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코헨. 그는 2017년 공동 창업한 반려동물 용품 회사를 33.5억 달러(약 4조 원)에 매각할 당시, 자기 몫으로 무엇을 할지 확실한 계획을 세워뒀다.
그는 모든 돈을 단 두 개 종목에 투자했다. 바로 애플과 웰스파고였다. 투자 자문들이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투자 방식이었다. 하지만 코헨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최소한 내게는 훌륭한 종목을 찾아내는 일이 너무 어렵다. 때문에 소신이 선 종목에 “올인”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금 살고 있는 플로리다의 집 외에는 다른 부동산은 없다. 헤지펀드,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펀드 등에도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 또한 지방채나 어떤 채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몇 년 전부터 같은 차를 몰았고, 2013년부터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
그는 초부유층들이 투자와 개인 업무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하는 사기업을 언급하면서, “가능한 한 생활을 단순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사실상 패밀리 오피스 같은 것은 관심이 없다.”라고 말한다. 최근 몇 년간 실리콘밸리가 낳은 젊고, 부유하고, 기술력이 풍부한 이들에게 자기 상품을 팔면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 자산 관리업체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그들은 스타트업 열풍 속에서 돈과 비전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이들을 고객으로 한다. 그들은 은행과 비슷한 포트폴리오와 투자 철학을 갖고 있다.
만약 코헨이 투자 자문사를 찾았다면, 두 종목에 올인하는 대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어쩌면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는 조언을 받았을 것이다. 에피션트 프런티어 어드바이저의 윌리엄 번스타인은 “기본적으로 유가증권을 선별해 낼 수 있는 기술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S&P 500 지수 구성 기업들 중 70%가 평균을 밑돌 것이라고 한다. 지수의 평균 수익률 대부분 상위 25% 기업들이 책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도로 집중된 주식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면, 70~80%의 확률로 지수보다 저조한 성과를 기록할 것이다.
번스타인은 만일 지수보다 우수한 성과를 올린다면, 아마도 엄청난 차이로 그렇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본질적으로 주사위 던지기나 마찬가지다. 젊어서 성공을 거둔 젊은 기업가들에게는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확률이다. 번스타인은 “자신감이 있다고 해서 운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운은 자신감을 떨어뜨린다.”라고 말한다.
일반 투자자라면 단 두 개 종목을 보유하다가, 한 종목이 큰 타격을 입으면 계좌가 쓰러질 수도 있다. 코헨의 재산 규모 상 더 운용의 폭이 넓을지 모르지만, 웰스파고의 성과를 보면 그가 얼마나 변동성을 겪어왔는지 보여준다. 그가 2017년 2분기 웰스파고의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을 당시 주가는 평균 54달러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코헨은 자신의 매수 단가는 평균 46달러라고 말한다. 현재 주가는 약 32달러까지 하락했다. 수백만 개의 가짜 고객 계좌 개설이 연루된 스캔들과 현재의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었다.
코헨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같은 기간 애플 주가가 120%나 급등했다. 두 종목의 성과를 합하면 투자 수익은 거의 없는 셈이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25% 이상 상승했다. 코헨은 지난 3년 동안 배당주를 비롯해 좀 더 많은 주식에 투자했다면, 주식시장보다 높은 4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을 거라고 말한다. 한편, 그가 매각한 반려동물 용품 회사는 사모펀드에 의해 주식시장에 상장되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거의 200억 달러에 달한다.
코헨은 “소신”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자신이 자란 몬트리올에서 유리제품 수입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에게 배운 것이라고 말한다. 코헨은 “아버지는 나에게 대중에게서 들려오는 소음을 차단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관점과 소신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코헨은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소위 말하는 “진짜 직업”을 가진 적이 없다. 그의 츄이를 성장시켜 가는 가운데 멘토이자 가장 가까운 조언자는 아버지였고, 주식 분석 원리를 가르쳐 주기도 했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을 골랐다. 2017년 초, 코헨은 츄이를 상장시킬 계획을 짜고 있던 동시에 매각도 고려하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를 겪었다. 그는 그때 시야가 넓어졌다고 한다. 그는 상장 계획을 보류하고, 사업을 매각했다. 그는 아버지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2018년 대표 이사직을 사임했다.
아버지는 지난해 12월에 갑자기 돌아가셨고, 이후 그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코헨은 지금 당장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아주 고급스러운 일을 하고 있다. 바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는 존경하는 투자자 워런 버핏의 말을 자주 인용하며, 그 점에서 버핏의 대표 종목인 웰스파고와 애플에 투자한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코헨은 고객 충성도가 높다고 아이폰이 사회에 불가역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을 좋아한다. (그는 “애플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는 애플의 제품으로 삶을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자신이 역발상적 성향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웰스파고에 투자한 것을 대변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그는 애플에 약 60% 더 많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웰스파고의 비중은 그만큼 낮다. 하지만 그는 이 은행이 원칙에 입각해 자본을 배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보수적인 대출 성향을 좋아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베팅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웰스파고가 결국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 이외에 이 은행의 2018년 스캔들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코헨은 애플과 웰스파고를 츄이를 세워나갈 때 이해한 산업인 소비자 기업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업체인 츄이는 뜻밖의 반려동물 생일 카드나 맞춤형 초상화 등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아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츄이를 세우면서 집중했던 강박관념을 주식 투자 방식에 비유한다. “한 자릿수 수익을 위해 투자하고 싶지는 않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투자 방식을 모두에게 권하지는 않는다. 그는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기질이 있어야 한다. 가끔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는 저비용 인덱스 펀드가 더 신중한 선택이다. 하지만 코헨은 자신이 고른 종목에 전념하고 있으며,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어쩌면 한 가지는 있을지 모른다. 그는 “아마존의 성과는 경이적일 따름이다. 아마존과 경쟁하려고 했다면, 발끝에도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코헨은 아마존 주식을 살 생각을 했을까? “그랬어야 했다.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라고 답한다.
자료 출처: Bloomberg, “A Tech Founder Cashed Out and Bet It All on Apple and Wells Fa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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