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성과에도 변함없는 레이 달리오의 명성

매크로 게임에서 400억 달러를 운용하는 최대 헤지 펀드가 마치 낙오자가 된 모습이다.

지난 8년 동안 경쟁 펀드들에 비해 뒤처졌고, 2019년에도 수익률 약 2% 하락하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의 주력 펀드인 퓨어 알파 II(Pure Alpha II)를 말하는 것이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이자, 2017년 9월 출간된 이후 월스트리트의 찬사를 받으면서 220만 부나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원칙(Principles)”의 저자인 그 레이 달리오가 맞다. 빌 게이츠에서 숀 “디디” 콤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셀럽들의 찬사를 받은 이 책은 최근 어린이용 만화책으로도 출간되었다.

그동안 투자 대중에게 알려진 펀드 매니저로서의 위상과 투자자로서 최근의 실적은 크게 상충된 모습이다. “원칙”이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퓨어 알파 II의 성과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 펀드는 2010년 45%, 2011년 25%로 최고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달리오의 주력 펀드로서, 지난해 15%의 수익률을 올리긴 했지만, 2012년 초 이후 연평균 수익률은 3.8%로 초라한 수준이다. 제프 탈핀스의 엘리먼트 캐피털 매니지먼트 및 튜더 인베스트먼트 같은 동료 펀드들보다 크게 뒤처진 수익률이며, 지난 3년 동안만을 봐도 마찬가지다.

물론 지난 10년 동안 시장보다 뒤처진 펀드가 브리지워터만은 아니다. 최근 들어, 매크로 펀드의 매니저들은 국채, 통화, 상품 및 주가 지수 거래로는 큰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에 직면해 있다. 이들 펀드는 전성기 시절 연평균 두 자릿수의 수익률은 기본으로 올리곤 했다. 브리지워터는 1991년 설립된 이후 연평균 11.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980년대에 시작한 폴 튜더 존스와 루이스 베이컨의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더 높다.)

달리오와 동료 펀드 매니저들의 차이는 최근 성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다. 그동안 많은 펀드에서 저조한 수익률을 이유로 고객 이탈이 일어났다. 가장 심각한 곳은 브레반 하워드 에셋 매니지먼트였을 것이다. 2013년 운용 자산이 400억 달러 이상이던 때가 있었지만, 현재는 고작 75억 달러에 불과하다. 무어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베이컨은 지난달에 저조한 수익률을 이유로 일부 직책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대조적으로, 퓨어 알파 II는 현재 신규 자금을 받지 않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대기 자금만 5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달리오의 명성과 브리지워터의 일류 마케팅 및 고객 서비스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달리오와 브리지워터의 매력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창기의 엄청난 성공으로 큰 명성을 얻긴 했지만, 브리지워터의 신비하고 특이한 문화도 한몫했다. 달리오는 코네티컷 웨스트 포트 숲속에 자리 잡은 브리지워터를 “원칙”의 주제이기도 한 200가지 원칙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제일 중심에는 “철저한 투명성”으로, 임직원들 서로 간에 잔인할 정도로 정직을 요구한다. 모든 회의는 녹화되면, 향후 연구 및 토론 자료로 쓰기 위해 보관된다.

콘텍스트 캐피털 파트너스의 CEO 존 컬버트슨은 “브리지워터는 헤지 펀드의 대명사가 되었다. 존재감과 명성 때문이라도, 펀드 매니저가 브리지워터에 투자해서 잘릴 위험은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브리지워터의 대변인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지난 화요일 브리지워터는 공동 CEO였던 에일린 머레이가 떠날 예정이며, 데이비드 맥코믹 혼자서 CEO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달리오가 일선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5명이 CEO 또는 공동 CEO 자리를 거쳐 갔다.

헤지 펀드들과 저비용 상품을 비롯해 브리지워터의 전체 운용 자산은 약 1,600억 달러로, 지난 1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 헤지 펀드 설립자인 달리오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나 채권왕 빌 그로스와 비슷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또한 달리오의 책 “원칙”은 출간된 이후, 언론을 통해 9,000번 이상 언급되었다고 한다.

달리오는 투자 고객 이외의 다른 누구에게도 포트폴리오 구성을 말해주지 않지만, 실제든 예상이든 시장에서 브리지워터의 움직임은 다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 공산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그의 언급을 간절히 기다린다.

다른 대형 헤지 펀드 매니저들과 달리, 달리오는 링크드인 블로그와 TED 강연같이 공개된 자리를 통해, 브리지워터의 “독특한 성공 방식”에 대해 얘기해 왔고, 자기 임직원을 “지적 네이비실”에 비유하기도 했다.

브리지워터는 약 200명의 직원이 한 사람당 1.7명의 투자 고객을 관리하며, 또한 투자 고객들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시장 또는 경제에 대한 논평을 매일 내놓고 있다.

올해 브리지 워터의 저조한 성과는 글로벌 금리, 특히 유럽과 영국의 금리 약세 베팅 한 결과였다. 또한 전 세계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며, 계속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퓨어 알파 II의 저조한 성과는 동료 펀드들의 우수한 성과와 대비된다. 지난 10월까지 엘리먼트는 8.4%, 그레그 코페이의 커크오스왈드 글로벌 매크로 펀드는 약 29%, 앤드루 로우의 캑스턴 어소시에이츠는 약 17%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에게 달리오의 명성은 어두워지지 않았다. 엔젤레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CIO 마이클 로센같이 몇 년 전 당시 환경에서는 매크로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면서 브리지워터에서 돈을 빼내간 이들조차 달리오에 대한 존경은 여전하다.

로젠은 “달리오는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가 만들어 놓은 것은 특별하며, 그의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자료 출처: Bloomberg, “Ray Dalio Is More Famous Than Ever and Delivering Subpar Retu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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