만 버핏도 BNSF 철도의 상세한 내용을 들여다봤을 것이고, 그중에서 특별한 가치를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많은 전문가들도 너무 비싸다고 한 가격에 샀을 것이다.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현재의 결과를 살펴볼 때가 됐다.

​인수 이후 BNSF 철도는 버크셔에게 배당금으로 300억 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인수한지 10년도 안된 기간에 인수 가격을 거의 회수한 셈이다. 10%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과 아주 흡사하지만, 거기다가 이자율과 액면가가 높아질 가능성은 덤이다. 훌륭하다. 겉보기에도 “비싸게” 주고 인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 집약적 기업에게는 인상적이다.

​영업이익은 2009년 18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급증했다. 물론 영업이익 순환 주기상 2009년이 저점이었고, 현재는 고점에 이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인상적인 수치인 것은 분명하다. 배당금 형식으로 버크셔가 가져간 자본을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이다.

​상장업체로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유니언 퍼시픽(UNP) 철도와 비교해봐도 잘 알 수 있다. UNP도 기본적으로 230억 달러의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UNP가 구조적 차이(사업 혼합) 때문에 마진이 약간 높아서 수익성이 약간 더 높다.

​재미있는 사실은 UNP의 본사가 다름 아닌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버핏은 다른 철도회사를 선택했다. 주제와 관련이 없는 얘기긴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이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지난 10년 동안 시장은 UNP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아보자. 이 기간 동안 BNSF와 UNP의 실적은 아주 비슷해, 매출은 50% 증가했고, 현금 흐름은 두 배로 뛰었다.

​2009년 11월 이후 UNP는 투자자들에게 연평균 22%의 내부수익률(IRR)을 제공했다. 대단히 인상적인 수치다.

​같은 기간, S&P 500은 연평균 11.8%의 수익률로, 아주 좋았지만, 이 철도회사는 그보다 거의 두 배나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었다.

​UNP는 현재 기업 가치 1,300억 달러에 시가총액은 1,100억 달러에 달한다. 또한 EV/EBITDA는 12.5배이며, PER는 19배다. 이를 통해 BNSF의 시장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UNP와 비슷한 수치를 적용해 보면, BNSF의 기업 가치는 1,250억 달러에 주식 가치는 1,0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버핏은 이 회사를 340억 달러를 주고 샀고, 이미 배당금으로 310억 달러를 가져갔다. 그러고도 1,000억 달러 이상이 남았다. 훌륭한 투자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버핏이 대규모 투자로 인상적인 수익률을 올렸음을 알았다. 하지만 수치 하나를 더 살펴보자. 바로 18%다. 처음 많은 사람들이 그저 그런 수익률을 올릴 거라고 생각한데 비해 인상적인 수익률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자본 집약적이고, 규제 부문의 경기 순환적 기업을 너무 비싸게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8% 수익률은 S&P 500의 1.5배다. 그것도 강세장에서 말이다. 게다가 수익률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완전 인수 당시 버크셔는 이미 BNSF의 지분을 20%를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유통 주식 100%를 인수하기 위해 경영권 대가 같은 프리미엄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버핏은 나머지 주식을 약 260억 달러를 주고 인수했다.

​또한, 버크셔는 80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인수 자금 조달에 약간의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다라서 레버리지 수익률을 감안해야 한다. 이 레버리지와 이미 버크셔가 보유 중이었던 BNSF의 지분을 고려하면, 투하 자본 수익률은 더 올라갈 것이다. 이것이 요점이다.

​BNSF 인수에 부정적인 측면이 없는 건 아니다. 버크셔는 인수 대가 중 일부로 저평가된 상태에서 106억 달러 상당의 신주를 발행했다. 상당한 주식 희석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최선은 아니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의 BNSF를 보면,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약간의 신주를 발행했어도 말이다.

​BNSF 인수에서 흥미로운 점은 버크셔가 상당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200억 달러의 현금이 있었다. 그렇다면 왜 신주를 발행했을까? 버핏이 밝힌 바에 따르면, 버크셔의 현금 보유고를 200억 달러 아래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당시 투자 기회가 널려있던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그 돈을 전부 투자해도 됐지만, 버핏은 그런 유혹을 참아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원칙이다.

​BNSF는 버크셔가 인수한 후 어떻게 변했을까?

​대차 대조표 상으로 부채가 120억 달러 늘었다. 그중 대부분이 배당금 형태로 버크셔에게로 들어갔다. 우량 기업으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타당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매출도 50% 증가했다. 2009년 금융 위기 당시 매출은 140억 달러였다. 그 이후 경제 성장과 미국 원유 호황의 도움으로 매출은 50% 증가한 230억 달러로 증가했다. 중요한 점은 매출 중 석탄의 비중이 25%라는 것인데, 회복기간 동안 커다란 역풍으로 작용했다.

​10년 동안 50% 매출 증가는 괜찮은 수준이지만, 성공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었다. 버핏이 투자한 핵심은 가격 결정력이었다. BNSF는 고객들과 재협상을 통해 계약 대부분의 가격을 재조정했다. 산업 통합, 가격이 너무 낮았던 서비스, 그리고 트럭 대비 경쟁 우위가 지난 10년 동안 철도회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와 같이 매출 증가와 가격 인상 그리고 운영 비용 절감이 합해져 마진이 증대됐다. EBITDA 마진은 인수 당시 35%에서 현재 45% 수준으로 높아졌다. 또한, 추가적인 재정적 레버리지가 수익률을 증대시켰다.

이렇게 지금까지는 버핏이 옳았다. 그는 지금까지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들(시즈 캔디, 코카콜라, 무디스 등)에 투자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 장기간에 걸친 매출 증가와 가격 인상이라는 공식이 아주 생산적이었음이 증명되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오랜 기간 오마하에 배당금을 보내 줄 수 있는 훌륭한 자산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버크셔의 장부 상으로 BNSF의 가치는 430억 달러인데 반해, 앞서 밝혔듯이 실질 가치는 1,050억 달러 상당이라는 점이다.

자료 출처: Berkshire, Buffett and Beyond - “10 years since BN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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